KIST 임정아 박사, 세탁 가능한 ‘섬유형 트랜지스터’ 개발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차세대 웨어러블 전자소재로 전자섬유(electronic textile)가 주목받고 있다. 전자섬유는 섬유 자체의 고유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전기적인 특성을 띄는 섬유를 뜻한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수준에서는 옷감 위에 기존의 센서와 같은 딱딱한 전자소자를 붙이거나 전도성 섬유를 이용해 소자를 연결하는 형태로 일반 섬유와 같은 재질을 구현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또 기존에 개발된 실 형태의 트랜지스터는 전도성 실위에 평면구조를 띄는 트랜지스터를 증착해 제작돼 왔으나, 이를 위해서는 높은 전압이 필요하고 얻을 수 있는 전류값은 낮아서 LED와 같은 디스플레이 소자 구현에는 어려움이 존재했다.

국내 연구진이 섬유의 특성을 유지하는 실 형태로 세탁이 가능한 섬유형 트랜지스터 개발에 성공했다.

평면 기판에 제작되는 일반적인 트랜지스터 구조,기존에 개발된 실 형태의 트랜지스터 구조, KIST 연구진이 개발한 꼬아진 전극을 기반으로 하는 트랜지스터의 구조 비교도 [사진=KIST]

KIST 임정아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트랜지스터는 전극을 꼬아 연결한 구조를 띈다. 연구팀은 진공공정 없이 소스와 드레인 전극용 전도성 실 표면에 용액공정을 이용해 유기반도체를 코팅하고, 각각의 반도체가 코팅된 소스와 드레인 전극을 꼬아 붙인 뒤 높은 정전용량을 가지는 이온젤을 절연막으로 꼬아진 두 전극실 구조체 외부에 코팅했다.

꼬아진 전극 위에 코팅된 이온젤을 게이트 전극으로 이용되는 전도성 실로 감고 보호막을 코팅, 꼬아진 전극 구조를 가지면서 세탁 가능한 새로운 실 형태의 트랜지스터를 최초로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실의 길이와 소자의 두께를 조절해 낮은 전압(-1.3V 이하)에서 기존에 개발된 트랜지스터 대비 약 1천배 이상의 전류값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천번 이상 구부리거나 원통형 물체에 트랜지스터를 감아 접은 후에도 80% 이상 성능이 유지되고, 특히 세제를 넣은 물에 세탁한 후에도 성능이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개발한 트랜지스터를 옷감 섬유에 삽입, LED를 구동하고 심전도 신호를 증폭·측정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KIST 임정아 박사(교신저자), 김수진 연구원(제1저자)

KIST 임정아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그간 전자섬유의 한계로 지적됐던 낮은 전류, 높은 구동전압, 세탁 내구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자 구조를 제시한 것”이라며 “차세대 웨어러블 컴퓨터나 인체신호 모니터링 기능을 갖춘 스마트의류와 같은 차세대 웨어러블 제품을 개발하는데 있어 이번 연구가 응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으로 KIST의 기관고유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으로 수행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소재 분야 유명 국제 저널인 'Advanced Materials' (IF: 21.950, JCR 분야 상위 1.020%) 최신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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