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전문가 50명 대상 설문조사 '한국 피해 일본보다 5배 클 것'

[IT비즈뉴스 김진수 기자] 일본의 대한국 수출제재가 21일 예정돼 있는 일본 참의원 선거 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일본의 수출제재가 장기화되면 한국 기업의 피해가 더 클 것으로 보여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4일부터 일본이 한국에 대한 3개 반도체 제조 핵심소재(레지스트, 에칭가스, 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제재를 시행하면서 따른 영향에 대한 긴급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일본의 교육·투자기업인,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통상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일본의 수출제재에 대한 한국기업의 피해정도에 대한 조사 결과 응답자는 '매우 높다(54%)'거나 '약간 높다(40%)'고 응답해 정도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자료인용]

수출제재 조치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는 일본의 참의원 선거(7월21일)와 관련해 응답자의 70%는 선거 이후에도 일본정부가 수출제재 조치를 지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일본의 수출제재 조치에 대해 우리정부의 가장 바람직한 대응방법으로는 외교적 대화(48%)가 우선순위로 꼽혔다. 이어서 부품·소재 국산화(30%), WTO 제소(10%), 2차 보복 대비(6%) 등으로 조사됐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전경련은 일본경제계와 오랫동안 쌓아온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대화로서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며 “일본경단련과의 경제협력채널인 한일재계회의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협력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재 수출제재로 국내 기업이 일본 기업보다 피해가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측됐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제재 조치가 장기화된다면 '한국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62%)'이라는 응답 비중이 '일본이 더 큰 피해를 입을 것(12%)'이라는 답변보다 5배 정도 높게 나와 시급한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재조치가 장기화되면 3개 소재 외에도 다양한 산업군에 필요한 소재에 대한 제한 품목이 늘어날 수도 있어 대체재 확보 및 소재국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일본은 액정패널 소재에서만 반사방지필름 84%, 컬러레지스트 71%, 편광판대형패널 62%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제재를 확대하면서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 수출규제에 적용되는 품목은 더욱 늘어난다. 평판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82.8%), 반도체 웨이퍼(67.5%)의 경우 일본의 의존도가 높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엄치성 실장은 “일본의 수출제재가 장기화될 경우 레지스트, 에칭가스, 폴리이미드 3개 외에 다른 소재에서도 추가 제재가 예상된다”며 “일본이 전세계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소재가 많아 이번 제재가 장기화 될 경우를 대비해 조속히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국제공조를 요청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WTO 일반이사회에서 한국의 요청으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의제로 오른 만큼, 이번 조치의 부당성을 강조하고 일본의 조치 철회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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