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승남 책임연구원과 노고산 선임연구원이 시연을 위해 기지국 장치와 차량 단말 간 전송속도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ETRI]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국내 연구진이 버스에 구축된 와이파이(Wi-Fi) 속도보다 120배 빠른 차량용 통신시스템을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대전광역시청 인근에서 시내·고속버스에 탑재된 차량용 와이파이 통신시스템을 이용한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버스에서 제공되는 공공와이파이 서비스는 LTE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용 주파수 중 일부만 서비스에 활용하고 있어 속도는 20Mbps 내외로 느린 편이다.

ETRI 연구진은 22GHz 대역 밀리미터파 주파수를 활용해 버스와 지상 기지국을 연결하는 백홀 통신망 기술 ‘MN(Moving Network)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상용화된 5G는 3.5GHz 대역의 낮은 주파수만을 쓰고 있어 체감 속도가 낮아 품질을 높이기 위해 높은 대역의 밀리미터파를 이용해야 한다. 허나 신호 도달거리가 짧고 회절률이 좁아 실외환경에서는 사용이 어렵다.

ETRI의 MN시스템은 필요한 곳에 효율적으로 신호를 보내는 빔포밍(Beam Forming)과 여러 개의 빔을 제어하고 관리할 수 있는 빔스위칭(Beam Switching)을 활용했다. 시연에는 연구진이 개발한 기지국 시스템과 차량단말용 시스템을 각각 대전시청 인근 건물 옥상 등 시야각이 잘 나오는 3개소와 차량에 설치했다.

시연은 대전지방법원 근처 도로를 운행하며 통신성능을 확인하고 대전시청 앞에선 시험차량에서 기지국 인근에서 영상 스트리밍을 진행하며 속도를 측정하는 시나리오로 진행됐다.

ETRI는 시연 결과 기지국 장치와 차량 단말 간 최대 2.4Gbps 전송속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버스 서비스되는 20Mbps 속도 대비 최대 120배까지 높일 수 있는 전송속도이다.

▲ 시험차량의 지붕 위에 설치된 차량 단말 시제품 [사진=ETRI]

연구진은 기지국과 차량단말의 거리 500m에서도 최적의 성능을 검증했다고 덧붙였다. 500미터 단위로 기지국을 설치한다고 가정할 때 해당 기지국 안에서 주행하는 10대의 버스에 대당 240Mbps급으로 총 100명이 동시에 24Mbps로 나눠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과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연구개발 사업으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전담하는 사회문제해결형 과제다. ETRI가 연구를 주관하고 SK텔레콤, KMW, HFR, 한국도로공사, 한국자동차연구원, 에스넷시스템, 단국대학교 산학협력단 등이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했다.

과제의 총괄 책임자인 김일규 미래이동통신연구본부장은 “속도도 중요하지만 이번 시연은 22GHz 주파수를 실제 도로환경에서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향후 밀리미터파를 활용한 5G 상용화와 초연결사회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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