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UNIST·KAIST 공동연구팀, 실제 콘택트렌즈에 초정밀 무선충전원 제작 성공

▲ 무선충전용 회로(안테나-정류회로)-슈퍼커패시터-LED 디스플레이가 집적화된 스마트 콘택트렌즈 모식도와 실제 렌즈 이미지 [사진=한국연구재단]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눈(eye)에 착용하는 콘택트렌즈에 전자회로를 탑재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주목을 받고 있다.


가상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제 이미지와 가상 이미지를 융합해 보여주는 증강현실(AR)을 글래스 타입의 외부 단말 없이 구현 가능한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스마트 콘택트렌즈에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무선충전 전원 제작기술을 개발했다.

8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연세대학교 박장웅 교수, UNIST 이상영 교수, KAIST 배병수 교수 공동연구팀이 무선충전용 전자회로와 급속 충방전이 가능한 슈퍼커패시터(Supercapacitor)를 소프트 콘택트렌즈 내에 탑재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소프트 콘택트렌즈에 전자장치를 결합한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눈물 속의 바이오마커의 모니터링이나 AR을 구현하는 플랫폼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로서 동작을 구현하기 위해 구동 가능한 전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동연구팀은 실제 널리 쓰이는 소프트 콘택트렌즈 물질을 기판으로 렌즈 크기에 맞게 무선충전에 필요한 전자소자(슈퍼커패시터, LED)를 초정밀 인쇄공정을 통해 그려 넣는 데 성공했다.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도 착용자의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 무선전원 설계도를 탑재한 셈이다.

연구팀은 착용감을 위해 유연하면서 투명한 구조로 설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정류회로, LED, 슈퍼커패시터를 집적시키면서도 렌즈가 갖춘 유연성으로 소자가 깨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구조를 고안한 데 따른 것이다.

무선충전 회로는 콘택트렌즈 위에 제작될 정도로 초소형이지만 LED 디스플레이를 구동시켜 빛을 밝히기에 충분했으며, 충전용 단자부(port)가 노출되지 않도록 하면서 착용 시 감전의 위험을 없앴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실제 사람이 착용한 상태에서 무선충전이 되고 콘택트렌즈 내 LED 디스플레이를 작동할 수 있도록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렌즈 작동과정에서 열이 발생하지 않았고, 렌즈 모양이 달라지거나 눈물이 닿거나 보관액에 담겨있을 때도 기능이 유지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제 소프트 콘택트렌즈 소재에 무선충전 전원을 초소형으로 구현할 수 있는 인쇄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한 해당 연구가 향후 다양한 웨어러블 단말을 위한 충전원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세대 박장웅 교수는 “착용 가능한 소프트 콘택트렌즈에 전자회로를 탑재하면서 디스플레이, 바이오센서와 같은 다양한 전자장치의 구동이 가능해져 AR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스마트글래스와 유사한 기능을 외부 디바이스를 착용하지 않고도 구현할 수 있어, 해당 기술이 향후 다양한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 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바이오·의료 기술개발사업,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Science Advances)’에 12월8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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