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정기 주총서 이사추천 투표가 인수제안 대리전 될 수도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PC·프린터 제조기업인 휴렛팩커드(HP)에 대한 인수를 추진하는 제록스(Xerox)가 11명의 이사를 올해 여름 열릴 예정인 HP이사회에 추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2일(현지시간) 현지 소식통을 인용, 제록스가 최근 HP의 주식 일부를 매입하고 이사 추천권한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여름에 열린 HP 정기 주주총회에서 진행될 이사 선거에 후보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후보 추천 마감일은 이달 24일이다.

앞서 제록스는 지난해 11월 시가총액으로 3배 가량 큰 HP를 총 330억달러에 인수할 것을 제안했다. HP는 가치가 과소평가됐다며 거부했으며 제록스의 재고 요청도 거절했다.

제록스의 시가총액은 약 80억달러다. HP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인수제안 소식 후 주가가 상승하면서 현재 약 320억달러에 달한다.

제록스는 인수자금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이달 초 HP 이사회에 시티그룹, 미즈호파이낸셜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로부터 최대 240억달러를 대출받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제록스의 이 같은 행보를 “HP가 원하지 않는 330억달러에 인수를 밀어붙이려는 공격적 행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록스가 추천한 후보를 두고 실제 투표가 진행된다면 이는 인수제안에 관련된 찬반투표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제록스가 추천한 후보가 이사로 선출되면 HP 인수에 호의적인 세력이 늘기 때문이다. 제록스는 이번 조치가 HP가 협상에 나서도록 하는 압박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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