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극소재의 충방전에 따른 구조변화 이미지 [UNIST 자료인용]
[IT비즈뉴스 김진수 기자]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대용량 배터리에 필요한 새로운 양극소재를 개발했다.

이현욱 UNIST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팀은 영국 옥스퍼드대 마우로 파스타(Mauro Pasta) 교수팀과 함께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용 양극소재’를 합성하고, 이 물질의 성능 향상 원리를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전기에너지를 충전하고 방전한다. 보통 양극은 층층이 쌓인 형태(층상구조)로 만들어 리튬을 저장하도록 설계한다.

이 방식은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받은 존 구디너프 박사가 1985년 제안한 것으로 에너지 용량이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다. 층상구조를 구성하는 물질 자체의 부피 때문에 리튬이 들어갈 공간을 늘리기 어렵다.

리튬을 양극 물질과 화학적으로 결합하면 에너지 용량을 키울 수는 있으나 배터리의 수명이 줄어든다는 단점이 있다. 리튬과 양극 물질이 결합할 때(방전)보다 분리될 때(충전) 들어가는 에너지가 훨씬 커, 충방전을 반복하면 전극 구조가 불안정해지고 수명도 짧아진다.

이현욱 교수팀은 양극소재의 제조공정을 개선해 리튬과 양극 물질이 화학적으로 결합하면서도 충방전 시 필요한 에너지 차이를 줄인 ‘이플루오르화철(FeF₂) 나노 막대 양극소재’를 합성했다. 콜로이드 합성법을 이용해 20나노(nm) 수준인 단결정 양극소재를 만든 것이다. 이 소재는 리튬을 더 많이 저장하면서도 수명은 길다.

이현욱 교수팀은 새로운 양극소재의 충방전 과정을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분석법으로 분석한 결과 성능 향상의 원리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양극소재의 표면에 철(Fe)과 리튬플로라이드(LiF)로 이뤄진 얇은 이중 층이 만들어져 충방전 동안 양극소재를 보호하는 현상을 포착한 것이다.

이현욱 교수는 “차세대 고용량 양극소재는 도전적인 과제여서 음극소재와 비교해 연구가 미흡했다”며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분석법으로 고용량 양극소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만큼 앞으로 양극소재에 관한 연구도 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에 24일자로 공개됐다.

저작권자 © IT비즈뉴스(ITBiz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