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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국내 연구진이 강유전체(強誘電體, Ferroelectrics) 분극 특성을 활용한 광(光) 시냅스 소자 개발에 성공하면서 저전력 ‘뉴로모픽 칩’ 개발의 가능성을 높였다.

뉴로모픽(Neuromorphic)은 인간의 뇌 신경구조를 모방하는 기술을 뜻한다. 뇌를 모방한 뉴런을 칩에 집적한 것이 ‘뉴로모픽 칩’으로 저전력-소형화, 고속처리 영역에 최적화됐다. 정보의 저장과 처리가 병렬로 수행되는 시냅스를 모사한 칩은 전력소비를 기존 반도체 대비 수백 배에서 수십만 배까지 줄일 수 있어 차세대 반도체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포항공대 이장식 교수 연구팀이 강유전체 물질을 이용해 산화물 반도체의 광반응성을 제어해 신호전달 세기가 조절되는 뉴로모픽 칩(Neuromorphic Chip)을 구현했다.

강유전체는 외부의 전기장이 없이도 자발적으로 분극(polarization)이 유지되는 물질을 말한다.

이장식 교수팀은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광반응성 산화물 반도체(인듐-갈륨-아연 산화물, IZGO) 층에 외부의 전기자극 없이도 스스로 분극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강유전체 하프늄 산화물(HfZrOx)을 적층해 빛으로 동작하는 인공 시냅스 구현에 성공했다.

▲ (위) 광 시냅스 소자의 광반응성과 시냅스에서 나타나는 신경전달물질 반응성의 유사성(아래) 강유전체 층의 분극상태에 따른 광 반응성 조절과 그에 따른 시냅스 가소성 조절[한국연구재단 자료인용]

빛에 따라 전류의 흐름이 조절되는 광 시냅스 소자는 전자형 시냅스 소자보다 동작속도는 빠르면서 전력소모가 낮다.

하지만 광반응성 제어에는 한계가 있어 두뇌 작동방식, 특히 외부 자극에 대응해 지속적으로 다음 신경세포로의 신호전달 세기를 바꾸는 시냅스 가소성(plasticity)을 모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장식 교수팀이 구현한 광 시냅스 소자는 칼슘이온이 유입된 신경세포에서 다음 신경세포로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면서 전기적 신호가 전달되는 것처럼 빛으로 생성한 전자가 빛이 사라지면 서로 재결합하는 방식으로 전류의 세기를 바꾸면서 정보를 처리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분극돼 전류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강유전체를 활용하면서 산화물 반도체에서의 전자 재결합을 제어, 소자의 신호전달 세기를 조절한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성과다.

▲ 포항공대 신소재공학과 이장식 교수
연구팀은 연구 결과 신경세포 간 연결강도인 뇌의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신호전달능력인 시냅스 가중치 변화(synaptic weight change)가 20배 이상 늘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장식 교수는 “강유전체 분극 특성을 활용해 시냅스의 가소성 특성 조절이 가능한 광 시냅스 소자를 처음으로 개발한 것”이라며 “기존에 제시돼 왔던 산화물 반도체 물질의 조성 제어와 외부 전압인가 방식이 아닌 강유전체 층의 분극을 이용하는 시냅스 가소성 특성 제어는 광 시냅스 소자 기반의 뉴로모픽 칩 개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특성을 이용하면 강유전체 물질의 분극을 통해 적용분야에 따라 적합하게 가소성 특성을 조절할 수 있다. 광 시냅스 소자 기반 뉴로모픽 칩 개발의 가속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부언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 및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2월13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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