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가상현실 기술 및 헬스케어, 소셜 플랫폼까지 가지각색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삼성전자가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Creative Lab)을 통해 7개 우수 과제의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한다. 7개의 스타트업 기업에 참여해 독립하는 임직원들은 총 25명으로 역대 C랩 스핀오프 중 최대 규모다.

C랩은 삼성전자가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 육성하기 위해 2012년말 도입한 사내벤처 프로그램이다. 1년간 과제를 진행하고 사업화 결정이 난 과제들은 스타트업으로 독립해 창업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C랩은 상·하반기로 나눠 스핀오프가 진행됐다. 이번에 독립하는 기업까지 합쳐 2년여 동안 모두 32개의 스타트업이 창업했다. 이번에 독립하는 기업들은 증강·가상현실(AR/VR)과 같은 미래 기술부터 헬스케어, 소셜·커머스 플랫폼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인다.

창업하는 7개 과제는 ▲VR/AR을 통해 원격 가상 데스크탑을 구현하고 제어하는 솔루션 '하이퍼리티(Hyperity)' ▲착용자의 표정이나 입모양, 눈동자 위치를 인식해 VR을 조작하는 '링크페이스(Linkface)' ▲노안 사용자들이 더 편하게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력 보정 솔루션 '픽셀로(PIXELRO)' ▲개인 휴대용 미세먼지 제거 공기청정기 '블루필(BlueFeel)' ▲스마트폰 LED?카메라를 이용한 초저가 혈당측정 솔루션 '원드롭(1Drop)' ▲스마트폰을 이용한 발 측정, 신발 매칭 서비스 '디파인드(Defind)' ▲실구매 빅데이터 기반 소셜 커머스 플랫폼 '소프트런치(Soft Lunch)' 등이다.

하이퍼리티는 가상 스크린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PC를 원격으로 사용 가능한 AR/VR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하이퍼리티는 가상 스크린을 통해 스마트폰 또는 데스크탑 등을 원격으로 사용 가능하게 해주는 VR/AR 솔루션을 개발한다. 향후 해당 솔루션과 연동되는 전용 웨어러블 디바이스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링크페이스는 VR기기에 눈동자의 움직임, 얼굴 근육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해 조작할 수 있는 신개념 VR 인터페이스다. 입모양만으로도 단어를 인식할 수 있어 VR을 조작할 수 있으며 표정 인식에 따른 감정 분석도 가능해 VR 콘텐츠에 대한 사용자 반응 분석도 가능하다.

픽셀로는 노안인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성 필름과 앱을 개발하고 있다. 노안 사용자들이 가까운 곳의 글자를 읽을 때 필요한 안경의 기능을 스마트폰 전면에 부착한 렌즈 어레이 필름과 영상 처리 알고리즘으로 구현해 안경 없이도 화면을 잘 볼수 있도록 지원한다.

블루필은 개인용 미니 휴대공기청정기를 개발한다. 전용 필터를 통과하며 깨끗해진 공기를 팬을 이용해 입과 코 주변에 불어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미세먼지 문제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입을 막아야 해서 생기는 불편함에서 아이디어가 시작됐다.

디파인드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사용자의 발 사이즈를 측정하고 이를 3D 데이터로 제공해 온라인상에서 꼭 맞는 신발을 찾아주는 서비스다. 온라인으로 신발을 구매하는 사용자는 증가하는데 반해 잘못된 사이즈로 인한 교환 및 반품 문제는 지속되는 점에 착안한 서비스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사용자의 발 사이즈를 측정하고 이를 3D 데이터로 제공해 온라인상에서 꼭 맞는 신발을 찾아주는 서비스인 '디파인드'

소프트런치는 사용자의 실제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허위정보가 없는 맛집 및 상점을 추천해주는 소셜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얻은 뒤 직접 방문해 물건을 구매하는 추세가 늘고 있지만 광고성 거짓 리뷰도 많은 상황에서 신뢰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원드롭은 스마트폰의 LED 광원과 카메라를 이용한 초저가 혈당측정 솔루션을 개발한다. 독자기술로 초저가의 일회용 혈당 측정 스트립과 기기를 구현해 저렴하고 간편하게 측정이 가능하다.

7개 과제는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사내외 전문가들로부터 창업에 필요한 실무 교육을 받아 왔다. 먼저 스핀오프한 C랩 스타트업 선배로부터 교훈과 조언을 듣기도 했다.

삼성전자 외에 관계사 직원들까지 참여하는 개방형 '오픈 C랩' 과제의 첫 스핀오프 사례도 나왔다. 소프트런치는 2016년 관계사 연합 해커톤을 통해 발굴된 과제로 삼성전자와 삼성증권 직원이 함께 참여했다.

그간 C랩을 통해 스타트업 창업한 회사들은 국내외에서 후속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시장에서 사업기회를 포착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링크플로우, 에임트, 솔티드벤처 등 C랩 출신 기업들이 외부에서 후속 투자를 유치한 금액만 7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C랩을 통해 창업에 나서는 7개 과제 참여 임직원들

360도 카메라를 만드는 링크플로우(2016년 하반기 창업)는 당초 30~40대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했으나 보안용 장비 시장에서 더 큰 호응을 얻고 전용 360 카메라 제품을 CES 2018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상무는 “C랩을 통해 탄생한 회사들이 활발하게 사업을 진행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라며 “지난 2년여 동안 30여개의 과제를 스핀오프하면서 축적된 경험을 토대로 C랩 제도를 한 차원 더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IT비즈뉴스(ITBiz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