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견인한 스마트워치 시장, 구글·메타도 경쟁 뛰어들어
뜨거운 감자 ‘스마트 글래스’, HMD, AR 융합한 차세대 제품군 확장
배터리 성능, 해킹 등 해결해야 할 이슈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웨어러블 기기 혹은 웨어러블 컴퓨터는 안경, 시계, 옷 등 착용할 수 있는 형태로 된 컴퓨팅 장치를 말한다. 넓은 범위에서는 몸에 심을 수 있는 전자기기도 웨어러블 기기로 포함시키기도 한다.

SF 애니메이션이나 영화에서 별다른 스마트 장치를 갖고 있지 않는 듯 보여도 자유롭게 통화하거나 증강현실을 가동시키고, 혹은 건강 이상을 즉시 체크해 알려주는 장면 등은 웨어러블로 그려낼 수 있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다.

스마트폰, 전기차(EV), 안내로봇, 우주여행 등이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닌 것처럼 웨어러블이 그리는 미래도 현실로 다가왔다.

스마트워치는 상용화된 대표적인 웨어러블 기기다. 심박동, 심전도 측정, 넘어짐 감지 등의 헬스케어 기능과 통화, 문자알림 등 스마트폰의 기능은 물론 GPS, 간편결제 등 다양한 기능으로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일으킨 건강에 대한 관심은 스마트워치의 수요로 이어지면서 스마트워치 시장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와 2분기 스마트워치 시장은 전년동기비 각각 35%, 27% 성장했다. 3분기에도 전년동기비 16%의 성장을 이뤄내면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했다.

전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애플워치의 경우, 2분기 전세계 사용자 1억명을 넘어서면서 스마트워치의 확산세를 입증했다.

갤럭시워치4 [사진=삼성전자]
갤럭시워치4 [사진=삼성전자]

스마트워치 시장에서의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독자OS 전략에서 탈피해 구글과의 연합전선을 구성했다. 애플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함이다.

삼성전자는 구글과 협력해 안드로이드 웨어OS를 공동개발하고, ‘갤럭시워치4’에 탑재시켰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로 거뒀던 성공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재현하려는 전략적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독자OS인 타이젠에서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이동함에 따라 갤럭시워치의 앱 생태계는 한층 넓어지게 됐다. 풍부한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를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35억명에 달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에 대한 접근성도 높일 수 있게 됐다.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카운터포인트의 시장조사에서 갤럭시워치4가 공식출시된 3분기, 갤럭시워치 시리즈는 역대 최다 분기 판매량을 경신하면서 점유율을 14%까지 높였으며, 시장 2위를 공고히 했다.

한때 30%p 가까이 벌어졌던 애플워치와의 격차(2020년 4분기 애플워치 40%, 갤럭시워치 10%)도 3분기에는 한 자릿수(애플워치 22%, 갤럭시워치 14%)로 좁혀졌다.

구글과 메타도 스마트워치 시장에 본격 참전할 태세다. 올해 초 구글은 스마트워치 전문업체 핏빗을 21억 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스마트워치 시장에 대한 야심을 드러낸 바 있는데, 삼성전자와의 협력에 이어 구글 브랜드의 스마트워치까지 선보이면서 시장 진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이와 관련 유명 IT팁스터 존 프로서는 구글이 내년 1분기 중 구글 브랜드의 스마트워치(구글 픽셀워치)가 출시될 것이라고 전하면서 이미지를 공개했다. 프로서에 따르면, 픽셀워치에는 웨어OS가 탑재되며, 얼마 전 발표된 구글 픽셀6 스마트폰처럼 자체 시스템온칩(SoC)이 탑재된다.

메타버스 전문기업으로의 도약을 천명한 메타(구 페이스북)도 스마트워치를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메타의 스마트워치는 카메라를 탑재해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인기 SNS와의 연결성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메타가 오큘러스라는 VR 헤드셋 제품을 보유한 만큼 스마트워치와 VR 헤드셋의 연결도 기대되고 있다. 

◆뜨거운 감자, 스마트 글래스
스마트워치를 넘어 스마트 글래스로의 확전도 예상된다. 애플, 메타 등 빅테크 기업에서 스마트 글래스 개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경형태의 디스플레이스를 사용자 눈 가까이에 위치시키고, 이를 통해 사용자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스마트 글래스는 오래 전부터 차세대 기기로 관심을 받아 왔다.

특히 2012년 구글이 공개한 구글 글래스는 웨어러블 시대를 선도할 기기로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구글 글래스는 구글 역사에서 큰 실패로 남았다. 출시가 수 차례 지연됐을 뿐 아니라 2014년 출시된 제품은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부분에서 완성도를 지적받으면서 당시의 기술적 한계를 증명하는 데 그쳤다.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도 커 구글 글래스는 넷 상에서 수많은 패러디가 양산되는 조롱거리가 됐다. 그리고 스마트 글래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빠르게 식었다. 

그러나 머리에 착용하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는 꾸준히 시도됐고, 현재 의미있는 성과를 낸 사례도 적지 않다. 가상현실(VR) 헤드셋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오큘러스가 대표적으로, 오큘러스는 VR 게임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시장의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홀로렌즈’도 AR HMD의 성공사례다. 2015년 발표 당시 가장 정교한 AR 구현으로 호평받은 홀로렌즈는 우주선 조립, 자동차 수리, 원격 의료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사례를 확보하면서 새로운 영역을 창출, 산업 AR 시장에서 90%가 넘는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홀로렌즈2 시연 [사진=한국MS]
홀로렌즈2 시연 [사진=한국MS]

최근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급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글라스에 대해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VR/AR 경험을 선사하는 스마트 글래스가 메타버스 환경을 새로운 형태의 VR/AR 경험을 선사하는 스마트 글래스가더욱 빛나게 할 최적의 기기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2014년 오큘러스를 인수해 시장을 확장시켜온 메타(페이스북)은 사명변경과 함께 오큘러스 역시 ‘메타 퀘스트’라는 새로운 브랜드가 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VR 게이밍에서 벗어나 메타가 추진하는 메타버스의 축으로 오큘러스를 변화시키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메타는 사명변경 직전인 9월 오클리, 레이밴 등 안경 브랜드를 보유한 에실로룩소티카와 협력해 사진/동영상 촬영, 전화 통화, 음악 감상 등이 가능한 스마트 선글라스인 레이밴 스토리를 공개했다.

메타는 BMW와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한 상태에서의 운전을 연구하는 협업도 발표하는 등 스마트 글래스에 대한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 

애플도 AR글래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애플 전문 분석가로 알려진 궈밍지  TF인터내셔널증권 IT애널리스트는 애플이 AR 글래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선보일 수 있다는 투자의견서를 냈다.

모건스탠리도 AR 글래스와 관련한 애플의 특허 취득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AR 스마트 글래스 출시가 임박했다고 전망했다.

엔리얼 라이트(Nreal Light) [source=nreal.ai]
엔리얼 라이트(Nreal Light) [source=nreal.ai]

이외에 아마존이 음성비서 AI ‘알렉사’에 연동되는 ‘에코프레임’을 선보였으며, MS도 소비자용 홀로렌즈 출시를 준비중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LG유플러스가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중국의 AR 글래스 제조사인 엔리얼과 협력해 ‘리얼글래스’를 출시한 바 있으며, 삼성전자도 AR 글래스를 개발 중에 있다고 알려진다.

또 중국의 샤오미도 최근 스마트 글라스 콘셉트 영상을 공개하는 등 스마트 글래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스마트 글래스는 언제 어디서나 AR/VR 환경을 구현할 수 있어 메타버스의 확산과 함께 대두와 함께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받고 있다. 이것이 빅테크 기업들이 스마트 글래스 시장에 욕심내는 배경이다. 

물론 스마트 글래스의 상용화에는 넘어야 할 난제가 아직 많다. 우선은 기술적 한계이다. 배터리·발열 등 기술적 한계로 인해 무게나 디자인을 만족시키면 성능이 떨어지고, 성능을 만족시키면 일상생활에서는 사용하기 힘든 크기와 무게를 갖게 된다.

모두 구글 글래스에서 나왔던 문제로, 아직 이를 해소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은 등장하지 못한 상황이다. 아마존 에코프레임, 메타의 레이밴 스토리 등이 단독형이 제품이 아닌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보조형 제품에 그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사회적 이슈도 남아 있다. 일상적인 프라이버시 침해나 몰래카메라 등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나아가 해킹 등에 사이버 범죄에 의한 피해도 더욱 클 것이 분명하며, 전자파에 따른 유해성 논란도 피하기 어렵다.

메타버스의 대두와 함께 스마트 글래스가 다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스마트 글래스. 빅테크 기업들이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법으로 어떤 형태의 제품을 출시할지, 스마트 글래스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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