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가격 상승 혜택, 순위변동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2017년 전세계 반도체 매출부문에서 삼성전자가 인텔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2016년 400억달러였던 매출은 52.6% 성장해 612억달러를 달성했다.

2위를 차지한 인텔은 매출 577억달러, 매출성장률은 6.7%에 그쳤다. 삼성의 매출 신장률은 낸드(NAND), DRAM 등 메모리 가격 상승이 그 요인으로 보이지만, 이와 같은 순위가 오래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작년 전세계 반도체 매출부문에서 삼성전자가 인텔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2016년 400억달러였던 매출은 52.6% 성장해 612억달러를 달성했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S3 라인 전경)

가트너의 예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전세계 반도체 매출 총액이 전년 대비 22.2% 증가한 4197억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전체 반도체 시장의 31%를 차지한 메모리 시장 64%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분야의 매출은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이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낸드(NAND) 플래시 가격은 사상 최초로 전년 대비 17% 상승했다. DRAM 가격도 44% 증가했다. 장비 업체들은 가격 인상분을 흡수할 수 없어 소비자가에 반영해 PC부터 스마트폰에 이르는 소비자 제품 가격이 2017년 대부분 인상됐다.

가트너 앤드류 노우드(Andrew Norwood) 부사장은 “최대 메모리 공급업체인 삼성전자가 가장 큰 시장 점유율을 보이며 1992년 이래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인텔을 밀어내고 1위를 탈환했다”며 “메모리는 2017년 전체 반도체 매출 성장분의 2/3 이상을 차지하며 반도체 분야 최대 영역으로 자리잡은 한 해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양산을 시작하는 '1y나노 공정기반 8Gb DDR4 D램' 제품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2위를 차지한 인텔의 2017년 매출은 클라우드와 통신 서비스 제공업체로부터의 수요에 의한 데이터센터 프로세서 매출이 6% 증가한데 힘입어 6.7% 상승했다.

인텔의 PC 프로세서 매출 수익은 1.9%로 다소 느린 성장세를 보였지만 평균 PC 가격은 기존 데스크톱에서 투인원, 울트라모바일 디바이스로 옮겨가는 시장 변화로 하향세에서 다시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허나 지금 순위는 그리 오래 가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노우드 부사장은 “삼성의 1위 탈환은 메모리 실리콘 버전의 사상누각”이라며 “중국이 자체 메모리 생산 능력 확대를 꾀하고 있어 메모리 가격은 2018년 낸드 플래시, 2019년 DRAM까지 서서히 약화될 것으로 본다. 그렇게 될 경우 삼성은 현재의 매출 강세를 상당 부분 잃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수합병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애당초 퀄컴(Qualcomm)의 엔엑스피 인수는 2017년 마무리될 빅딜로 예상됐다. 퀄컴은 2018년 딜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브로드컴(Broadcom)이 퀄컴 인수를 시도하고 있어 상황도 다소 복잡해졌다.

2017 전세계 매출 상위 10개 반도체 업체 (단위: 1백만달러), [source: Gartner Inc.(01/18)]

노우드 부사장은 “브로드컴, 퀄컴, 엔엑스피의 2017년 총 합산 매출은 412억달러로 삼성과 인텔의 매출에는 못미치는 것이 사실”이라며 “브로드컴이 인수 건을 끝내고 예상대로 삼성의 메모리 매출이 하락한다면 차후 2019년 메모리 시장이 침체할 경우 삼성은 자칫 3위로 밀려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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