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신동아 교수가 닥터 허준(Dr. hujoon) 로봇으로 카테터를 원격으로 조종하고 있다. [사진=KIST]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료로봇연구단이 기존 허리디스크 통증을 치료하는 '경막외 신경성형술(Epiduroscopic Neuroplasty, EN)'에 사용가능한 미세수술 로봇 시스템을 개발했다.

KIST 연구진은 24일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미세수술 로봇 '닥터 허준(Dr. Hujoon)'을 활용해 사체(카데바)를 이용한 전임상 시험에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KIST 연구진이 개발한 미세수술 로봇인 닥터 허준 로봇은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의 신동아 교수팀과 공동으로 지난해 돼지를 이용한 전임상 동물 실험을 통해 실제 수술에서의 활용성과 기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경막외 신경성형술 시술방법은 먼저 시술 전 MRI를 통해 병변 위치를 파악한다. 척추의 꼬리뼈에는 척추관을 통하는 구멍이 있는데, 꼬리뼈 부분을 국소 마취 후 구멍을 통해 경막외 공간으로 특수한 관(카테터)을 삽입하고 중추신경과 신경가지에 생긴 염증 유발물질 및 유착들을 제거해 신경이 압박받는 부위를 치료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특수 처방된 약제를 주입하거나 레이저를 통해 탈출된 디스크 조직을 제거한다.

일반적으로 정확한 시술을 위해 X선 촬영 장비인 'C-arm'을 사용해 카테터의 위치를 파악하고 카테터 끝단에 장착된 내시경을 통해 경막외 환부의 상태를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시술자와 환자가 방사선에 의한 피폭에 노출돼 피부암, 특발성 백혈병 발생과 같은 부작용 위험이 존재했다. 또 시술 중 경막외 공간이 좁은 경우에는 삽입 가능한 카테터의 크기가 제한되면서 내시경 영상의 화질저하가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닥터 허준은 원격을 통해 카테터 말단의 위치를 파악·제어할 수 있어 방사선 피폭의 위험이 없고 정밀한 시술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레이저 시술·조명 채널이 포함된 직경 3mm의 카테터는 체내 수중 환경에서 심도와 시야각을 개선한 고화질 초소형 카메라가 적용됐다. 현재 상용화를 위한 전기전자 안정성 시험과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시스템은 로봇 팔에 장착된 로봇 카테터를 6자 유도 햅틱 마스터 장치를 사용한 원격 구동으로 경막외 공간 내에 삽입·조향하는 시스템이다. 시술 중 2차원 C-arm 영상을 카테터의 3차원 위치로 계산해 집도의에게 제공하는 가상현실(VR) 내비게이션 시스템도 구현된 상태다.

KIST 강성철 박사는 “닥터 허준 수술 로봇시스템은 기업, 의료진과의 협업을 통해 개선된 성능의 전동·수동 카테터와 가이드 로봇, 원격조종·내비게이션 장치로 구성된다. 특히 개발된 3mm급 카테터는 고화질의 영상으로 의사가 환부를 정확히 볼 수 있어 정교하고 안전한 시술이 가능하며 레이저 채널을 이용해 디스크 조직의 제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산업기술진흥원에서 5년간 국제공동연구과제로 진행됐다. 수술로봇 연구는 KIST 강성철, 김천우, 서승범, 이득희 박사팀이 수행했으며 미국 텍사스(Texas) A&M 대학 류석창 교수,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신동아 신경외과 교수,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김윤상 교수와 3개 기업(인지, 엔티로봇, 메디쎄이)가 공동 참여했다.

저작권자 © IT비즈뉴스(ITBiz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