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줄이고 효율 높인 시스템, CO2 포집 전환 기술 활성화 기대

미세다공성 고분자 중공사막 모듈을 이용한 광물탄산화 공정을 보여주는 모식도(위)와 고분자 중공사막의 구조(아래) [사진=고동연 교수]
미세다공성 고분자 중공사막 모듈을 이용한 광물탄산화 공정을 보여주는 모식도(위)와 고분자 중공사막의 구조(아래) [사진=고동연 교수]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카이스트(KAIST)는 23일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연구팀이 에너지 집약 산업체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줄이는 동시에 산업 부산물을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하는 고체 탄산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주로 정수기의 여과재로 사용되는 중공사막 형태의 ‘초투과성 분리막’을 이용해 연속적으로 이산화탄소 포집과 전환이 가능해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KAIST 연구팀의 설명이다.

최근 탄소배출권 가격이 오르면서 산업계의 CO2 배출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석탄회, 철강 슬래그 등 에너지 집약 산업체의 부산물 처리비용도 증가하고 있어 CO2를 산업 부산물과 반응시켜 부가가치가 있는 물질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특히 CO2를 탄산칼슘 등의 고체 탄산염으로 전환해 건설 소재로 이용하는 기술은  세계 시장에서 2030년까지 연간 약 1조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배출되는 CO2도 연간 약 30~60억톤까지 감축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고동연 교수팀이 개발한 고체 탄산화 기술은 CO2와 알칼리 금속(칼슘/마그네슘)의 자발적 결정화 반응을 이용하는 일종의 자연모방 기술이다. 

이 기술은 CO2를 열역학적으로 가장 안정된 탄소 저장체인 고체 탄산염(CaCO3/MgCO3)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고체 탄산염은 고품위 물성 제어를 통해 건설·토목 소재, 제지산업, 고분자, 의약·식품, 정밀화학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CO2 배출량을 대폭 줄여 탄소배출권 절약과 함께 고부가가치 생산물을 통해 추가적인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고동연 교수팀은 미세다공성 고분자로 이뤄진 초투과성 분리막 기술을 통해 기존 공정 유닛보다 약 5~20배 작은 부피로 기존 공정 대비 50% 이상 뛰어난 물질전달 효율을 갖는 고체 탄산화 시스템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미세다공성 고분자는 회전할 수 없는 단단한 부분과 고분자 사슬이 뒤틀리는 지점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독특한 구조를 띄는데, 기체 분자를 빠른 속도로 투과시킬 수 있어 가스 분리 분야에서 신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미세다공성 고분자를 속이 빈 실과 같은 중공사막 형태로 가공해 모듈화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이렇게 제조된 초투과성 중공사막 모듈에 혼합기체를 흘려보내면 CO2만 선택적으로 빠르게 분리막을 가로질러 중공사막 외부의 알칼리 이온과 반응해 순간적으로 탄산염을 생성하는 원리를 연속식 모듈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부피 대비 표면적이 기존 시스템보다 수 배 이상 높아 높은 공간 효율성을 갖는 분리막 모듈의 특성을 이용해서 장시간 연속공정이 가능한 점이 큰 특징이다.

고동연 교수는 “신기술을 적용해 새로 개발한 고체 탄산화 시스템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발전소나 제철소, 시멘트 제조업체 등 관련 산업계의 탄소배출권 구매량을 줄일 수 있고 동시에 자원 재순환을 통해 경쟁력을 증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ˮ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국제공동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황영은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ACS 서스테이너블 케미스트리 & 엔지니어링(ACS Sustainable Chemistry & Engineering)’ 10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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