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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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페이스북에는 어떤 발언에도 제재받지 않는 특권층이 존재한다고 내부 문건을 입수해 폭로했다. 

페이스북 마크 주커버그 CEO는 30억명이 넘는 페이스북 사용자는 누구나 동등한 입장에서 발언하고, 지위나 명성에 관계없이 동일한 정책을 적용받는다고 공언했지만, 실상은 이와 다르다는 것이다.

WSJ이 13일(현지시간) 내부문건을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엑스체크’, ‘크로스체크’ 등으로 불리는 프로그램에 적용받는 특정인들은 어떤 발언에도 페이스북에서 콘텐츠 숨김/삭제 등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 것이 브라질의 축구스타 네이마르이다. 네이마르는 성폭행으로 자신을 고소한 여성의 실명과 누드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했지만 이 콘텐츠가 페이스북에 의해 삭제되기까지는 하루 이상의 시간이 걸려 수천만명이 이를 보게 만들었다. 

페이스북의 정책대로라면, 선정적 콘텐츠를 차단하는 자동 프로그램에 의해 즉각 삭제되거나 게시되지 않았어야 했지만 게시에 성공하고 오랜 시간동안 수많은 사람에게 노출된 것이다.

추후 조사에 따르면, 이 게시물은 무려 5,600만이 시청했고 6,000번이 넘게 공유됐다. 

게시물 뿐 아니다. 페이스북의 운영기준을 따르면, 네이마르의 계정은 즉각 퇴출됐어야 했다. 리벤지 포르노, 학대 등으로 분류될 수 있는 콘텐츠를 게시한 계정에 대해서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즉 네이마르의 계정은 해당 콘텐츠와 함께 삭제됐어야 한다. 하지만 네이마르의 계정은 지금까지도 운영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네이마르 외에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아들 트럼프 주니어, 워런 상원의원 등은 물론 동물 인플루언서인 더그 퍼그까지 포함하고 있다. 정치인, 연예인, 학자는 물론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대부분의 온라인 스타를 포함하고 있다.

문제는 엑스체크 포함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정치인이 포함됐지만, 모든 정치인이 포함되지 않아 한쪽의 주장만이 여과없이 전달되는 문제도 존재했다. 또 발언자의 신뢰도에 기준한 것이 아니고, 후속 검토도 이뤄지지 않아 가짜뉴스 전달의 온상이 되기도 했다.

일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게시물들은 많은 수가 자동화 시스템의 규칙에 따르면 한 사람의 신고만으로도 즉시 콘텐츠 삭제가 가능한 점수를 부여받았지만, 엑스체크의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됨으로써 삭제/차단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페이스북 계정이 정치 처분을 받기 이전까지 수많은 음모론과 증오가 전달되는 통로가 됐다. 

내부 폭로에 따르면, 엑스체크 운영 이유는 유명 인기 계정의 이탈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책 위반 여부에 관계없이 유명 계정에 대해 무한한 자유를 부여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엑스체크의 VIP 계정의 콘텐츠에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는 주커버그나 COO와 같은 최고위층의 승인이 필요할 정도였다는 언급도 있다.

페이스북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는 주장을 더 면밀히 검증하기 위해 오래 전 만들어진 제도”라고 엑스체크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현재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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