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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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가속화된 기업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혁신/DT)의 바람은 전 산업분야에 걸쳐 다방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보험산업 또한 핀테크와 더불어 디지털라이즈가 산업전반에 급속히 파고들고 있다. 

보험산업에서의 DT는 단순히 보험회사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보험산업의 밸류체인(Value Chain)의 변화를 통해 사업모델을 혁신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보험산업 밸류체인 상 접목되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 도입사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상품개발과 언더라이팅
상품개발과 가격산출·언더라이팅 과정에서는 고객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수집하고, 보장위험을 보다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UBI(Usage-Based Insurance)나 BBI(Behavior-Based Insurance)가 대표적인 사례로 자동차보험에서 운행거리 및 운전습관을 반영하여 보험료를 할인하거나, 위험에 노출되는 때에만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의 보험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UBI(사용기반보험)의 대표적인 사례는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Per-mile) 자동차보험이다. 운행정보 수집장치를 통해 실시간 운행거리를 측정하고, 운행한 거리만큼만 보험료에 반영하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가 가능한 이유는 IoT를 활용, 캐롯플러그란 기기를 설치해서 고객의 주행거리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접목되었기에 가능하다.

BBI(행위기반보험)의 상품사례는 이미 많은 사용자들이 적용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에서의 ‘안전운전할인특약’이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 DB손보 등 많은 보험사들은 SK텔레콤의 T맵(T-Map), 현대자동차 블루링크 등을 이용해 가입자의 운전행태를 분석하여 산출된 안전운전 점수를 활용하여 보험료를 할인하고 있다. 

온·오프형 보험상품도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활동이 시작되어 보장이 필요한 시점에 활성화(On)하고, 활동을 마친 시점에 비활성화(Off)하는 보험상품으로 여행보험, 레저보험, 펫보험 등에 기능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가령 펫보험은 애완동물이 집안에 있는 동안에는 보험을 비활성화(Off)하고, 야외산책을 나가는 시점에 활성화(On)해 외부 사고 시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는 기능으로, 이는 결국 모바일이 있기에 가능한 상품이다.

언더라이팅(인수심사) 과정에서는 자동화가 화두다. 과거 수십여 명의 심사원들이 청구된 보험료 신청서류를 눈으로 검토하고 심사결과를 통지하던 방식에서, 기존 시스템에 축적된 질병데이터를 기반으로 동일·유사한 심사건에 대해서는 자동화된 시스템에서 인수를 결정하는 방법이다. 

2. 마케팅&세일즈
상품의 마케팅과 판매 측면에서는 새로운 핀테크 스타트업이 주도적으로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미 유니콘으로 성장한 토스(TOSS)는 이용자의 엄청난 트래픽을 앞세워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보험회사의 다양한 상품들을 비교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토스 앱 내의 ‘내 보험 조회’ 서비스를 통해 기 가입된 보험내역과 보험료를 확인하고, ‘분석받기’ 서비스를 누르면 보험분석매니저에게 연결되는 구조다. 

토스 앱을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이 서비스를 바탕으로 보험법인대리점(GA) 자회사인 ‘토스인슈어런스’ 법인을 공식 출범했다. 핀테크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산업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토스와 유사한 보험전문 상품비교 및 상품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로는 ‘보맵’이 있다. 보맵은 보험전문 모바일애플리케이션으로 ‘보험조회/관리’, ‘보장피팅’ 등의 보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토스, 보맵의 사례에서 보듯, 다양한 이슈테크 기업과 기술이 보험의 마케팅과 세일즈 부분을 급속히 대체하고 있다.

3. 계약관리 및 보험금 지급관리
계약관리와 보험금 청구는 고객과 접점이 발생하는 단계로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데, ▲대면→비대면 전환 ▲종이문서→전자문서 전환 ▲플랫폼의 등장을 중요한 변화로 꼽을 수 있다.

보험금 청구 간소화 서비스의 경우, 매우 혁신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광학문자인식(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OCR) 기술은 보험회사에서 발생하는 많은 수작업을 감소시키는 핵심기술로 도입되는 추세다.

전주일 Customer Experiences 부문 대표
전주일 Customer Experiences 부문 대표

100만원 이하의 보험금은 서류를 이미지 파일로 전환하여 비대면 방식으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고, 많은 보험사들이 직접 비대면 서류 접수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고 있으며 토스를 통해서도 가능하다. 

인슈어테크(InsurTech) 기업인 에임스(Aims)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한화손보와 협력해서 보험금 지급 적정성 확인 솔루션(Autodit)을 출시했다. 

보험금 지급내역 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험금 과소/과다 지급을 확인할 수 있는 이 솔루션은 약관자동분석모듈과 보험금 지급내역 자동점검모듈을 바탕으로 보험금 착오지급점검(Audit) 업무를 빠른시간안에 수행하고, 오지급 유형들을 분석하여 오지급 발생원인을 찾아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챗봇 또한 관련 산업계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삼성생명, 교보생명, 신한생명, 흥국생명, NH농협생명, DB손보, 메리츠화재 등 다수의 보험사는 계약내용, 보험료 납입사항, 보험금 청구 진행상황 조회 등 단순 상담업무에 챗봇을 도입하여 자동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4. 보험사기 감지 및 신용분석
싱가포르손해보험협회는 업계가 처리하는 보험청구 5건 중의 1건은 허위 혹은 과장청구 건이며 이로 인해 연간 1억100만달러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많은 보험사가 이같은 보험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예측 분석 소프트웨어(SW)를 사용해 매달 수천 건의 보험청구를 처리하고 있다. 

AI는 설정된 규칙과 지표를 기반으로 밀리초(1000분의 1초) 단위로 보험청구를 분석하고 정당하지 않은 사례를 식별해 허위보험청구 건수를 감소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토대가 되는 지표에는 보험청구 빈도, 과거의 행동이력, 신용점수와 같은 요소가 포함된다.

중국 보험사인 핑안(Ping An)에 따르면, 머신러닝(ML)을 활용해 1년만에 부정 보험청구로 인해 발생하는 3억200만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했고, 전년비 보험사기 감지 정확도도 57%나 높였다.

다양한 보험업에서의 DT 사례는 업계 전체의 혁신을 불러일으키며 전통산업과 기술의 접목의 성공적인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 인슈어테크의 미래가 어디까지 전개될 것인지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글 : 전 주 일 / 대표(Customer Experiences 부문) / 디지포머싸스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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