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실적 주간…“구글·MS, 희비 갈렸다”
클라우드 비즈니스 ‘굳건’…내주 아마존·애플 실적발표 주목
실적발표 시즌이 돌아왔다. 인플레이션과 기록적 금리인상, 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 하반기부터 시장 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2분기 실적에서 시장 회복의 신호 보여질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빅테크 기업 중 먼저 실적을 발표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희비는 엇갈렸다.
구글이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대감을 높인 반면, 오픈AI ‘챗GPT(Chat GPT)’와 함께 상반기 시장의 주목을 이끌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시장 예측치는 충족시켰음에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3분기 가이던스로 실망을 안겼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멧은 2분기 매출 746억달러, 주당수이익 1.44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매출 728억달러, 주당 순이익 1.34달러를 예상한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어려움이 예상됐던 광고 부문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유튜브의 광고와 구독 매출이 전년동기비 4% 증가한 76억7000만달러로 시장예상치인 73억4000만달러를 상회하는 등의 호조를 보였다.
구글의 광고 수익은 581억4000만달러(전년동기비 3% 증가)를 기록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냈다.
오픈AI의 GPT를 활용한 MS의 AI챗봇 기반 빙 검색의 도전을 받았던 검색 부분도 순항했다. 구글의 검색 광고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비 4.7% 증가한 426억2800만달러를 기록해 검색 시장에서 여전히 강력한 위상을 갖고 있음을 과시했다.
틱톡의 도전을 맞이한 유튜브, AI챗봇 기반 검색이라는 패러다임 변화를 맞이한 검색 시장에서 예상 외의 선전은 구글의 2분기 성과를 돋보이게 만든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실적발표 후 알파벳 주가는 시간외시장에서 급등했으며, 실적발표 다음날(미국시간 26일) 열린 주식 시장에서도 6% 이상 상승해 출발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MS도 2분기(MS 회계연도 기준 2023년 4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충족시켰다. 554억7000만달러가 예상됐던 매출은 561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소폭 상회했으며, 주당 순이익 역시 시장예상치인 2.55달러보다 높은 2.69달러를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알파벳과 달리 MS의 실적은 실망감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간외시장에서 한때 7% 이상 하락하고 실적발표 다음날 주식시장에서도 3% 하락으로 출발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는 알파벳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윈도우, 빙 검색 등 기대를 모았던 부분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나타냄과 동시에 3분기 가이던스도 시장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수준을 발표한 것에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된다.
실제로 MS의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비 전년동기비 8% 증가하는 무난한 성적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이는 3분기 연속으로 매출 두 자릿수 성장률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3분기 연속 매출 한 자릿수 성장은 2017년 이후 처음이다.
또 MS는 빙 검색과 뉴스 광고 부문에서 8%의 성장을 이뤄냈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긍정론을 확산시키지 못했다. 오픈AI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빙 검색 개선과 마케팅이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승폭이 크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더해 빙 검색의 검색 시장 점유율이 예년보다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못했다(시밀러웹 6월 조사 빙 검색 점유율 3%)는 시장조사도 실망감을 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MS의 코어인 윈도우 관련 성과도 기대치를 밑돌았다는 평가다. 윈도우 상용 제품·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은 2% 증가에 그쳤으며, PC 시장의 부진의 영향을 받은 윈도우 OEM 매출은 12%의 감소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보였다.
에이미 후드 M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애널리스트와의 컨퍼런스 콜에서 3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538~548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가이던스 최대값도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하는 기대치인 549억4000만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며, 가이던스 중간값인 543억달러는 전년동기비 8% 성장으로, 연속 한 자릿수 매출 성장이 연속 4분기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윈도우에 관련해서도 후드 CFO는 125~129억달러를 제시했는데, 애널리스트들이 기대한 132억2000만달러보다 낮게 제시했다.
희비가 엇갈린 반응을 낳고 있지만, 양사 공통의 긍정적 요인은 클라우드 부분의 성장이다. 1분기 흑자전환한 구글의 클라우드 비즈니스는 2분기 전년동기비 28% 급증한 매출 80억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이다.
MS 역시 클라우드 부문에서 시장예측을 뛰어넘는 성과를 올렸다. 애저 매출은 전년동기비 26% 증가했는데, 25% 증가를 예상했던 전망을 뛰어넘는 성장을 달성한 것이다. MS는 인텔리전트클라우드 부분에서 전년동기비 15% 증가한 239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적발표에서 애저 부문에 대한 매출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컨퍼런스 콜에서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애저의 연간매출이 1,10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히면서 MS 연간 매출의 과반을 애저가 차지하게 됐다고 전했다.
MS 매출에서 애저 비중 50% 돌파는 2023 회계연도에서 처음 달성된 것으로 애저의 성공을 보여주는 이정표다.
클라우드는 AI의 확산과 함께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고 분석된다. AI 모델은 막대한 컴퓨팅 리소스를 필요로 하는데, 이를 위해 클라우드가 최적의 선택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MS, 구글 등의 클라우드 비즈니스의 순항은 AI가 클라우드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코히어, 재스퍼 등 생성AI 분야 유니콘 기업의 70% 이상이 구글 클라우드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