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리스크’ 직면한 애플, ‘아이폰15’로 분위기 반전 기대

중국정부 제재로 전망 하락…12일 아이폰15 발표 ‘시선집중’

2023-09-12     오현식 기자
애플이 신제품을 공개하는 연례행사가 이달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 소재 애플스토어 [사진=로이터]

애플의 연례행사 중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가을 이벤트가 이달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본사에서 열린다. 통상적으로 애플은 가을 이벤트에서 회사의 핵심 제품인 ‘아이폰’의 최신 제품을 발표했기에 가을 이벤트가 갖는 의미는 크다.

‘원더러스트(Wonderlust)’로 명명된 올해 가을 이벤트는 더 큰 의미를 지닐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간 갈등 속에서 애플이 중국정부의 타깃이 되면서 향후 전망이 어두워진 까닭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중국정부가 최근 국가·공공기관은 물론 국영기업까지 애플 아이폰 금지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에게 최신 반도체 공급을 막고 정부 기관에서 중국 기업의 제품, 소프트웨어 등의 사용을 금지시킨 데 대한 보복 조치로 아이폰에 대한 제재 카드를 꺼낸 것이다.

갑자기 불거진 중국발 리스크에 애플의 미래 전망은 갑자기 어두워졌다. 중국정부의 조치로 인해 중국에서 애플 아이폰 판매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6년만에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 탈환을 성공시켰던 ‘아이폰13’ 이후 애플은 중국 시장에서 성공가도를 달렸다. 특히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이 최근 프리미엄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의 수혜를 입으면서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였으나 중국정부의 금지조치로 제동이 걸리게 된 것이다.

이에 더해 최근 화웨이는 미국의 반도체 제재를 딛고 7나노(nm) 공정의 자체 개발 프로세서를 탑재한 ‘메이트60프로’를 출시한 것도 변수로 꼽힌다.

메이트60프로에 탑재된 프로세서는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설계하 중국 파운드리 'SMIC'가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와 SMIC는 모두 미국의 수출제한 리스트에 오른 기업들로 중국 소비자의 애국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도 평가된다.

실제로 중국의 언론들은 화웨이의 메이트60프로 출시가 중국의 반도체 기술력을 과시한 쾌거일 뿐 아니라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를 무력화하는 쾌거라면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찬사는 중국 소비자들을 자극해 메이트60프로의 수요를 증가시키고 반대로 아이폰 판매량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중국 상하이 소재 애플스토어 매장 창문에 화웨이 로고가 겹쳐보인다. [사진=EPA]

이러한 우려는 주식 시장에 즉각 반영됐다. 중국 정부의 아이폰 금지가 알려진 6일(미국시간) 3.6% 하락한 애플의 주가는 7일 2.9% 추가 하락하면서 중국발 리스크 우려를 증명했다.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6일과 7일 이틀간 1,900억달러(약 253조원) 가량이 증발한 것이다. 애플의 이번 가을 이벤트는 우울한 시장 전망을 반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초의 USB-C 포트 탑재한 아이폰 
원더러스트에서 발표될 ‘아이폰15’에서 가장 먼저 살펴볼 부분은 충전 타입이다. 애플은 그간 독자 라이트닝 표준을 사용했지만, 유럽연합(EU)은 충전규격의 난립에 따른 자원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모바일 기기 등에 대한 유럽의 충전 표준을 USB-C 타입으로 지정하고, 유럽 내 공급되는 모든 모바일 기기에 대해 USB-C 의무화를 명령했다. 

USB-C 타입을 받아들이지만 애플이 일반형 아이폰15와 프리미엄급 모델(프로/프로맥스)간에 차이를 둘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일반 아이폰15는 최대 480Mb/s의 전송 속도를 제공하는 USB 2.0 표준을 따르는 반면 아이폰15프로와 아이폰15프로맥스는 최대 20Gb/s의 전송이 가능한 USB 3.2 표준을 지원해 차별화한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애플이 제어 가능한 독자적 생태계를 희망하는 애플의 성향으로 세간에서는 USB-C 타입 충전기와 케이블 등 액세서리에 애플의 독자 인증인 MFi 도입도 제기됐다.

MFi 미인증 충전기·케이블에 충전 속도를 제한한다는 루머다. 하지만 EU가 미인증 케이블 차별 시 판매 금지 등 강력한 제재를 예고함에 따라 실현 가능성은 낮은 시나라오로 평가받고 있다.

아이폰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부분은 ‘다이나믹 아일랜드’ 기능의 확대다. 전면 카메라를 위한 노치 대신 알람, 제어 등을 매끄럽게 표현한 다이나믹 아일랜드 기능은 최초 적용된 아이폰14 시리즈에서는 프로, 프모매스 등 프리미엄 모델에만 채택됐다.

이를 아이폰15 시리즈에서 일반형 모델까지 확대 적용될 수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애플 전문가로 손꼽히는 블룸버그 마크 거먼 기자는 새로운 티타늄 소재가 도입돼 전작보다 10% 더 경량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티타늄은 충격 내성도 높여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거먼 기자는 프로, 프로맥스 모델에서는 새로운 제조 공정을 채택해 베젤의 넓이를 1/3 가량 줄이고, 곡선형 베젤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전했다. 베젤 영역을 축소하는 것은 디스플레이 활용 면적을 확대해 더 큰 화면을 제공하는 효과를 줄 수 있다. 

USB-C 타입 케이블과 애플 로고 [사진=로이터]

이외에 눈에 띄는 변화로 예측되는 것은 액션 버튼의 도입이다. 한때 애플이 볼륨 버튼의 기능을 변경하려 한다는 정보가 흘러나왔지만 애플 팁스터들은 볼륨 버튼 변경이 아닌 무음 모드 전환, 카메라 활성화, 손전등 켜기, 음성비서 시리 실행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자가 정의해 사용할 수 있는 액션 버튼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전작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엄급에 최신형 칩셋(A17바이오닉)을 탑재하고, 일반형 아이폰에는 기존 칩셋(A16바이오닉)을 장착하는 모델 차별화가 아이폰15 시리즈에서도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은 없다
기대하지 말아야 할 리스트로는 폴더블이 첫 손에 꼽힌다. 거의 모든 애플 팁스터들은 애플이 올해 아이폰 폴더블을 출시할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삼성이 폴더플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구글이 최근 폴더블 타입의 ‘픽셀폴드’를 출시하는 등 폴더블 시장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애플의 폴더블은 올해 기대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트리스(portless)도 마찬가지다. 2016년 애플이 아이폰7에서 이어폰 단자를 제거한 이후 포트리스 구현은 종종 불거지던 주제다. 이어폰 단자를 제거했기에 유선 충전 포트를 제거하고 완전무선충전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포트리스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팀 쿡 애플 CEO가 지난해 12월6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소재 TSMC 생산공장(팹21)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사진=AP통신]

포트리스는 디자인 측면에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방수 기능 구현 등에서도 한층 유리하기에 신규 아이폰 출시 때마다 가능성 중 하나로 언급됐다. 

특히 올해 USB-C 타입이 강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포트리스 타입의 대두도 높은 가능성 중 하나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포트리스 디자인은 오히려 기대하지 말아야 할 목록으로 꼽혔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지속 증가하면서 고속충전의 대한 요구는 한층 높아지고 있는데, 뒤쳐진 충전 속도를 고려하면 유선충전을 배제한 완전무선충전의 구현은 시기상조라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