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신뢰·인재유치, 미래 도시문제 해결 핵심…1순위 과제는 기후변화

한국딜로이트, ‘도시 미래 과제와 변화 역량 구축’ 리포트 발간

2023-11-03     오현식 기자
[사진=게티이미지]

한국딜로이트그룹이 ‘도시의 미래를 위한 과제와 변화 역량 구축하기’ 리포트 국문본을 발간했다. 지난해 12월 딜로이트글로벌이 소트랩과 공동으로 작성한 이 리포트는 도시가 미래에 대비하고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로드맵을 담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조사에 참여한 전세계 200여개국의 도시 의사결정권자와 2천여 시민들은 도시의 1순위 당면 과제로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을 지목했다는 점이다.

이는 지속가능성의 이슈가 일반 시민들까지 공감하는 핵심적인 의제가 됐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기후변화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기후변화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공공 인프라 확충이 요구된다.

기후변화·환경오염이 제1의 과제로 제시됐지만, 차순위 과제에서는 의사결정권자와 시민의 견해가 다르게 나타났다. 도시 의사결정권자는 주택 문제, 교통 혼잡 등 사회 인프라 문제를 과제로 지목한 반면, 시민들은 소득불평등, 사회적 포용, 불충분한 기반시설, 고용 상황 취약성 등 삶의 질과 관련된 사회적 이슈를 지목했다.

차이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도시 의사결정권자 사이에서도 나타났다. 개발도상국가의 도시 의사결정권자들은 주로 교통 혼잡, 공공 안전을 제시한 반면, 선진국은 거주 불안, 주택 가격 공급 문제를 도시가 직면한 주요 과제로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모든 도시 의사결정권자들은 과제 해결을 위한 역량 강화 계획을 수립했으며, 구체적으로 ▲공공 신뢰 구축 ▲디지털 혁신 ▲미래 인프라 구축 ▲인재 격차 해소 등을 통해 도시 역량을 높이고, 미래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려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나타냈다.

특히 ‘투명성과 소통(96%)’이 도시 의사결정권자들에게서 강조됐다. 시민의 지지와 신뢰가 도시 행정 실현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투명성과 소통, 이를 기반으로 한 신뢰 구축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보고서는 풀이했다.

다만 신뢰 향상을 위한 노력 측면에서는 개선 필요성이 높다고 평가된다. 조사에 응한 시민들 중 투명성 강화, 시민소통 등의 확대에 대해 ‘좋다’ 혹은 ‘매우 좋다’고 응답한 비중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48%에 그쳤다.

반면 시민들(43%)은 소득 불평등과 사회적 포용을 주요한 과제로 지목했는데, 이는 공공 신뢰 강화를 위한 사회적 포용,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공공 안전 영역에 대한 정책 수립 등이 요구됨을 방증한다.

도시들은 디지털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서비스를 혁신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함으로, 도시가 향후 5년간 활용 계획 중인 주요 기술은 자동화(90%), 인공지능(89%), 전기자동차(86%), 데이터 관리·분석(84%), 모바일·애플리케이션(83%)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대부분의 도시들은 역량 강화에 필요한 인재 유치와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조사에 참여한 도시 정책 당국자들의 약 50%가 도시의 미래 목표 달성에 가장 큰 장애요소로 기술과 전문성 부족을 꼽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요에 맞는 기술 발굴과 데이터 기반 채용 공고를 통해 인재 수급 불균형을 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미래에 대한 조사 결과 [사진=딜로이트]

도시 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전략과 많은 이해관계자간 협력과 파트너십이 중요한 요소다. 특히 민간, 기업, 스타트업, 학계 등 사회적 생태계를 구성하는 주체들간 협업과 지역참여 활동, 이니셔티브 결성, 사회적 포용과 지역사회·네트워크에 기반한 시민들간 신뢰 구축을 통한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딜로이트의 지적이다.

또 데이터 기술의 보편화에 따라 최신 기술에 대한 거버넌스 개선과 데이터 공유, 데이터의 개인정보 보호·보안, 녹색 전환을 위한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하며, 미래에 대비된 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 위한 긴밀한 협력도 요청된다. 

이외에 도시들은 디지털 연결성과 디지털 기기 가용성, 구매 가능 능력을 포함한 시민들의 디지털 접근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 서비스 디지털화와 디지털 접근성 향상에도 주력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도시 의사결정권자 80%가 ‘데이터와 개인정보 보호 분야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고 답했으며, 시민들과 소통과 신뢰 구축을 위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결합하는 ‘피지털’ 방식의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