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닝, 최고지면속도기록(LSR) 경신…“핵심은 바이코 전력시스템”

2023-11-21     최태우 기자
라이트닝 모터사이클은 시속 215마일 이상에 달하는 전기 오토바이 최고 지면 속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라이트닝 모터사이클(Lightning Motorcycles)의 창립자이자 CEO인 리차드 햇필드(Richard Hatfield)는 “캘리포니아 우드사이드의 스카이라인 드라이브에서 첫 라이딩 후, 전기 오토바이의 사업성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 오토바이는 진동이나 소음, 발열이 없으면서도 엄청난 토크를 발휘했으며, 이는 마치 마법 같은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시속 215마일에 달하는 전기 오토바이 최고지면속도기록(LSR)을 보유하고 있는 라이트닝 모터사이클은 2007년 캘리포니아주 산카를로스에 설립되었다. 회사와 가까운 곳에는 또 다른 전기차 선도업체인 테슬라(Tesla)가 위치하고 있다. 당시 산카를로스는 전기차 개발 및 협력의 시발점으로 알려졌다.

리차드 햇필드는 1990년대 후반 미국 레이스 시리즈를 위한 포르쉐의 전기차 개발 과정에 참여하면서 동일한 기술을 활용한 오토바이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된다.

당시 리튬 배터리는 고가의 희귀 부품으로 수급이 어려웠지만 2005년에 이르러 햇필드는 산업용 가변 주파수 구동 인버터 및 인덕션 모터와 함께 최초의 인산철리튬(Iron-Phosphate Lithium) 셀 일부를 조달할 수 있었다.

햇필드는 자체의 고유한 전기 오토바이 설계를 활용하여 초창기 시제품을 개발했고 후속 오토바이 모델에 테슬라 모터를 장착하면서 라이트닝 오토바이가 세상에 공개되었다.

햇필드는 “보네빌 솔트 플랫에서 달성한 이 기록(남부 캘리포니아 주행속도측정협회(SCTA)에서 승인한 수치에 따르면 시속 215.962마일)은 여전히 남아 있고, 엘 미라지 드라이 레이크 베드에서도 시속 211.7마일의 기록을 확보한 상태다. 이후에는 미국오토바이협회(AMA) 탄소배출제로 로드레이싱 시리즈 개회식에 참가했고 북미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고 소개했다.

얼마 후 햇필드는 라이트닝의 첫 번째 오토바이인 LS-218을 생산하게 된다. 속도 기록 경신과 로드 레이싱 트로피가 쌓이면서 햇필드는 라이트닝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전기 오토바이는 적어도 1회 충전 후 시속 70마일의 속도로 100마일을 주행해야 한다. 현재 라이트닝의 오토바이는 10분만에 80%까지 충전 가능하며, 1회 충전 시 170마일 이상 주행할 수 있다.

2013년 ‘구름 위의 경주(Race to the Clouds)’라고도 불리는 파이크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 클라임(Pike’s Peak International Hill Climb) 대회의 오픈 클래스(Open Class)에 참가한 햇필드의 LS-218 전기 오토바이는 가장 빠른 가스 오토바이를 20초 이상 앞서며 코스 전반에 걸쳐 압도적인 속도로 우승을 차지했다. 

라이트닝의 목표는 독보적인 전기 라이딩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우려하는 주행거리와 충전시간이라는 2개 문제점을 해결해야만 했다.

라이트닝의 최신 배터리 팩은 일반적인 흑연 양극을 실리콘 양극으로 대체하여 킬로그램당 300Wh 범위의 에너지 밀도를 달성했으며, 이는 대부분의 전기차 제조사들이 구현한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또한 실리콘 양극 셀은 충전 속도가 매우 빠르고, 100kW까지 지속충전이 가능한 반면, 경쟁사의 전기 오토바이는 짧은 시간에 20kW까지 도달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실정이다. 

셀 배터리 팩의 수명 또한 일반적으로 대부분 전기 오토바이 배터리보다 수명이 길다. 수명이 짧은 셀이라도 0에서 100사이클까지 800~1천회 가량 충전이 가능하다. 특히 라이트닝의 배터리는 모듈식으로 구성돼 기술 발전에 따라 새로운 배터리로 교체하여 오토바이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최고 성능을 실현하기 위한 전원 모듈의 채택
라이트닝의 오토바이 모델이 정밀해지면서 탑재되는 전자 장치의 필요 전력은 높아지고 중량은 낮춰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작고 가벼운 기기에서 전기 노이즈를 관리하기란 쉽지 않아, 라이트닝은 초기 개발 단계부터 바이코(Vicor)의 DC-DC 전력 모듈을 채택했다. 

햇필드는 “바이코 전력 모듈의 탁월한 신뢰성과 낮은 노이즈, 높은 전력밀도와 용이한 발열 관리 등의 이점 때문에 이를 선택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라이트닝은 바이코의 DC-DC 컨버터를 이용해 오토바이의 12V 전자 제어 장치는 물론, 조명과 계기판 및 센서에 전력을 공급한다. 라이트닝은 전력 밀도가 높고 가벼우며 매우 비용효율적인 솔루션(DCM4623TC8G16F0T00)을 이용해 상업용 오토바이 생산을 시작했다. 

DCM4623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배터리 화학물질의 다양한 전압을 지원할 수 있을 만큼 넓은 입력 전압 범위를 갖추고 있다. 200V~400V를 제공하는 리튬인산철(LFP) 팩과 일반적으로 250V~420V 범위의 니켈망간코발트(NMC)나 니켈코발트알루미늄산화물(NCA) 화학물질 간의 스위칭을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라이트닝은 바이코의 DCM 전력 모듈을 이용해 배터리의 고전압을 12V로 변환하여 오토바이의 계기판, 조명 및 센서를 비롯한 전자 제어 장치에 전력을 공급한다. DCM4623은 넓은 고전압 입력 범위에서 효율적으로 12V를 생성할 수 있는 전력밀도가 높고 가벼우며 비용효율적인 DC-DC 컨버터다.

다만, 초기에는 배터리를 연결하고 배터리 전압을 DCM에 인가하는 방법이 문제가 되었다. 이같은 문제는 모든 DC-DC 컨버터가 직면한 것이기도 하다.

배터리를 켜거나 끌 때 배터리의 과도전압단계(V/µs)가 너무 빨라 배터리의 400V를 연결해 즉시 인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DC-DC 컨버터나 다른 전자장치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노이즈가 많은 액추에이터 및 모터와 같은 부하에 배터리를 연결해야 하는 기계적 릴레이(Mechanical Relay)도 어려운 과제 중 하나였다.

바이코는 이러한 문제를 모두 해결하기 위해 온·오프 시 안정적으로 동작이 가능하도록 사전 충전(Pre-Charge) 회로와 입력 필터를 설계·적용했다.

햇필드는 남부 캘리포니아의 엘 미라지 드라이 레이크 베드에서 거둔 이전의 신기록 경신에 도전하고 있다. 아울러 해발 1만2000피트에 위치하며 4천평방마일의 너비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소금 사막인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Salar de Uyuni)에서 레이싱을 치르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바이코 또한 전기 오토바이가 제공하는 주행경험 개선을 위한 햇필드의 도전을 함께 하고 있다.

 

글: 전 영 삼 / 아태지역 오토모티브 사업개발 담당 / 바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