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전세계 PC 출하량 반등…8분기 연속 하락세 종료
가트너 집계, 분기 출하량 소폭 증가 연간 출하량은 두 자릿 수 감소
가트너가 지난해 4분기 전세계 PC 출하량이 총 6,337만대를 기록했다는 예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년동기비 0.3% 증가한 것으로, 8분기 연속 하락세를 끊어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결과로 가트너는 분석했다.
분기 출하량이 2년만에 처음으로 상승 반전했지만, 상승폭이 매우 적었다는 점은 아쉬운 부문이다. 이에 2023년 연간 출하량은 2억4180만대에 머물러 전년비 14.8%의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연간 출하량이 2억5000만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6년(2억3000만대)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미카코 키타가와 가트너 디렉터 애널리스트는 “PC 시장이 상당한 조정 끝에 하락세의 최저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 2년간 문제가 됐던 재고가 4분기에 정상화돼 수요와 공급이 마침내 균형을 이룬 것”이라 분석했다. 이어 “다만, 2024년 부품 가격 인상이 예상되며, 지정학적·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황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급업체별로 보면, 상위 6개 공급업체 순위에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지만, 실적에서는 희비가 다소 엇갈렸다.
레노버, HP, 애플, 에이서가 전년동기대비 성장을 기록한 반면, 델과 에이수스는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상반되는 결과를 나타냈다.
4분기 가장 견고한 성과를 나타낸 공급업체는 레노버다. 레노버의 4분기 출하량은 3.2% 증가해 2021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전년동기비 성장을 기록했다. 유럽, 중동·아프리카(EMEA), 미주지역 등에서의 수요 증대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일본 지역의 약세를 상쇄한 것이 선전의 배경으로 가트너는 풀이했다.
특히 레노버의 본고장인 중국시장 침체가 직격탄이 될 수 있었지만, EMEA와 중남미 지역에서 지역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노트북 출하량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레노버는 분기 출하량 반등을 이뤄냈다. 반면, 델은 7분기 연속 출하량 감소를 기록하면서 침체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 PC 시장이 4분기 1.8% 증가하면서 2021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전년동기비 성장으로 반등했다. 불확실성 속에서 대기업이 대기업들이 PC 교체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데스크톱 출하량이 감소를 이어갔지만, 노트북 성장이 이를 상쇄하면서 전년동기비 성장으로 반전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아태시장은 8% 감소하면서 7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아태지역에서 큰 비중을 지닌 중국시장의 부진이 전반적 아태 PC 시장의 감소를 부른 요인이다. 신흥시장은 소폭 증가했지만, 중화권 PC 시장의 급격한 감소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으로, 아태 PC 출하량은 두 자릿수 감소를 나타냈다.
노트북과 데스크톱 출하량이 모두 감소했으며, 노트북보다 데스크톱이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화권 시장의 급격한 감소는 전체 아태지역 시장에 영향을 미쳤고 기성 시장은 소폭 감소하고 신흥 시장은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한편, 연간으로 볼 때 2023년은 PC 시장 역사상 최악의 해로 마감했다. 출하량이 무려 14.8% 감소하면서 2년 연속으로 두 자릿수 하락을 경험했다. 전세계 연간 PC 출하량은 2022년 2억8400만대보다 4000만대 가량이 빠진 2억4180만대로 주저앉았다.
2년여에 달하는 긴 조정기를 거친 만큼 가트너는 올해 PC 시장의 성장 반전을 기대했다. 지난 2년의 조정기를 거치면서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이어진 PC의 이례적인 성장기의 반동을 해소했다는 것이다.
다만 고금리 정책, 지정학적 불안 등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은 시장 반등의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지켜볼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