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체온으로 정보 패턴 제작 기술 개발

서울대 고승환 교수팀, 웨어러블 ID카드로 활용 기대

2024-04-02     최태우 기자
레이저를 활용한 액정탄성체의 위상 패턴 제작과정 [사진=한국연구재단]

국내 연구진이 체온을 통해 개인정보를 숨길 수 있는 차세대 웨어러블 ID카드 기술을 개발했다.

2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고승환 교수 연구팀은 체온에 반응해 정보를 사라지거나 나타나게 하는 정보 패턴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 실생활에서 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정보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으나 전자 데이터의 활용이 높아지는 만큼 개인정보 도용·침해로 인한 피해도 늘고 있다.

개인정보를 필요에 따라 암호화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실정이지만 기존의 정보 암호화 기술은 자외선이나 고온의 열과 같은 에너지원이 필요해 실생활에서의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서울대 고승환 교수 연구팀은 상전이(물질이 온도·압력 등 외적 조건에 따라 상이 바뀌는 현상)를 통하면 투명해지는 성질의 액정탄성체를 활용해 탄성체의 위상을 국소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레이저의 높은 해상도를 활용해 부분적으로 위상을 제어해 투명도를 조절함으로써 QR코드와 같은 정보 패턴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연구팀은 상전이 온도를 사람 체온 수준으로 낮춰 탄성체가 피부 체온에 닿으면 투명해지는 현상으로 정보 패턴이 사라지게 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아울러 부분적으로 빛에 반응해 구동하도록 설계해 피부에 부착하지 않고도 원격으로 정보 패턴을 암호화할 수 있음도 확인했다. 

정보 패턴을 제작·암호화하는 것을 넘어 제작된 정보 패턴을 완전히 지우고 다시 새로운 정보 패턴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해 재사용도 가능하도록 했다. 단일 소유자에게 제한된 것이 아닌 여러 사람이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고승환 교수는 “정보 패턴 제작 및 체온을 통한 암호화를 통해 차세대 웨어러블 ID카드로 활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체온을 통해 구동할 수 있는 소프트로봇 개발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재료 분야 국제 저명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3월26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