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을 알려주마] 시총 1위 등극 엔비디아…‘1일 천하’에도 주목해야 할 이유
오픈AI 필두로 AI기술 경쟁 ‘불꽃’ AI 안전성·AI 버블 논란도 이슈로 등극
지난주 가장 눈에 띄는 사건은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1위 등극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을 제치고 인공지능(AI) 반도체로 시총 1위에 오른 엔비디아는 최근의 인공지능(AI) 열풍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사례로 꼽힌다.
18일(미국시간) 엔비디아는 3조3000억달러를 돌파하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시총 1위를 기록했다. 이튿날 주가하락으로 단 하루에 그쳤지만, AI 잠재력에 대한 기대를 보여주는 현상으로 평가된다.
2020년 말 기준으로 3,200억달러 수준이었던 엔비디아는 AI에 필요한 대용량 연산에 최적화된 AI반도체 시장 장악력으로 3년 반 만에 약 10배의 주가 상승을 이뤄내면서 기업 가치의 가파른 상승을 보여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는 일반인에게 인지도가 높은 기업은 아니다. PC 시대에서 그래픽카드의 명가로 이름을 알렸지만 코카콜라, 맥도날드와 같은 소비재 기업처럼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기업은 아니었다.
엔비디아가 널리 회자된 때는 비트코인 열풍이 몰아진 2018년이다. 비트코인 채굴에 필요한 연산에 최적화됐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당시 엔비디아 그래픽카드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이름을 알린 것이다.
물론, 당시에도 엔비디아의 시총은 2,00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엔비디아의 사업영역이 GPU에 한정됐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적받은 것이다.
AI는 엔비디아의 기업 가치를 급상승시켰다. 그래픽 처리에 최적화된 GPU의 병렬연산처리의 특성이 AI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가장 잘 수행한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AI반도체 시장을 석권하며 가치를 급상승시킨 것으로, 이는 최근의 AI 열풍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된다.
엔비디아의 시총 1조달러 돌파는 지난해 6월이었는데, 시총을 2배 증가시켜 시총 2조달러클럽까지는 8개월에 불과했다. 시총 3조달러까지는 더 짧은 시간이 소요돼 4개월만에 1조달러의 시총을 증가시키는 폭발력을 보여주면서 뜨거운 상승세를 입증하고 있다.
AI 열풍도 뜨거워지고 있다. 모든 산업군에서 AI 혁신을 주시하면서 도입을 서두르고 있으며, 이 기회를 잡기 위한 경쟁은 한층 치열지고 있다.
챗GPT를 선보이면서 AI 열풍을 점화시킨 오픈AI의 경우, 초기 버전의 인공일반지능(AGI)으로 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 ‘GPT-4’를 지난해 공식 공개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성능을 한층 높인 GPT-4터보를, 5월에는 사람의 평균 응답 시간인 0.32초를 뛰어넘에 0.23초에 반응하는 GPT-4o를 선보이면서 AI기술 진화를 견인하고 있다.
오픈AI 전 임직원들이 설립한 앤트로픽도 ‘클로드3.5소네트’를 지난주 발표하면서 AI 진화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전 모델인 ‘클로드3.0’을 3월 출시했는데, 3개월만에 업그레이드된 3.5를 발표하면서 AI 가속화를 보여준 것이다. 앤트로픽은 5월에는 앤트로픽 최초의 기업용 AI 솔루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구글·애플 등 빅테크 기업도 관련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구글은 자체 AI 브래드를 제미나이로 일신하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AI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던 애플도 최근 ‘애플 인텔리전스’라는 이름의 AI 브랜드를 발표하고 오픈AI와의 협업도 추진하기로 하는 등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AI는 두드러진다. 미스트랄·폴리AI 등 AI스타트업이 벤처투자를 끌어들이면서 AI라는 새로운 시장에서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과 이스라엘에서만 200여개가 넘는 생성AI 스타트업이 있으며 구글, 애플, 아마존, MS 등에서 경력을 가진 이들이 생성AI 스타트업 창업을 주도하고 있다.
◆AI안전성·버블 이슈,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
AI에 대한 기대 급증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AI 안전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최근 AI 경쟁이 안전이 간과되면서 지나치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지적이 그것이다.
대표적 인물이 오픈AI 공동 창업자 중 하나인 일리야 슈츠케버다. 지난해 11월 오픈AI 샘 알트먼 CEO 축출 시도의 중심 인물 중 하나인 슈츠케버는 최근 세이프슈퍼인텔리전스 창업을 발표하면서 AI 안전을 부각시키고 있다.
AI 붐으로 인해 경쟁이 심화되면서 안전성에 대한 고려없는 AI 진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슈츠케버의 주장이다. 그는 세이프슈퍼인텔리전스는 안전을 항상 최우선으로 유지한 혁신을 목표로 한다고 소개한다.
지난해 11월 알트먼 CEO 해고·복귀 해프닝 이후 오픈AI를 떠난 인물들은 최근 AI 안전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알트먼 CEO 해고가 안전 고려 없는 상업적 확장에 대한 우려에서 발생했다는 것에 대한 강조다.
얀 레이크 오픈AI 슈퍼얼라이언트팀 공동책임자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오픈AI 내에서 이뤄진 슈퍼얼라인먼트팀 해산에 대해 경고했다.
슈퍼얼라이언트팀은 AI의 실존적 위험에 초점을 맞춘 연구를 진행하던 조직으로, AI가 인간의 필요와 우선 순위에 따라 작동하도록 AI 시스템을 교육하는 작업을 담당했다.
하지만, 알트먼 CEO 해고·복귀 사건 이후 슈퍼얼라이언트팀이 해체되는 등 AI 안전보다 상업적 성공에 초점을 맞춰 화려한 제품 개발이 우선해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 레이크의 경고다.
AI 버블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니친 낙관론에서 닷컴버블과 같은 AI버블이 시장에 존재한다는 것으로, 버블 붕괴의 위험에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례로 엔비디아는 시총 1위권에 근접했지만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는 취약하다고 지적된다.
인터브랜드의 브랜드인지도 조사에서 엔비디아는 상위 100위 이내에도 포함되지 못했는데, 시총 1위를 두고 경쟁하는 애플과 MS는 인터브랜드 조사에서 각각 1·2위를 기록하고 삼성전자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지닌다.
또다른 브랜드 인지도 조사인 칸타브랜드Z 보고서에서는 이전 조사보다 18계단 뛰어올라 6위에 올랐지만, 이 조사에서 시총 규모에서 경쟁하는 애플과 MS가 각각 1위, 3위에 위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브랜드 가치는 아직 주식시장에서의 평가에 미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비즈니스 범위도 MS가 OS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지니며, 애플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스마트패드와 PC 등을 공급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엔비디아는 GPU 영역에 국한된 한계를 지닌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주가는 AI 이슈를 계기로 급상승했다. 실제로 주식시장에서 엔비디아의 1년 추정 PER은 50배를 상회한다. 이는 20~30배 수준의 PER을 보이는 애플과 MS, 구글의 PER을 넘어서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