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을 알려주마] 대체 아닌 협력으로…‘인간과 공존’하는 로보틱스의 미래

[연세대 ISSU 리포트] ⑤ 일상생활·산업현장서 동반자로 상호보완하며 고도화

2024-07-17     조한얼·황서호 연세대 ISSU 학회원
[사진=게티이미지]

로봇이 우리의 일자리를 모두 대체하게 될까? 로보틱스·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대신할 것이라는 불안감은 과거부터 있어왔다.

1999년의 ‘매트릭스’가 AI에게 잠식당한 세상을 그려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월-E’도 인간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것들을 로봇이 대체하고 사람들은 무기력해진 모습을 그려냈다. 

실제로 미국의 대기업 아마존은 물류창고에서 물건을 1,130kg의 무게를 들어 옮길 수 있는 로봇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23년 컨설팅그룹 언스트앤영(EY)은 노동자 10명 중 7명이 ‘인공지능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결론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로봇 산업을 둘러보았을 때 로봇이 우리의 일자리를 모두 대체하는 일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이때까지 접해왔던 로봇은 사람의 명령, 혹은 미리 작성된 프로그래밍 코드로 인해 수동적이고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기계였다. 주로 공장에 설치되어 생산에 활용되며, 사람의 개입이 불가하고 위험하여 안전 칸막이가 필요했다.

그러나 각종 기술의 융복합화, 특히 AI기술의 발전으로 안전 칸막이 없이 사람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로봇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차세대 로봇을 크게 분류했을 때 인간과 상호작용하는 ‘컴패니언 로봇’과 인간과 업무를 같이하는 ‘협동 로봇’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 로봇은 현재 인간 사회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키고 있을까?

◆함께 하는 동반자로…빈자리를 메꾸는 컴패니언 로봇
1인 가구 수는 세계적으로 증가세에 있는 상황에서 ‘동반자(Companion) 로봇’의 뜻을 지닌 컴패니언 로봇은 이들과 협업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볼리’를 들 수 있다. 볼리는 자율주행과 음성인식 등의 AI기반 기술을 활용하여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든든한 집사 ▲살뜰한 돌봄이 ▲즐거운 파트너 등 3개 기능을 특화 강점으로 꼽는다.

일례로 ‘든든한 집사’ 기능은 사용자가 따로 지시하지 않더라도, 볼리가 집을 돌아다니다 먼지 뭉치와 같은 오염물을 발견할 경우 삼성전자의 IoT 서비스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와 연동된 로봇청소기를 실행하여 오염물을 치우도록 할 수 있다. 

컴패니언 로봇 '볼리' [사진=삼성전자]

‘살뜰한 돌봄이’ 기능에서 볼리에게는 영상을 송수신할 수 있는 기능도 있어서, 혼자 있는 반려동물이나 자녀·독거노인의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떨어져 있는 가족과 영상통화를 실행할 수도 있다.

‘즐거운 파트너’ 기능에서는 볼리를 이용해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재생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이동하더라도 볼리가 따라오기 때문에 음악을 끊임없이 계속 즐길 수 있다.

아같은 기능들은 온디바이스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강화되었다.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단절에서 협력으로…인간과 소통하는 협력 로봇
차갑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산업 현장에서도 인간과 ‘함께’ 작업을 수행하는 ‘협력 로봇(Cobot)’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기존의 산업용 로봇은 공장 내에서 인간이 부여한 특수한 작업만을 반복적으로 수행해 왔다. 산업용 로봇에 인간 작업자가 접근하는 것은 안전펜스 등을 통해 철저하게 통제되어 왔고, 인간과 로봇은 공장 내에서 분리된 것으로 간주됐다. 

산업용 로봇은 인간 작업자가 없는 완벽한 자동화 공장을 설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정해진 작업만을 반복 수행하기 때문에 업무의 유연성이 매우 낮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산업용 로봇에게 새로운 작업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가 새로운 코드를 작성해 프로세스를 변경해야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허나 최근의 산업 현장에서는 인간과 공존하면서 특정한 작업만이 아니라 업무를 기획하고 수행하는 전반적인 업무 과정에 인간의 파트너로서, 일종의 공생 관계를 맺는 협력 로봇이 등장했다. 

이들은 공장 내의 인간 작업자와 ‘함께’ 작업하며 인간 작업자가 수행하기에 위험하거나 인간 작업자가 심리적으로 피로를 느낄 수 있는 업무들을 수행하기 위해 설계된다. 또 로봇 자체의 크기가 작아 인간과 로봇의 구역을 철저히 구분하지 않아도 비교적 효율적으로 공간 면적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AI기술과 결합된 협력 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의 낮은 업무유연성을 극복하고, 인간에게 생산성을 더해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의 코봇은 새로운 작업의 습득을 위해 코딩이 필요하지 않다. 작업자가 물리적으로 코봇을 움직이며 새로운 작업을 알려주면 코봇의 센서와 소프트웨어들이 해당 움직임을 기억하고 학습한다. 사용자 친화적인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앱으로 새로운 움직임을 가르치기도 하며, 인간 작업자의 행동을 모방하게 할 수도 있다.

두산로보틱스가 최근 공개하고 있는 코봇 솔루션은 코봇의 유연성과 협동 가능성을 잘 나타내는 사례다. 지난 4월 두산 로보틱스가 유튜브에 공개한 ‘피스 피킹’ 솔루션은 CUBOX의 영상인식 AI기술을 도입해 획일적인 하나의 상품이 아니라 다양한 품목의 형태가 다른 물건들 인식하고 옮기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대체에서 공존으로…로봇과 함께할 미래
로봇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일자리를 대체하기보다는 인간과 협력하여 더 나은 작업 환경과 생활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컴패니언 로봇은 개인의 삶을 더 편리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고 있다. 실제로 뉴욕주 고령화청(New York State Office For the Aging, NYSOFA)은 컴패니언 로봇을 독거노인 가구에 배포해 사회적 고립과 우울감 완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조한얼·황서호 연세대 ISSU 학회원

협동 로봇은 산업 현장에서 인간과 함께 작업을 수행하며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에서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코봇을 도입한 이스턴마텍은 도입 후 원가절감 효과와 함께 시간당 생산량이 증가하는 효과를 보았다.

이들 로봇은 인간의 단순반복 업무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 인간이 더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반자 역할을 한다. 관련 기술은 더 빠르게 고도화되고 인간과 공존하며 상호보완적으로 발전할 것이며, 이를 통해 사람들은 더욱 안전하고 효율적인 환경에서 일하고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조한얼 /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황서호

 

“연세대학교 IT경영학회 ‘ISSU(Information System SIG of Undergraduate)’ 학회원 8명이 IT비즈뉴스(ITBizNews)와 2024년 1학기 동안 IT기술이 제시하는 미래사회 키워드, 윤리적 이슈 등을 주제로 스터디를 진행했다. MZ세대 시선에서 보는 전망과 고민을 담고자, 편집을 최소화한 글을 약 2주간에 걸쳐 전달한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