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구현 ‘p형 반도체’ 소재 개발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 극복
국내 연구진이 p형 반도체 소재와 이를 활용한 박막 트랜지스터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텔레륨(Te) 기반 칼코지나이드계 p형 반도체 소재를 활용해 상온증착이 가능하면서도 공정이 단순한 p형 셀레늄-텔레늄(Se-Te) 합금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반도체는 도핑의 여부에 따라 진성반도체와 불순물 반도체로 구분된다. 진성반도체는 불순물을 첨가하지 않은 순수한 상태의 반도체다. 반도체에 흔히 사용되는 실리콘의 경우, 순수 실리콘은 전자가 움직일 수 없기에 전압을 걸어도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
이같은 특성으로 진성반도체에 특정 불순물을 첨가해 반도체의 특성과 전기전도도를 조절·활용한다. 불순물 반도체는 이렇게 첨가된 불순물에 따라 n형 반도체와 p형 반도체로 구분된다.
디스플레이 분야에 널리 활용되는 소재는 주로 인듐갈륨아연산화물(IGZO) 기반의 n형 산화물 반도체다.
p형 산화물 반도체는 n형 상화물 반도체 대비 전기적 특성과 공정성이 확보되지 않아 p형 저온다결정실리콘(LTPS)을 사용하고 있으나 제조 비용이 많이 들고 기판 크기에 제약이 있다는 한계점이 있다.
최근에는 기존 디스플레이에 활용된 n형 반도체 기반의 트랜지스터만으로는 높은 주사율을 갖는 디스플레이 구현에 한계가 있어 n형 특성에 견줄 수 있는 p형 반도체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ETRI 연구진은 Te에 Se을 첨가해 채널 층의 결정화 온도를 높여 상온에서 비정질 박막을 증착한 후 후속 열처리를 통해 이를 결정화한 p형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이동도 개선과 기존 트랜지스터 대비 높은 온·오프라인 전류비 특성도 확보했다.
ETRI 연구진은 Te 기반의 p형 반도체를 n형 산화물 반도체 박막 위에 이종접합 구조로 도입할 때 Te의 두께에 따라 n형 트랜지스터의 전자의 흐름을 제어해 n형 트랜지스터의 문턱전압을 조절할 수 있음도 확인했다.
특히 패시베이션 층 없이도 이종접합 구조에서 Te의 두께를 조절하여 n형 트랜지스터의 안정성을 개선시켰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고해상도와 저소비전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반도체 산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반도체의 집적도를 증가시키는 미세공정을 개발하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가 반도체 집적도 증가가 한계에 달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에는 여러 개의 반도체 칩을 쌓는 적층 방식이 활용되고 있는데, 실리콘관통전극(TSV)은 가장 대표적인 적층 방식으로 여러 개의 웨이퍼를 쌓고 구멍을 뚫어 전기적으로 연결한다.
이 기술은 기판 위의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공정 비용이 높고 낮은 수율 등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최근에는 단일 웨이퍼 위에 소재를 층층이 쌓아올리는 모놀리틱 3D(M3D) 방식이 각광받고 있으나, 고온 공정의 제한적 사용 등의 한계점으로 아직 상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ETRI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n형 산화물 반도체와 Te 기반의 p형 반도체 이종접합 박막 트랜지스터 및 p형 반도체 소자는 300도 이하의 공정으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향후 Te 기반의 p형 반도체를 6인치 이상의 대면적 기판에서 최적화하고 다양한 회로에 적용, 상용화 가능성을 확보한 후 다양한 응용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다.
ETRI 플렉시블전자소자연구실 조성행 책임연구원은 “OLED TV와 확장현실(XR) 기기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분야와 초저전력 상보형금속산화반도체(CMOS) 회로 및 D램 메모리 연구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성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