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전기차(EV) 독일 제치고 수입 1위…올해 수입액 1조원 돌파

버스·트럭 등 전기 상용차에서 하반기 승용차 시장 진입 전 공정 통합·R&D 투자 확대가 中기업 성장 견인 분석

2024-09-18     최태우 기자
올해 4월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베이징 모터쇼(오토차이나 2024) 현장에 전시된 비야디(BYD)의 전기 컨버터블 콘셉트카 [사진=로이터]

중국산 전기차(EV) 수입액이 올해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버스·트럭 등 상용 전기차가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온 가운데, 하반기 승용차 시장에도 중국산 전기차 도입이 예상되면서 국내 기업과 시장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의 순수전기차(BEV) 수입액은 12억9천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3.5% 증가했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산 전기차 수입액이 8억4800만달러(약 1조1천350억원)로 전체 수입액의 65.8%를 차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이어 독일(3억3800만달러), 미국(4,400만달러), 영국(2,300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중국이 지난해 1위 수입국인 독일을 넘어선 것인데, 올해 중국산 전기차 수입액은 848% 폭증하고 독일산 수입액은 38% 감소하면서 순위가 역전됐다.

그간 국내 수입용 중국산 전기차 대부분은 버스, 트럭 등 상용차였다. 전기버스는 이미 중국산 전기차가 국내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평가된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국산 전기차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개편됐음에도 올해 상반기 중국산 버스 점유율은 40.7%로 국산 버스 점유율(59.3%)을 위협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중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비야디(BYD)가 저가 전기차를 들고 한국 승용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으로, 전기 버스·트럭에 이어 승용차까지 중국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중국산 전기차 산업 약진의 배경으로는 전 공정을 아우르는 통합 전략과 공격적인 투자가 뒷받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이달 10일 발간한 보고서(중국 전기차 혁신전략 및 시사점)에 따르면, 전세계적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 우려에도 중국의 전기차 수출과 내수판매 모두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2023년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전년비 69.9% 늘어난 341억달러를 기록했고 신에너지차(BEV/FCEV/PHEV)의 내수판매 비중은 31.6%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 7월에는 처음으로 내연기관차를 상회하며 51.1%까지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 자료인용]

보고서는 중국 전기차 기업 혁신성장의 원인으로 ▲공급망 수직통합 ▲해외거점 확대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를 꼽았다. 

BYD는 기존 자동차 산업의 관행인 하도급 생산에서 벗어나 전기차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내재화 방식을 채택하며 급성장했다. 개발과 생산, 판매, 해외운송용 선박건조에 이르는 전체 공급망을 내재화하면서 안정적인 경쟁력 기반을 구축한 것이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해외거점 확대 전략도 주효했다. BYD는 동남아 최대 자동차 생산 거점인 태국을 겨냥해 4개 모델을 출시하고 7월부터 연산 15만대 규모의 라용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하반기에 브라질 전기차 공장 완공에 이어 헝가리,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 등으로 해외거점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또 지난해 R&D 투자에 395억7000만위안(약 7조5000억원)을 투입, 총 4만8000건(지난해 말 기준)의 특허를 출원하는 등 2019년 대비 약 5배 늘어난 자금을 투입하며 관련 기술 개발과 인력 확보에도도 집중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전보희 수석연구원은 “중국 전기차 기업은 내수를 넘어 해외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동남아,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본격화되면 이 시장에서 중국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