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2027년 AI 대확장 기회, 운영개선 완성에 집중해야”

‘SK CEO 세미나’ 성료, 글로벌 확장 위한 내부 기술력·파트너십 확대 강조

2024-11-04     최태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CEO 세미나에서 폐막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차세대 챗GPT 등장에 따른 인공지능(AI) 시장 대확장이 2027년을 전후해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기를 놓치지 않고 SK가 성장 기회를 잡으려면 현재 진행 중인 운영개선(O/I)을 서둘러 완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진행한 ‘2024 CEO 세미나’ 폐회사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과 주요 계열사 CEO들은 글로벌 시장·산업의 빠른 변화에 맞서 철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AI/반도체·에너지 등 핵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및 운영개선(Operation Improvement, O/I) 속도를 높이고 재무구조 개선을 넘어 AI 등을 활용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기로 했다.

최 회장은 “운영개선은 단순히 비용 절감과 효율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이라고 전제하고 “이를 위해 재무제표에 나오지 않는, 눈에 보이지 않고 측정되지 않지만 경영의 핵심 요소인 기업가 정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등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운영개선 고도화를 위해서는 AI를 잘 활용할 필요도 있다”면서 일상적으로 AI를 사용하는 젊은 구성원과 리더들이 AI를 접목한 운영개선 방안 등을 제안해 회사 정책과 제도를 개선하고, 그 성과에 걸맞은 보상을 해주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AI 사업 방향과 관련해서는 “SK가 보유한 기술력, 그룹 계열사 간 또는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가장 싸고 우수한 AI데이터센터(DC)를 만들어 그룹 AI 사업을 글로벌 스케일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핵심 과제로는 ▲반도체 설계, 패키징 등 AI칩 경쟁력 강화 ▲고객 기반의 AI 수요 창출 ▲전력 수요 급증 등에 대비한 에너지 솔루션 사업 가속화 등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CEO들에게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거시 환경 변화를 살펴보고 사별 특성에 맞게 사업환경 예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며 운영개선 달성도를 정량화 및 측정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주요 계열사 CEO들은 세미나에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운영개선 성과를 점검하고, 후속 과제 실행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약 84조원에 달했던 그룹 순차입금은 손익 및 현금흐름 개선, 자산 매각 등 운영개선 활동을 통해 올 2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섰고, 3분기 말에는 70조원대로 낮아지는 등 주요 재무지표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SK는 설명했다. 219개였던 계열사 수도 올 연말까지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EO들은 잉여현금흐름(FCF) 극대화 등 ‘운영개선(O/I) 1.0’ 활동으로 재무구조 안정화라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판단하고 향후 제조·마케팅 등 ‘운영 역량’을 제고하는 ‘운영개선 2.0’을 통해 본원적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결의했다. 

경영진들은 SK와 우리나라가 더 큰 성장을 이루기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과 수출 확대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그룹 차원의 수출역량 결집과 사업 간 시너지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계열사뿐만 아니라 중소 협력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데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들은 해외시장 진출과 수출 다변화를 위한 그룹 차원의 지원체계가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모으고 다양한 사업 밸류체인 간 협력을 통한 혁신적 제품 개발, 솔루션 패키지를 활용한 수출 경쟁력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하반기 이후 선제적인 리밸런싱과 운영개선 노력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지금의 힘든 시간을 잘 견디면 미래에 더 큰 도전과 도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