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둔화 ‘e커머스’ 주요 트렌드로 ‘콘텐츠 커머스’ 부상

성장세 6년 만에 한 자릿수, ‘크로스보더 e커머스’ 주목 멤버십 모델도 변화 관찰, 기업 전략 수정해야

2024-11-11     최태우 기자
[사진=게티이미지]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이 저성장기를 맞이한 가운데 관련 기업은 적자 구조에서 탈피, 수익성에 집중하면서 기업가치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다.

11일 삼정KPMG가 발간한 보고서(성숙기에 접어든 e커머스 시장의 현주소와 도전 과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28조8607억원으로 전년비 8.4% 성장했다.

2018년 이래 두 자릿수를 유지하던 연간 증감률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e커머스 기업의 성장세가 둔화한 것이다.

보고서는 국내 e커머스 기업의 전략 수정이 필요하며 주요 비즈니스 트렌드로 전세계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크로스보더 e커머스(Cross-border e-commerce)’를 꼽았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크로스보더 e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1년 7,850억달러에서 2030년 7조9380억달러로 10배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관련 기업은 해외직구와 역직구를 포함한 크로스보더 비즈니스를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상품 소싱 범위를 글로벌로 확장해 경쟁력 개선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이미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 일본의 라쿠텐(Rakuten) 등 글로벌 e커머스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해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미국을 제치고 국내 최대 직구처로 부상했고, 중국 플랫폼은 저렴한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의 초저가 전략을 통해 국내 소비자와 셀러를 타깃으로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e커머스 업계의 물류 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존에 물류 내재화를 선택했던 국내 e커머스 기업들은 물류 효율성을 위해 자체 물류 규모를 축소하고, 물류 기업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 중이다. 

물류 기업들은 풀필먼트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배송 속도를 높여, e커머스 기업들이 당일 혹은 익일 배송 등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콘텐츠와 상품을 결합해 구매를 유도하는 ‘콘텐츠 커머스’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틱톡은 동남아시아·미국·영국 등 8개국에서 ‘틱톡샵’을 운영하며 e커머스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에도 ‘틱톡샵’ 상표를 출원하기도 했다. 

[삼정KPMG 보고서인용]

기업들 또한 소비자 데이터를 확보해 상품 추천 알고리즘을 정교화하고 소비자의 플랫폼 체류시간을 늘려 구매 전환율을 높이는 등 다방면으로 콘텐츠 커머스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편, 소비자를 종속(Lock-in)하는 유료 멤버십을 둘러싼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관찰된다.

쿠팡이 멤버십 가격을 인상하며 소비자 혜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변경하면서 타 e커머스 플랫폼들도 배달앱, OTT서비스 등 다양한 멤버십 혜택을 추가하거나 가격 조정을 통해 소비자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삼정KPMG 박홍민 파트너는 “e커머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비즈니스 솔루션을 결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할 시점”이라며 “해외직구 시장 등 글로벌 영역으로의 확장, 한국 제품의 입지 확대를 통해 제품 소싱에 강점을 갖춘 기업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