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양방향 의료 수어통역 가능한 ‘키오스크’ 개발

건강검진 사전문진표 작성 등에 수어 활용 병원실증 후 비대면 예약시스템에 이전

2024-11-15     오현식 기자
ETRI 연구진이 청각장애인을 위한 양방향 의료 수어 서비스 키오스크를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충남대학교병원, 한국농아인협회, 이큐포올과 공동으로 청각장애인을 위한 양방향 의료 수어 서비스 키오스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키오스크에서 청각장애인이 수어를 통해 아바타와 대화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의료 수어 서비스 키오스크는 한글을 읽고 쓰기 어려운 청각장애인들에게 문진표 작성의 부담을 덜어주고 병원 내 원활한 의료서비스 이용을 지원한다. 일례로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할 때 작성해야 하는 문진표를 수어로 이해하고, 수어로 답변할 수 있도록 지원해 청각장애인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청각장애인들에게 의료 분야는 가장 시급히 수어 통역 서비스가 요구되는 영역이다. 의료기관마다 수어 통역사를 배치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진의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청각장애인들이 입 모양과 표정을 볼 수 없어 의사소통이 더욱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키오스크는 청각장애인에게 건강검진 사전문진표 작성 시 한국어로 제공된 정보를 아바타 수어로 해석해 준다. 청각장애인은 화면의 아바타를 통해 수어로 문진표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청각장애인의 수어를 인식해 한국어로 변환하는 양방향 기능도 제공한다. 청각장애인이 수어로 답변하면 이를 자동 분석해 한국어 텍스트로 변환해 문진표에 기재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감염병 정보와 백신 접종 안내 등 중요한 의료 정보가 다양한 경로로 제공되고 있지만 청각장애인들은 이러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웠으나, ETRI는 양방향 의료 수어통역 기능이 탑재된 키오스크로 청각장애인들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다. 

키오스크는 카메라 앞에서 수어를 할 때 손 모양이나 움직임을 인식해야 하고, 어떤 단어를 표현하는지 자동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영상인식 기술 ▲인체관절 신호분석 기술 ▲한국어-수어간 양방향 변환기술 등이 적용됐다.

ETRI는 향후 다양한 공공서비스 분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정보 취약계층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다.

이번 수어 키오스크 기술은 병원실증을 통해 문제점을 추가 확인한 후 장애인에게 필요한 베리어프리 키오스크 업체나 비대면 예약시스템 기업 등에 기술이전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