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분기 인도량 두 자릿수 감소…주가 약세 속 실적부진 ‘설상가상’
전년비 13% 감소, 정치 참여 머스크 CEO 리스크도 부담
테슬라가 1분기 차량 인도량이 전년동기비 13% 감소했다고 전했다. 1분기 테슬라는 33만6681대의 차량을 인도하는데 그쳐 시장예측치를 크게 밑도는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차량 인도량은 실제 고객에게 전달된 차량수로, 테슬라 차량의 실질적 판매 지표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1분기 테슬라가 36만~37만대의 차량인도를 달성했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예측보다 약 3만여대 낮은 차량 인도량에 그치면서 전년동기비 두 자릿수의 감소를 기록하게 됐다.
최근 테슬라 주가가 2022년 이후 최악의 수치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시장 예상을 하회하는 실적은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기차(EV) 시장에서의 경쟁 증가와 더불어 일론 머스크 CEO가 활발한 정치 활동을 전개하면서 발생하는 잡음 등이 테슬라 브랜드를 뒤흔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머스크 CEO는 트럼프 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임명돼 수만개의 연방정부 일자리 감축을 이끌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잡음으로 인해 비난받고 있다.
머스크 CEO에 대한 반감은 테슬라 차량 불매 뿐 아니라 테슬라 차량과 시설을 표적으로 삼은 시위 활동의 표적이 되고 있다. CEO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1분기 테슬라 주가는 30% 넘게 하락하면서 테슬라 브랜드 가치에 대한 평가가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1분기 테슬라의 주가 하락율은 2022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추락이며, 기업공개(IPO) 이후 15년간 테슬라가 기록한 분기하락폭 중 세 번째로 큰 낙폭이다. 이 기간 증발한 시가총액은 4,600억달러(약 672조7000억원)에 달한다.
머스크 CEO는 또한 독일의 2월 선거에서 반이민 정책을 내세운 극우정당 AfD에 지지 의사를 표시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유럽에서 테슬라의 시장점유율이 감소하는 등 고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독일에서는 1년 전 16%에 달했던 EV 시장 점유율이 올해 1분기 4%로 급락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중국에서도 테슬라의 차량 판매가 크게 둔화되는 모습이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3월 중국에서 생산된 테슬라의 EV 판매량은 7만8828대로 전년동월비 11.5% 감소했다.
머스크 CEO가 참여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대한 고강도의 관세 부과를 외치면서 미·중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중국 판매량 하향세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한편, 1분기 테슬라의 차량 생산량은 36만2615대로 발표됐다. 이는 43만3371대를 생산했던 전년동기보다 16.3% 감소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