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AI 도입 확산세 ‘뚜렷’…해결과제는 ‘디지털 인재 부족’
AWS 조사, 분당 1개 국내 기업 AI 도입 AI 조기 도입 기업, 21% 매출 증가 달성
우리나라에서 인공지능(AI)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스트랜드파트너스와 함께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 ‘한국의 AI 잠재력 실현’에서 나타난 결과다.
7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간 AI를 도입한 국내 기업은 약 49만9000여곳에 달했다. 수치로 환산하면 매분 한 개 기업이 AI를 도입한 셈이다. 현재 국내 기업의 48%가 AI를 도입한 상황으로 전년비 2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AI 도입 성과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초기 도입 기업들은 주당 평균 13시간의 업무 시간 절감과 평균 21%의 매출 증가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보고했으며, 이는 AI 도입의 생산성과 경제적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대로 걸림돌도 상존한다. 기술 인재 부족과 규제 비용, 그리고 불확실성이 국내 기업들의 AI 도입을 저해하는 장애물로 자리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전체 기업 중 자사 내 AI 역량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곳은 30%에 불과했으며, 43%는 AI 활용 확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로 ‘디지털 인재 부족’을 지목해 인재 격차의 존재를 시사했다.
또, 전체 기업의 51%가 내년 시행 예정인 AI 기본법에 대해 인지한 가운데 AI기본법에서 구체적 의무를 이해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29%에 그쳤다. 이는 규제 시행이 다가오고 있지만 여전히 명확한 지침이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아울러 기술 예산의 평균 23%를 규제 준수 관련 비용에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절반은 이 수치가 향후 3년 안에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으며, 전체의 34%는 이번에 제안된 규제가 자사 규제 비용을 더 높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규제 비용이 AI 확산의 부담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AWS는 AI 도입의 확산을 가로막고 있는 인재 격차와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예측 가능하고 혁신 친화적인 규제 환경 조성 ▲업종별 수요에 맞춘 디지털 기술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 확대 ▲보건과 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한 공공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을 요청했다.
활용 측면에서 살펴보면 스타트업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기업들이 AI를 도입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고도화된 활용까지는 나아가지 못했다. 국내 기업의 70%는 일정 관리, 루틴 업무 자동화, 시판 솔루션 도입 등 기본적인 효율화 중심의 사례에 집중했으며, 주로 공개형 AI 어시스턴트 활용에 국한됐다.
AI를 여러 기능에 걸쳐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중간 단계’에 진입한 기업은 전체의 7%에 불과했으며, 이들은 고객 경험 개선이나 운영 효율 향상 등을 위한 보다 진보된 사례를 실현했다.
제품 개발, 전략적 의사결정, 비즈니스 모델 수립 등 기업 운영의 핵심에 AI를 통합한 ‘변혁적 단계’에 도달한 기업은 11%로, 이들은 다수의 AI 도구나 모델을 결합하거나 자체 모델을 구축해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기업 전반의 운영 방식을 혁신하고 있다.
AI 활용격차는 특히 ‘제품 혁신’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스타트업의 21%가 AI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 중인 반면 대기업은 10%에 그쳤다. 이같은 양상은 AI 혁신의 편차를 심화시켜 한국이 ‘양극화된 AI 경제’ 구조에 빠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AWS는 분석했다.
보고서는 AI 공급자 선택에 대한 선호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66%는 자사에 적합한 솔루션을 선택할 수 있는 충분한 유연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90%는 공급자 선택권이 자사 AI 전략에서 핵심 요소로 꼽았다.
국내 기업들의 44%는 국산과 해외 솔루션을 병행 활용하고 있으며, 24%는 국산 솔루션만, 29%는 글로벌 솔루션만 사용한다고 답했다.
한편, 2023년 클라우드와 클라우드 기반 AI는 한국 GDP에 약 80억달러를 기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AWS는 아태지역 전체를 기준으로 클라우드와 AI가 2030년까지 최대 2조9000억달러의 경제 효과를 창출하고, AI 단독으로는 2,030억달러의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