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웃고’ 테슬라 ‘울고’ 2분기 실적 희비교차…뉴욕증시는 강보합 마감
어닝서프라이즈 구글…매출 전망 상향 테슬라, 2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발표 시간이 돌아왔다. 테슬라과 알파벳(구글)을 시작으로 문을 연 2분기 실적발표는 내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아마존으로 이어진다.
빅테크 2분기 실적발표의 출발을 연 테슬라와 구글의 희비는 엇갈렸다. 구글이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주목받은 반면, 테슬라는 부진한 분기 성적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실망을 안겼다.
먼저 테슬라는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부진 장기화의 조짐을 보였다. 특히 테슬라는 시장예측치에 미치지 못하는 매출과 순익을 기록했다. 2분기 테슬라의 차량 판매 매출은 16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분기의 199억달러보다 16% 감소했으며, 전체 매출도 225억달러로 시장의 예상했던 227억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관세 인상, 미국 연방정부의 전기차(EV) 세액 공제 만료 등을 언급하면서 ″몇 차례 힘든 시기를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실적발표 후 테슬라의 주가는 장후 시간외 시장에서 4% 이상 하락하면서 시장의 실망감을 그대로 나타냈다.
이어지고 있는 테슬라의 부진 원인으로는 CEO 리스크가 꼽힌다. 머스크 CEO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지출했으며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면서 대량의 인력 감축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또 독일 선거에서 극우 반이민 정당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혔으며,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과도 마찰을 빚는 등 좌충우돌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러한 머스크의 행보는 미국과 유럽에서 반(反) 테슬라 시위를 촉발하는 등 소비자의 반발을 낳았다. 테슬라 구매자의 상당수가 탄소중립 등 환경 의제에 공감하는데, 이와는 상반된 정책을 내놓고 있는 정치인과 정당을 지지하면서 브랜드 이미지에 상처를 입고 불매운동으로 번졌다.
실적 악화가 브랜드 가치 하락은 주가로 연결됐다. 올해 들어 나스닥 지수가 약 9% 상승했지만, 테슬라는 20% 넘게 하락하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달리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예상을 뛰어넘는 강한 2분기 실적을 보고했다. 전년대비 14% 성장한 964억3000만달러의 예측으로 약 10%의 성장을 예측했던 분석가들의 예측을 상회했다. 순익도 282억 달러로 전년동기비 약 20% 증가하면서 시장 예측을 상회했다.
세부 지표도 장밋빛이다. AI 검색의 등장으로 검색 시장에서의 절대우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했지만 검색·광고 부문에서 알파벳은 541억9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인터넷 검색 시장 최강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광고 매출은 약 10% 증가한 646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순다르 피차이 CEO는 구글 AI 검색 서비스인 ‘AI오버뷰’ 이용자가 200개 이상의 국가에서 월간사용자 20억명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분기 월간사용자 15억명보다 5억명 가량 증가한 수치다. 또 구글 AI 챗봇 제미니 앱의 월간활성사용자(MAU)도 4억5000만명을 돌파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클라우드 부문에서 올린 136억2000만달러의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32% 증가한 수치다.
나아가 오픈AI는 최근 챗GPT 서비스에 구글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는데, 이는 클라우드 부문에서 구글의 성장세를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 사업 부문에서도 긍정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자율주행차 분야의 웨이모와 생명과학 분야의 베릴리를 포함한 기타 사업 부문에서 알파벳은 3억7300만달러의 매출을 보고하면서 전년동기(3억6500만달러)보다 향상된 수치를 나타냈다.
알파벳은 더 공격적 시장 접근에 나설 방침이다. 피차이 CEO는 AI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올해 750억달러의 자본 지출을 집행하겠다고 밝혀 시장을 놀라게 했는데,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자본 지출 규모를 100억달러 더 상향한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올해에만 850억달러의 자본 지출 계획인데,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공격적 투자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아낫 아슈케나지 알파벳 CFO는 3분기에도 알파벳의 비즈니스의 순항이 예상된다며, “이번 자본 투자 확대는 클라우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강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구글 호실적에 강보합으로 마감했다. 알파벳이 2분기 호실적을 내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위험 선호 심리가 퍼졌으나 IBM, 유나이티드헬스 등 일부 종목이 실망감을 안기면서 우량주 지수는 약세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는 전장보다 316.38p(0.70%) 내린 44,693.91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4.44p(0.07%) 오른 6,363.35, 나스닥 지수는 37.94p(0.18%) 상승한 21,057.96에 장을 마쳤다.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이날 상승으로 종전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