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제조 공정 변해도 알아서 불량 탐지하는 AI 개발

KAIST 이재길 교수팀, 분포 변화 큰 환경서 정확도 9.42% 개선

2025-08-26     김소현 기자
(왼쪽부터) KAIST 전산학부 나지혜 박사과정, KAIST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사진=KAIST]

카이스트(KAIST)는 전산학부 이재길 교수 연구팀이 제조 공정이나 설비가 바뀌어도 추가 학습 없이 기존 인공지능(AI) 모델을 활용해 불량을 탐지할 수 있는 ‘시계열 도메인 적응’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스마트팩토리의 제조 현장에서는 인공지능(AI) 센서 데이터를 활용한 불량 탐지 시스템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기계 교체나 온도·압력·속도 변화 등으로 제조 공정이 바뀌면 기존 AI 모델은 새로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KAIST 연구팀은 변경된 공정에 대한 레이블링 없이도 기존 방법론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계열 도메인 적응(Time-series Domain Adaptation) 기술은 온도, 진동, 센서 신호 등 시간에 따라 변하는 데이터를 다루는 AI 모델이 훈련받은 환경(도메인)과 실제 적용 환경이 달라져도 추가 학습 없이 안정적으로 성능을 유지하도록 돕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새로운 공정의 센서 데이터를 추세, 비추세, 주파수 등 3개 성분으로 분해해 각각의 특성을 파악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사람이 기계 소리의 높낮이, 진동 패턴, 주기적 변화를 종합해서 이상징후를 감지하는 것처럼 AI도 다각도로 데이터를 분석하도록 한 것이다.

기존 모델이 예측한 결과를 새로운 공정의 데이터 군집 정보와 비교해 자동으로 예측값을 보정하는 방식을 적용한 ‘TA4LS(Time-series domain Adaptation for mitigating Label Shifts)’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이를 활용하면 기존 공정의 불량 발생 패턴에 편향된 예측을 새로운 공정에 맞게 정확히 조정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이 기술은 별도의 복잡한 개발 없이도 기존의 AI에 끼워 넣는 추가 부품처럼 쉽게 결합할 수 있어 실용성이 높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AI기술에 구애받지 않고 간단한 추가 절차만 거치면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시계열 도메인 적응 4개의 벤치마크 데이터셋을 사용한 실험에서 기존 방법 대비 최대 9.42% 정확도 향상을 달성했다. 

특히 공정이 바뀌어 레이블 분포 차이가 큰 경우에서도 AI가 이를 스스로 보정·판별하는 성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KAIST 이재길 교수는 “제조업에서 AI 도입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공정 변경 시 재훈련 문제를 해결한 기술이며 실용화되면 유지 비용 감소와 불량 탐지율 개선을 통해서 스마트팩토리 확산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전산학부 나지혜 박사과정 학생이 제1 저자, 남영은 박사과정, LG AI연구원 강준혁 연구원이 공동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야 세계 최고 권위 학회인 ‘지식발견및데이터마이닝학회 2025’에서 이달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