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민간 주도 K-전장반도체 생태계 키운다”

제1회 ASK 성료, 파운드리·팹리스·패키징 등 전방위 협력 확대

2025-09-30     최태우 기자
현대모비스 이규석 사장이 ‘제1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Auto Semicon Korea)’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현대모비스]

국내 차량용 반도체 경쟁력 강화와 생태계 확장을 위해 현대모비스 주도로 20여개 기업과 연구기관이 힘을 합친다.

현대모비스는 국내 완성차OEM과 팹리스, 파운드리, 디자인하우스, 패키징, 설계 툴 전문기업 등 23개 기업·연구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제1회 현대모비스 차량용 반도체 포럼(Auto Semicon Korea)’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29일 경기도 성남시 소재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 호텔에서 열린 행사 현장에는 현대모비스 이규석 사장을 비롯해 삼성전자, LX세미콘, DB하이텍, SK키파운드리, 한국전기연구원 등 주요 기업·기관 최고경영자급 인사들과 관련 임원 80여명이 참석했다.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민간 주도의 차량용 반도체산업 공동 대응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럽과 북미 등 외국산 제품의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에서 이를 개선하고자 국내 기업들이 자생적으로 밸류체인을 형성하고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데 뜻을 모았다.

현대모비스는 포럼에 참여한 주요 기업들과 함께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행사는 현대모비스 이규석 사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조성의 필요성 ▲모빌리티 핵심 반도체 국산화 방안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기술 방향성 등 다양한 주제의 발표와 토의로 이어졌다.

이규석 사장은 “독자적인 반도체 설계 역량 확보와 함께 팹리스 및 디자인하우스와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주요 파운드리와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IT나 모바일에 특화된 기업들의 신규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이를 통해 국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올해를 시작으로 ASK를 이 분야 국내 대표 포럼으로 육성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연 1회 포럼을 정례화하고 내년부터는 스타트업이나 기존 반도체 유관기술 보유 기업의 신규 참여를 독려하기로 했다. 관련 협회와 주요 기관에도 문호를 넓힌다.

차량용 반도체는 설계부터 제조에 이르는 방대한 산업구조가 특징이다. 또 개발 과정이 길고 품질인증 절차가 엄격해 신규 업체의 진입장벽이 높다. 컨슈머 반도체보다 혹독한 주행환경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과 신뢰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그간 일부 해외 업체의 영향력이 상당한 분야였다.

현대모비스는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기업 차원을 넘어 차량용 반도체 산업 육성이라는 더 큰 이익 실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고, 향후 무역분쟁이나 각종 외부 환경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포럼을 주최한 배경을 밝혔다.

현대모비스 반도체사업담당 박철홍 전무는 “차량용 반도체는 제어기와의 상호 최적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국내 기업들의 차별화된 경쟁력 향상을 위해 현대모비스는 제어기에 특화된 사양을 정의하는 동시에 실차 기반 검증을 지원해 개발 속도를 빠르게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EV)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전력반도체와 핵심부품을 통합 개발하면 이를 각각 개발할 때보다 최대 2년 가까이 연구개발 속도를 단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생태계 확장에 참여하는 협력사들이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했다.

제어기에 탑재하는 각종 시스템반도체도 마찬가지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전원, 구동, 통신, 센서, 데이터 처리용 반도체 등 자체 개발한 총 16종의 반도체를 외부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하고 있다.

이를 수량으로 환산하면 2천만개 수준으로, 더 많은 국내 기업이 참여할수록 반도체 국산화에 조속한 성과를 낼 수 있고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생태계 구축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최근 반도체 연구개발 프로세스가 국제표준 ‘ISO26262’ 인증을 획득하며 설계부터 품질관리 전 과정에서 확보한 연구개발 노하우를 협력사들과 적극 공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