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고평가 논란에 ‘롤러코스터’ 증시…엔비디아 실적 발표 ‘주목’

빅테크 급락으로 나스닥 2주 연속 하락, AI 고평가 논란 부담

2025-11-19     오현식 기자
네비우스 데이터센터에 구축돼 있는 인프라 장비에 엔비디아 로고가 보인다. [사진=로이터]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던 뉴욕 증시가 주춤했다. 그간 시장을 견인해 온 인공지능(AI)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 까닭이다. AI 기술주들이 상승세를 이끌던 미국 나스닥 시장은 2주 연속 하락을 기록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을 보였다. 

AI 버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19일(미국시간) 발표될 엔비디아의 실적발표가 주목받고 있다. AI 혁신을 위한 최적의 AI칩 공급기업이라는 이점을 바탕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성장한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은 향후 글로벌 주식 시장의 향방을 이끌 가늠자로 평가된다. 

2022년 오픈AI의 챗GPT 발표와 함께 시작된 AI 붐에서 엔비디아는 가장 큰 수혜를 받았다. 병렬처리 방식으로 수천 개의 코어에서 반복적 작업의 동시 대량 처리할 수 있는 GPU가 AI에 최적의 프로세서로 평가받으면서 2018년경부터 AI 중심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를 선보인 엔비디아는 AI 투자 붐의 열기를 흡수하면서 매출을 급격히 증가시켰다. 

챗GPT 등장 이전 연간 150억달러에 불과하던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올 1월 마감된 회계연도에는 1,150억달러에 달했을 정도로 빠른 성장을 나타냈다. 이에 힘입어 엔비디아는 6개 분기 연속 5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주식시장에서 AI 랠리를 이끄는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7월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4조달러를 돌파했던 엔비디아는 10월 말에는 시총 5조달러를 넘어서는 놀라운 주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2023년 5월 엔비디아 시총이 약 7,500억달러였던 점을 생각하면 불과 1년 반 만에 6배 이상의 시총 급상승이 이뤄진 것이다. 

최근 금융 시장을 둘러싼 외부 환경은 녹록치 않다. 역대 최장기간 지속된 미국 행정부 셧다운의 여파로 인한 경제 데이터 공백, 12월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 후퇴 등 AI 밸류에이션 압박이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AI 랠리를 이끈 대표주자인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발표는 AI 랠리의 향후 방향을 살필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향후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의미도 지닌 까닭으로, AI 랠리 지속을 위해서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반전 분기점으로 작용해야 한다. 

엔비디아가 지난 8월에 제시한 올해 3분기 매출 전망치는 540억달러,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엔비디아의 3분기 매출 예측치는 549억달러로, 이를 충족한 실적을 기록한다면 최근의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다시 AI 랠리를 촉발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매출보다 가이던스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급상승한 엔비디아의 시총은 고속 성장세가 이어질 때 정당성이 담보될 수 있기 때문이다.

3분기 예측치를 달성할 경우, 50% 이상의 고성장세를 이어가게 되지만, 향후 가이던스가 20~30%대로 감소한다면, 현재와 같은 높은 주가수익비율(PER) 유지는 어려울 것으로 지적된다. 

한편, AI 버블 우려 속에서 미국 대형 기술주들의 하락과 미국 증시의 한파는 국내 주식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 훈풍 속에서 ‘10만전자’, ‘60만닉스’로 희자되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10만원선, 60만원선 아래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주 연속 하락한 나스닥 시장과 달리 코스피과 코스닥 시장은 지난주 각각 1.46%, 2.41%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18일에는 양대 시장 모두 하락(코스피 -3.32%, 코스닥 -2.66%)하면서 지수 4000선, 900선을 지켜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