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지정학 시대…PE 가치창출 중심은 ‘데이터 기반 운영 전략’
삼정KPMG 보고서, PE 산업 ‘운영 알파’가 새 경쟁력으로 부상
데이터 기반 운영 알파(Operational Alpha)가 고금리와 지정학·기술 혁신 시대 사모펀드(PE) 산업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삼정KPMG 보고서(사모펀드의 가치 창출 전략의 재편)를 통해 글로벌 PE 산업이 과거 재무적 레버리지와 멀티플 확대에 기반한 가치 창출 방식이 아닌 보다 체계적이고 혁신적인 운영 개선을 중심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PE 리더 500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피치북, MSCI, S&P글로벌 등 주요 기관의 최신 데이터를 분석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됐다.
제로금리 시대 종료 이후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의 고착화, 미·중 갈등을 포함한 지정학 리스크와 인공지능(AI)·자동화 등 기술 변화는 기업가치 평가의 불확실성을 크게 확대시키고 있다.
이같은 환경에서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기능별 최적화만으로는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특히 금리 인상으로 인한 차입 비용 확대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수익성 압박은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글로벌 분쟁과 공급망 재편은 포트폴리오 기업의 운영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기술 투자 확대에 따른 CAPEX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PE 운용사들은 보다 장기적이고 데이터 중심의 운영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투자 회수 지연과 평균 보유기간의 장기화(6년 이상), 컨티뉴에이션 펀드 활용 증가 등 시장 구조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실제로 2025년 기준 출자금 대비 분배금 비율(DPI)은 2013년보다 52% 감소한 반면, 미실현 자산 규모는 3조6천억 달러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기업공개(IPO) 시장 위축과 가치평가 격차 심화로 출구 전략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PE 운용사들이 5~6년 이상의 중장기 관점에서 마진 개선과 수익 창출을 도모할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데이터 기반의 운영 알파를 내재화한 펀드는 종목 선정 중심 접근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낼 가능성이 크며, 차세대 LP 자본 유치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설문에서도 글로벌 PE 리더들은 전통적 가치 창출 방식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응답자의 25%는 성장과 효율성을 동시에 고려한 EBITDA 중심 전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보고서는 운영 알파 확보를 위해 우선 빅데이터와 AI 기반의 예측 분석을 통해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에서도 정교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하고, 동태적 분석을 활용해 다양한 리스크 시나리오를 대비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을 권고했다.
또 대안 데이터를 포함한 외부 인텔리전스를 확보해 시장·고객·경쟁 환경에 대한 비대칭적 정보를 기반으로 위험요인과 기회를 선제적으로 식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확률 기반 모델링과 AI 분석을 통해 포트폴리오 기업을 선제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운영 민첩성을 강화하고, 포트폴리오 전반의 데이터를 통합·실시간화한 데이터 자산을 구축해 모범 사례를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외에도 투자와 운영 기능 간 협업 구조를 강화하고 포트폴리오 관리 파트너의 역할을 확대해 운영 모델을 전면 재정비할 것을 권고했다.
삼정KPMG 김진원 부대표는 “고금리·지정학 리스크·기술 혁신이 동시에 작용하는 환경에서 데이터 기반의 운영 알파 전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조직 전반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토대로 데이터 레이크·플랫폼 구축, 인재 확보, 업무·프로세스 체계화가 지속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