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7000억원 규모 ‘ATSC 3.0 기술’ 시장…“선재적 상용화에 속도 내야”

ETRI, 방송미디어 기업과 간담회, 브라질 방송표준 채택 후 시장진출 협의

2025-11-24     김소현 기자
21일 서울 목동 한국전파진흥협회(RAPA)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 현장 [사진=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국내 방송미디어 ICT 기업 글로벌 시장진출 간담회를 열고 국내 방송장비 기업의 수출경쟁력 강화와 중남미 시장 진출 전략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21일 서울 목동 한국전파진흥협회(RAPA) 사옥에서 열린 이번 간담회는 ETRI가 개발한 방송전송 기술이 지난 8월 브라질 차세대 방송표준(DTV+)에 공식 채택된 후 우리나라 방송미디어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정부·연구기관·기업이 협력해 중남미 수출 생태계 조성 전략을 구체화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ETRI 이정익 초실감메타버스연구소장을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전파진흥협회(RAPA), 한국방송미디어공학회, 삼성전자, LG전자, 현대모비스 등 방송·미디어 분야 주요 기관 및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논의를 이어갔다.

현장에서는 ▲브라질 DTV+ 채택 이후의 시장 전망 ▲국산 수신칩 확보 필요성 ▲TV·송출장비 기업의 동반 해외진출 전략 ▲2026년 NAB 및 브라질 현지 협력 방안 등 실질적 지원책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브라질 정부는 올해 8월 대통령령을 통해 차세대 방송 표준 ‘DTV+’를 국가 표준으로 확정했다. 이 표준에 ETRI가 개발한 ATSC 3.0 기반 다중 송수신 안테나(MIMO)와 계층분할다중화(LDM)를 결합한 전송기술이 반영됐다.

브라질은 남미 최대 방송시장이자 자국의 1세대 디지털 방송표준(ISDB-TB)을 아르헨티나 등 14개 인접국으로 확산시킨 표준 영향력 거점국으로 역내 방송기술 협력과 국가 간 공조를 강화해야 할 전략적 파트너다.

ETRI는 간담회에서 ATSC 3.0 표준의 잠재적 시장가치와 신속한 기술개발을 통한 선제적 상용화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닐슨 자료에 따르면 ATSC 3.0의 잠재 시장 규모는 2031년 기준 약 1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기업이 2026년부터 2031년까지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장비·수신단말 매출은 약 1 4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이 중 TV 튜너가 75.8%인 약 1조원을 차지하는 만큼 관련 분야에 대한 전략적 시장 공략이 필요하다고 ETRI는 강조했다.

다만 현재 브라질 DTV+ 표준을 지원할 국산 수신칩이 부재한 만큼 신규 시장 진출과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 주도의 국산 수신칩 개발과 연구개발(R&D)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ATSC 3.0은 ETRI를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로 도입한 기술로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신속한 성과 도출이 가능하며 시장 안착에도 유리한 분야라는 점이 강조됐다.

간담회에서 ETRI와 국내 기업들은 상호 협력을 기반으로 한 신속한 기술개발과 조기 상용화의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국내 방송장비 및 단말 제조업체의 해외시장 진출과 선점을 위한 수출 전략, 유기적 협력체계 구축 방안을 함께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ETRI 이정익 초실감메타버스연구소장은 “브라질의 DTV+ 표준 채택은 단순한 기술 수출을 넘어 우리나라가 글로벌 방송 기술의 기준을 제시한 역사적인 성과”라며 “ETRI는 정부·기업과 협력해 국산 DTV+ 수신칩 개발, 글로벌 시험방송, 브라질·중남미 현지 공동 실증 등을 적극 추진해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기반을 확고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