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니콘, IPO/M&A로 몸집 불리는데…성장세 더딘 韓 유니콘
전경련, 韓 유니콘 전자상거래 편중, IPO/M&A 통한 투자회수 어려워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인 상황에서도 글로벌 유니콘 기업의 성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한국은 역대 글로벌 유니콘 12개사 중 성공적인 엑시트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유니콘 기업은 수적으로 성장이 더디고 진출 산업분야도 제한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올해 12월 글로벌 유니콘 기업 501개사를 분석해 주요국 유니콘 기업 동향 및 한국 유니콘 기업의 현주소를 진단한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상대적으로 기업가치가 크지 않고 막상 유니콘이 된 이후에도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을 통한 투자회수도 원활하지 않아 창업/투자→성장→투자회수→재투자의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츠에 따르면, 2020년 11월25일 기준 글로벌 유니콘 기업은 총 501개사다. 이중 미국이 243개사, 중국이 118개사로 전체 유니콘의 72%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11개사로 6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한 기업 수는 빠르게 증가하면서 2018년 이후로는 약 3일마다 1개꼴로 유니콘 기업이 출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월 말 기준 새롭게 유니콘에 등극한 기업은 92개에 달했다. 미국 기업이 58개사로 63%를 차지, 중국과 인도가 각각 6개사를 배출하는 한편, 한국은 1개 기업에 그쳤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 보유국 기준 6위인 우리나라는 순위에 비해 진출분야가 전자상거래에 편중돼 있었다. 기업가치 또한 총 11개사 중 크래프톤(게임, 배틀그라운드)과 쿠팡을 제외한 9개사가 산업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유니콘 기업은 상대적으로 평균 기업가치가 낮은 전자상거래 분야에 3개사(쿠팡, 위메프, 무신사)가 배출된 반면, 평균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AI 산업을 비롯해 드론, 클라우드센터 등 하드웨어 분야와 에듀테크 분야에 진출한 기업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틱톡 서비스 기업이자 유니콘 기업인 중국의 바이트댄스는 활발한 투자유치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게임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지난해 매출액 기준 중국의 대표 IT기업인 바이두를 추월한 상태다.
높은 규제장벽과 대규모 투자유치가 어렵고 AI 기술인력이 부족한 등 취약한 국내 AI 산업의 문제점을 해결한 지속적인 투자지원 및 해외 기술인력 유치 등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한국은 현재까지 유니콘 기업 총 12개사 중 IPO 또는 M&A 등을 통해 투자회수에 성공한 사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벤처업계에서는 IPO를 통한 상장의 경우 경영권 방어가 어려워 외부 개입에 취약한 점과 늘어나는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제기하고 있다.
전경련은 M&A의 경우 해외에 비해 기업가치 평가사례와 역량 있는 벤처캐피탈(VC)이 부족해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고, 또 M&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벤처금융 전문 실리콘밸리은행 ‘2020 글로벌 스타트업 아웃룩’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스타트업의 70% 이상이 IPO 또는 M&A를 중장기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서구권 스타트업은 M&A를, 중국기업들은 IPO를 엑시트 전략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 김봉만 국제협력실장은 “유니콘 기업의 육성과 엑시트 활성화를 위해서는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가 구축돼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최첨단 분야에 대한 육성책이나 스타트업의 투자회수시장은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엑시트와 관련해 최근 증시호황과 함께 IPO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상장을 통한 투자회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경영권 보호장치를 마련하고 M&A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면서 기업형VC 규제 완화 등을 통해 M&A에 우호적인 기업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