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3사로 집중된 초고속인터넷 시장, “KT·현대HCN 인수합병에 쏠리는 눈”
KISDI 보고서, 주요 업체로 쏠림현상 더 심해져…공정위 판단 주목
[IT비즈뉴스 김소현 기자] 국내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시장에서 KT와 SK브로드밴드(SKB), LG유플러스 등 업계 3사의 과점이 더욱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가 발행한 ‘2020년도 통신시장 경쟁상황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경쟁이 대체로 활성화된 시장’으로 평가됐다. 전년 ‘경쟁이 활성화된 시장’보다 주요 업체로의 쏠림 현상이 한 단계 더 심해진 것이다.
2위 SKB, 3위 LG유플러스가 각각 티브로드와 LG헬로비전을 인수하면서 시장 집중도가 약화됐고 케이블방송 위주의 4위 사업자군으로부터의 경쟁 압력이 감소한 것으로 지적됐다.
1위 KT의 가입자 점유율은 2015년 42.2%에서 2019년 41.2%로 1%p 줄었으나 동기간 소매 매출액 점유율은 45.5%에서 47.8%로 늘었다.
시장집중도 척도인 ‘허핀달-허쉬만지수(HHI)’는 가입자 기준으로 전년 2,727에서 3,091로, 매출액 기준으로 3,226에서 3,445로 크게 늘었다. HHI가 높을수록 시장집중도가 크다는 의미인데 4,000 이상은 독점, 1,800~4,000은 과점으로 본다.
KISDI는 보고서를 통해 “1위 사업자(KT)의 매출액 점유율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시장집중도 증가 등 시장구조 지표가 다소 악화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케팅 경쟁이 활발하고 객관적 품질지표가 우수하게 나타나는 등 비가격경쟁의 성과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 가운데 KT그룹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가 지난해 7월 현대HCN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이다.
KT그룹의 현대HCN 인수가 최종 성사되면 후발업체와의 격차가 더 커지면서 요금인상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KT는 지난해 11월 공정위에 결합심사를 신청,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내달 중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ISDI는 “중장기적으로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후발 사업자의 점진적 시장 퇴출이 예상된다”며 “업계 3사 중심의 시장 구도 재편 후 기가인터넷 상품 등 고가 상품의 요금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지하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