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콘텐츠 특허출원 폭증…“메타버스 급성장이 관련 특허출원 견인”

특허청, 삼성·LG전자·ETRI 등 대기업·연구기관 특허 확보에 집중

2022-04-04     최태우 기자
지난해 9월 말 홍콩에서 열린 디지털 아트페어 현장에 마련된 메타버스 설치물 앞에서 관람객들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코로나 팬데믹 후 비대면 디지털 사회로의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미래 먹거리로 메타버스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메타버스와 관련한 대체불가능토큰(NFT)과 콘텐츠 특허출원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메타버스는 메타(Meta)와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융합돼 상호작용하는 공간을 말한다. 비대면 문화의 일상화로 메타버스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기술적 수용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MZ세대의 등장과 기술의 발전도 이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NFT(Non Fungible Token, NFT)는 사본이 인정되지 않아 복제가 불가능해 대체가 불가능한 디지털 토큰을 말한다.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상화폐)에 활용되는 암호화 토큰기술을 활용하며, NFT의 디지털 서명은 소유권을 추적과 증명하는 데에만 사용된다.

4일 특허청에 따르면 메타버스와 관련한 특허는 2012~2021년까지 최근 10년간 연평균 24%로 증가했다. 2021년에는 1,828건 출원되면서 전년비 약 2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자산의 관리, 인증, 보안 등을 위한 NFT 관련 특허는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출원이 시작됐다. 최근 5년(2017~2021년)간 연평균증가율은 143%에 달하며 2021년에는 전년비 5.3배 이상 폭증했다.

연예, 쇼핑, 패션, 게임 등 메타버스 콘텐츠 관련 특허출원은 동기간(최근 5년) 연평균 37%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전년비 2.8배 이상 늘었다.

[특허청 자료인용]

전세계 주류문화로 성장한 대중음악, 드라마, 게임 등과 같은 K-콘텐츠가 메타버스 콘텐츠로 확장하면서 이와 관련한 디지털 자산화를 위한 특허신청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특허청도 NFT가 지식재산(IP)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다양한 쟁점을 발굴하기 위해 ‘NFT-IP 전문가 협의체’를 지난 1월 발족해 제도 개선사항, 특허행정 활용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기술별로 살펴보면, 최근 10년간 가상세계 구축을 위한 운영체제(OS)가 3,221건으로 전체 출원량의 47%에 달했다. 콘텐츠는 2,292건(33%), 디스플레이는 961건(14%), NFT는 397건(6%)이 각각 출원됐다.

NFT와 콘텐츠뿐만 아니라 OS를 지원하는 네트워크, 알고리즘 및 인공지능(AI/ML) 아바타 기술의 출원은 16.2%, 몰입감과 감각의 상호작용을 높이는 디스플레이 기술도 15.2% 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출원인별로는 내국인이 6,460건(94%)을 출원하면서 외국인 출원 411건(6%)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외국인의 출원은 2019년부터 감소한 반면, 내국인의 출원은 연평균 53.7%로 증가했다.

[특허청 자료인용]

삼성전자(262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132건), LG전자(66건) 등이 다출원 순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정보통신기술에 강점을 가진 대기업과 연구기관이 특허권 확보에 적극적인 모양새를 보였다.

특허청 생활용품심사과 김주식 심사관은 “디지털 콘텐츠의 다변화와 NFT로 거래되는 자산 가치의 상승은 이들을 기반으로 하는 메타버스 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메타버스 생태계의 강자로 자리잡기 위해 플랫폼 완성도와 품질을 보증할 수 있는 특허기술의 보호, 권리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