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with 스타트업] 1세대 SaaS 에반젤리스트가 ‘커뮤니티’를 만든 사연
디지포머싸스랩 이영수, “SaaS의 A-to-Z, SaaSLab에서 해결” 마켓플레이스 ‘싸스랩 2.0’ 업데이트, 이달 오픈베타 개시 iPaaS 강자 워카토(Workato)와 파트너십, 노코드/플랫폼 비즈니스 확장
“누가 위(클라우드)에 연결해 프로그램을 구축하나, 보안사고 나면 누가 책임지고? SaaS?? 한국에선 힘들다.” - 2015년 4월 모 컨퍼런스에서 만난 N사 담당자의 말
세상이 변했다. 반도체 미세공정기술 고도화로 칩의 집적도는 무한정 확장됐고 컴퓨팅 파워는 갈수록 높아졌다. 고속도로(네트워크 인프라)에 수많은 차(데이터)가 지나쳐도 병목현상 없이 수월하게 이동한다. 콘솔게임이 아닌 인터넷으로 연결해 고성능 게임을 즐기는 시대다. ‘클라우드 퍼스트’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하면서 엔터프라이즈 SW업계에도 변화의 물결이 일었다. 사용한 만큼 지불하는 구독형 소프트웨어(SaaS) 시장은 지금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라이센스(IP)를 구입하지 않고, 단일 벤더에 묶일 필요 없이 수만 개의 SaaS를 사용자의 목적에 맞춰 선택해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대, 무엇보다 바이러스 공포가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 3년간 이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SaaS 시장은 2020년 5,780억원에서 2025년께 약 1조1430억원으로 연평균 15%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동기간 약 300조원으로 예상된다. 전세계 시장에 나와있는 SaaS는 약 10만여종으로 추산된다.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빌려드립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워 2020년 창업한 디지포머싸스랩은 ‘이상한’ 회사다.
인포매티카, 세일즈포스닷컴, 오라클 등 굵직한 글로벌 IT기업에서 한국 비즈니스를 맡아왔던 1세대 SaaS 에반젤리스트 이영수 대표가 창업한 이 회사는 국내 중소중견기업(SMB)의 디지털전환(DT)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여러 종의 SaaS 툴을 공급하고 있다.
2020년 12월 국내 최초 SaaS 마켓플레이스 ‘싸스랩(SaasLab)’을 오픈한 이 회사는 SaaS를 쓰고 싶어도 잘 모르는 이들에 컨설팅을 제시하고 개발자 인력난에 허덕이는 기업을 대상으로 누구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로우코드/노코드(low-code/no-code) 플랫폼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며 SMB의 DT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창업 3년 차 데스벨리를 거쳐오며 자리도 단단해졌다. 초기 5명이 시작한 ‘시니어 스타트업’은 약 20여명의 젊은 구성원들이 모이면서 ‘빠르고 영(Young)한 조직’으로 변했다.
글로벌 노코드 플랫폼 ‘웹(WEM)’, 옴니채널 헬프데스크 솔루션 기업인 프레시웍스(Freshworks)와 총판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 초에는 인테그레이션 PaaS(iPaaS) 강자인 워카토(Workato)와 국내 최초 총판계약을 체결, 관련 시장에서의 몸집 키우기에도 나섰다. 올해 프리 시리즈A를 준비 중이다.
이달 초에는 자체 마켓플레이스(싸스랩)도 업데이트했다. ‘싸스랩 2.0’ 버전은 국내외 다양한 SaaS 솔루션에 대한 정보는 물론, 툴을 사용해본 개발자가 그 툴에 대한 장단점을 공유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형태로 구현된 점이 특징이다.
툴에 대한 잘못된 정보, 경쟁상대 기업의 악의적인 정보가 공유되지 않도록 인증된 가입자만 글을 쓰고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SaaS에 대한 A-to-Z’를 단일 커뮤니티에서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 아래는 디지포머싸스랩 이영수 대표와의 일문일답 -
Q. 창업 3년차에 들어선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
A. 바쁘게 살았다. 2020년 6월에 창업해 기반 다지기에 집중했다. 글로벌 SaaS 기업, 국내 강소 SaaS 스타트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중소중견기업의 DT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지원해왔다. 덕분에 다양하고 굵직한 레퍼런스도 확보했다. 이달 1일에는 국내 최초 마켓플레이스인 싸스랩의 업데이트 버전인 싸스랩 2.0을 베타오픈했다.
Q. 싸스랩 2.0 버전은 어떤 변화가 있나
A. 다양한 SaaS 솔루션의 ‘A-to-Z’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마켓플레이스의 캐치프레이즈인 “IT를 쇼핑하다”에 “SaaS의 모든 것”을 접목했다. 실제 SaaS 사용자의 후기, 리뷰를 통해 장단점을 알 수 있도록 하고 누구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형태로 구현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 외에 직접 사용한 이가 제공하는 정보(리뷰)를 통해 솔루션을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도 장단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 국내 최초 시도다.
Q. 현재 몇 종의 SaaS가 업데이트됐나
A. 이달 베타버전 오픈을 통해 최적화하고 내달 1일 정식 오픈이다. 정식 오픈 때 국내외 SaaS 5백여종을 올릴 계획이다. 이중 국내 기업의 솔루션이 약 40%를 차지한다. 2024년 말에는 2천여종, 2025년 말에는 5천종의 SaaS 업데이트를 목표로 세웠다. 전세계에 배포되는 SaaS는 약 10만여종이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Q. SaaS 가능성은 모두 긍정적으로 보나 실제 도입 시 어려움도 겪는다
A. 클라우드 퍼스트 시대에 단연한 변화다. 글로벌 SW기업들 또한 IP비즈니스에서 구독형 서비스 비즈니스로 확대하고 있다. 자사 기술로 더 이상 종속(lock-in)할 수 없는 것을 이들도 아는 것이다.
기술 구현을 위한 인프라의 고도화, 또 시장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실력 있는 SaaS 스타트업이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SaaS를 도입하면서 DT에 대응하는 기업도 크게 늘었다.
국내 기업이 SaaS, 플랫폼을 도입하는 데 있어 어려움은 그간 이어져온 IT생태계의 관습과 경직된 사고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공급사가 글로벌 기업이다보니 접근성도 어려웠다.
정보의 비대칭성도 있다. 공급사가 제공하는 도큐멘터리, 레퍼런스는 SaaS를 선택할 때 중요한 정보다. 허나 솔루션 도입 기업(기관)의 입장에서는 이 정보가 정확히 나의 니즈와 부합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 디지포머싸스랩의 비즈니스 영역 중 하나는 이같은 니즈를 파악하고 최적화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도록 컨설팅도 제공한다.
싸스랩 2.0의 차별점은 여기에 있다. 툴을 직접 사용해 본 이들의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정보 비대칭성을 줄인 것이다. 악의적인 정보 제공을 방지하기 위해 인증된 사용자만 글을 쓸수 있도록 했고, 이에 대한 리워드도 제공한다. 이는 국내 어느 기업도 하지 않은 최초 시도다.
Q. 지난해 WEM, 프레시웍스, 올해는 워카토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는데
A. 획기적인 노코드 플랫폼, SMB를 위한 CRM 등 다양한 영역에서 널리 사용되면서 검증된 SaaS를 국내 시장에 공급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iPaaS 강자인 워카토와 국내 최초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SaaS를 도입하는 데 어려움 중 하나는 레거시 시스템과 타 애플리케이션·데이터베이스(DB)와의 통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 개발자나 EAI(Enterprise Application Interface) 툴로 대응해왔으나 10만여종의 SaaS를 모두 대응할 수는 없다.
워카토는 이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해 애플리케이션 관리자면 누구나 쉽게 설계·연동할 수 있는 획기적인 툴이다. 지난달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 보고서 ‘인테그레이션 PaaS(iPaaS)’ 부문에서 리더로 선정되기도 했다.
iPaaS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A투Z마켓리서치는 이 시장이 2030년까지 약 30%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본다. 워카토 외에도 시장에서 SAP, 자피어(Zapier), 부미(Boomi), 오라클 등 굵직한 기업들이 경쟁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툴을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확보하고 관련 이슈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