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핀테크 시장, “한국·말레이·UAE 등 신 금융허브 뜬다”
KPMG 보고서, 아태지역 핀테크 투자 사상 최대 B2B 솔루션 투자 우선순위 부상, 신사업 모델 발굴해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늘고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글로벌 핀테크 투자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아태지역 핀테크 투자가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23일 KPMG가 발간한 보고서(Pulse of Fintech H2'22)에 따르면, 아태지역 내 핀테크 투자는 2021년 502억달러에서 2022년 505억달러로 소폭 늘면서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아태지역 내 핀테크 관련 인수합병(M&A)은 2021년 233억달러에서 2022년 339억달러로 45.5% 증가했다. 호주 최대 선구매·후지불(Buy Now Pay Later, BNPL) 업체 ‘애프터페이(Afterpay)’를 블록(Block)이 279억달러에 인수한 메가딜이 시장을 견인했다.
아태지역 내 주요 벤처캐피털(VC) 투자로는 한국 핀테크 기업 토스가 4억500만달러, 인도네시아 젠딧(Xendit), 싱가포르의 앰버(Amber)와 볼트테크(Bolttech)가 각각 3억달러 조달에 성공했다.
2022년 M&A, 사모펀드(PE), VC에 걸친 글로벌 핀테크 투자는 6,006건, 총 1,641억달러로 집계됐으나 사상 최대였던 전년(7,321건 2,389억달러) 대비 건수와 규모 모두 감소했다. 다만, PE투자(97억달러)와 VC투자(805억달러)는 2021년에 이어 강세를 보였다.
글로벌 핀테크 관련 M&A는 2021년 1,051억달러에서 2022년 739억달러로 크게 줄었다.
지역별로는 미주지역이 2021년 사상 최고치(1,089억달러) 대비 약 40% 감소한 686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유럽·중동·아프리카(EMEA)도 전년(790억달러) 대비 약 43% 감소한 449억달러 조달에 그쳤다.
허나 기존 금융허브 외 한국,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양한 신 금융허브 내 핀테크에 대한 투자는 고루 집행됐다. 일례로 레그테크(Regtech)에 대한 투자는 2021년 118억달러에서 2022년 186억달러로 57.6% 급증했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점점 더 복잡해지는 컴플라이언스 의무를 준수하며 비용 절감 등을 모색하면서 레그테크에 대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급결제 분야는 2021년 571억달러에서 2022년 531억달러의 투자금을 모았다. 암호화폐, 블록체인에 대한 투자는 2021년 300억달러에서 2022년 231억달러로 약 23% 줄었다. 지난해 하반기 발생한 루나 사태, FTX 파산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글로벌 핀테크 투자는 2022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M&A 활동은 회복이 예상되나 투자자들이 후기 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평가가 안정되기를 기다리면서 거래 규모는 적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다만, 전세계적으로 금융 서비스의 급속한 변화와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의 결합이 활성화되는 추세로 핀테크 투자에 대한 장기적인 전망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많은 현금을 쌓은 기업이나 사모펀드 경우에는 밸류에이션이 안정화되면 기술력과 비즈니스 모델이 있는 핀테크 기업을 좋은 가격에 인수할 모색하며 전반적으로 M&A 활동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서는 봤다.
보고서는 “대다수 기업이 비용절감, 고객가치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B2B 솔루션이 투자의 우선 순위로 고려되면서 B2B 핀테크 솔루션은 지속적으로 탄탄한 투자를 유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 AI 기반 핀테크 기술은 투자자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이며, 특히 AI 기반 데이터 분석과 실시간 위험 평가, 고객 참여 등의 분야에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질 것을 예상된다.
삼정KPMG 핀테크 리더 조재박 부대표는 “글로벌 리세션에 따라 지난해 전반적으로 핀테크 투자가 감소했으나 아태지역 핀테크 투자 비중은 2010년 글로벌 전체의 3% 미만에서 2022년 30% 이상으로 늘면서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이 주무대로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 현황과 투자 동향을 봤을 때 향후 핀테크 기업은 B2B 및 B2B2C, 비금융 융합 관점의 임베디드금융(Embedded Finance), ESG 등 차별적 사업모델 발굴과 수익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