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쏘아올린 작은 공, 빅테크 간 AI챗봇 경쟁 2라운드 돌입

MS, 생성AI 활용성 Up…구글, 지메일·문서 등에 AI 확대 적용

2023-03-17     오현식 기자
오픈AI가 GPT-4를 공개했다. GPT-4는 최대 2만5000단어로 구성된 질문도 이해할 수 있고 이미지를 통해 다양한 정보도 제시할 수 있다. [사진=AFP통신]

글로벌 테크기업 간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오픈AI는 챗GPT(Chat GPT)에 적용된 GPT-3.5보다 향상된 GPT-4를 발표했으며, 구글은 지메일·문서 등 구글 워크스페이스에서 AI 기반 글쓰기 기능을 확대 적용한다고 밝혔다.

GPT-4는 챗GPT에 사용된 GPT-3.5보다 더 큰 언어모델을 활용했으며, 오픈AI는 이를 통해 더욱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더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으며, 비윤리적인 질문 등에 대해 응답이나 사실이 아닌 답변을 제공할 가능성을 한층 낮췄다는 것이다. 

오픈AI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GPT-4는 GPT-3.5와 비교해 비윤리적 질문 등에 대한 응답 가능성을 80% 낮췄으며 사실에 입각한 응답 가능성은 40% 높였다. GPT-4는 최대 2만5000단어로 이뤄진 질문을 이해하고 이에 대해 답변할 수 있으며, 제시된 이미지의 캡션을 생성하거나 이미지를 통해 다양한 정보 제시도 가능하다. 

GPT-3.5가 통과해 화제를 모았던 변호사 시험의 경우, GPT-3.5가 커트라인을 간신히 만족시킬 수 있었던 반면, GPT-4는 상위 10%에 포함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오픈AI는 챗GPT의 유료구독 모델인 챗GPT플러스에 적용돼 답변을 제공할 예정이다. 기업과 개발자를 위해 API도 제공되며, 아이슬란드 정부, 모건스탠리, 칸아카데미, 듀오링고 등이 API를 통해 GPT-4를 적용하는 초기 고객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픈AI의 초기 투자사 중 하나로 검색엔진 ‘빙’의 챗GPT를 적용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GPT-4의 초기 고객사 중 하나다.

GPT-4는 MS애저에서 학습이 수행됐으며, 오픈AI의 AI챗봇 기능은 MS의 협업 솔루션, 검색엔진 등에 적용하는 등 MS와 오픈AI는 긴밀한 협력을 전개하고 있다. 실제로 MS는 블로그를 통해 AI챗봇이 적용된 새로운 빙 검색이 GPT-4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 [사진=AP통신]

MS는 GPT-4의 발표를 계기로 더 많은 솔루션과 서비스에 GPT-4 기반 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16일(미국시간) 사티아 나델라 CEO가 참여해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등 오피스 앱을 비롯한 비즈니스 솔루션에서 생성AI를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미래 업무환경을 조망하는 온라인 이벤트를 예정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이벤트에서 GPT-4 기반 기능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구글도 지메일, 문서 등 워크스페이스 제품에 생성AI 기반의 기능을 확대 적용한다고 밝히면서 맞불을 놨다.

구글 워크스페이스에 추가된 생성AI 기능은 주제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초안을 만들어주는 것으로, 이메일이나 마케팅 캠페인을 작성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게 한다. 또 구글은 올해 말에는 시트의 수식 생성, 슬라이드의 이미지 자동 생성, 미트의 메모 작성 등의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또 구글은 구글클라우드(GCP)에서 머신러닝(ML) 모델, AI 애플리케이션의 대규모 구축·배포를 지원하는 버텍스 AI 플랫폼에서 생성형 AI를 지원하게 해 텍스트와 이미지 생성이 가능한 새로운 기반 모델을 추가하고 기업이 몇 분, 몇 시간 내로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게 하는 ‘생성형 AI 빌더’도 발표했다.

언어모델 상에서 쉽고 안전한 빌드를 지원하는 새로운 ‘팜(PaLM) API’와 신속한 프로토타입 제작 지원 도구인 ‘메이커스위트’는 프라이빗 프리뷰 버전으로 선보였다. 

챗GPT가 촉발한 생성AI 경쟁은 한층 더 가파르게 전개될 전망이다. 최근 생성AI 기반 기능을 공격적으로 솔루션과 서비스에 추가하고 있는 MS는 향상된 GPT-4 발표에 맞춰 이러한 행보를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구글도 이에 대응하면서 생성AI 기능 적용 경쟁은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스위스 취리히 소재 구글 오피스 [사진=로이터]

실제로 구글은 새로운 PaLM API를 발표하면서 산업 적용 사례로 의료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메드-팜2(Med-PaLM2)’를 소개했다. 메드-PaLM2는 건강 질문에 전문가 수준의 답변이 가능하며, 의사면허 시험에서 85% 수준의 정확도로 통과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오픈AI 출신이 설립한 앤트로픽도 AI챗봇 ‘클라우데(Claude)’를 공식 발표했다. 클라우드데는 문서 작성이나 요약, 검색은 물론 코딩 등의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덕덕고, 노션, 쿼라 등에 적용돼 활용되고 있다고 엔트로픽은 전했다.

물론 전문가처럼 말할 수 있는 생성AI의 적용 경쟁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지만, 완전한 신뢰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GPT-4 발표에서 오픈AI는 편향성, 허구적 사실 정보의 전달 등의 문제점이 존재함을 인정했으며 구글 역시 메드-팜이 실성, 정확성, 의학적 합의 등의 항목에서 중대한 격차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100% 신뢰성을 가지기에는 생성AI의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한계에도 생성AI가 가져다 줄 편의성에 대한 기대는 매우 높으며, 실제 적용 시에는 인터넷 검색, 업무 수행 등 기존 디지털 활용의 문법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다수의 IT기업들이 생성AI 적용에 앞다퉈 나서는 가운데 사용자 피드백을 통한 개선과 생태계 활성화가 성패를 가르는 키워드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