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美 7조2000억 투자…“7개 생산기지 확보, EV·ESS 수요에 대응”

원통형·ESS 전용 신공장, 수요대비 일환 투자규모 확대 권영수 CEO, “글로벌 생산역량 강화로 고객가치 제고”

2023-03-25     최태우 기자
LG엔솔 북미지역 생산 네트워크 [사진=LG엔솔]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미국 애리조나주 퀸크릭에 7조2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원통형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LFP 배터리 공장을 건설한다. 총 생산능력은 43GWh로 북미지역 소재 글로벌 배터리 독자 생산공장 중 최대 규모다.

LG엔솔은 24일 이사회를 통해 지난해 6월 재검토를 결정한 애리조나 원통형 배터리 독자생산 공장 건설을 재개하기로 했다. 투자금과 생산규모도 각각 4조2000억원, 27GWh로 확대한다.

또 동일 부지 내 3조원을 별도 투자해 총 16GWh 규모의 ESS LFP 배터리 생산공장도 짓는다. ESS 전용 배터리 공장을 짓는 것은 글로벌 배터리 업체 중 최초라는 게 LG엔솔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해 3월 애리조나주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해 11GWh 규모의 원통형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으나 글로벌 경제환경 악화에 따른 투자비 급등으로 투자 시점과 규모, 내역 등을 재검토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LG엔솔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북미지역 내에서 고품질·고성능 배터리의 안정적인 공급에 대한 고객들의 요청이 증가했다”며 “이에 기존 계획했던 투자를 대폭 확대해 고객·시장수요에 적극 대응하기로 결정했다”며 투자 배경을 밝혔다.

IRA는 배터리 부품·소재에 대해 중국기업의 미국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있어 한국기업은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청정에너지 생산·투자에도 세액 공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태양광, 풍력발전 산업이 확대되고 ESS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북미 ESS 시장은 2021년 14.1GWh에서 2030년 159.2GWh까지 11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엔솔이 개발하는 원통형 전지

◆원통형 공장에 4조2000억원, 3조원 규모 ESS 전용공장 구축
신규 원통형 배터리 전용 생산공장은 올해 착공을 시작해 2025년 완공·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력 모델인 2170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며 미국 주요 전기차(EV)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공장은 연평균 27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고성능 순수 전기차 3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LG엔솔은 “이번 투자를 통해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원통형 시장을 선도해 글로벌 최고의 배터리 기업으로서 위상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36조8000억원 규모에서 2026년 70조2000억원까지 2배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SS 전용 배터리 생산 공장도 건설한다. 총 3조원을 투자해 16GWh 규모로 건설되는 이 공장에서는 독자 개발한 파우치형 LFP 배터리가 생산된다. 올해 착공을 시작해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세웠다.

ESS용 LFP 파우치 셀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ESS 전용 LFP 배터리·시스템은 에너지 밀도, SOC(State Of Charge) 정밀도 등의 면에서 경쟁사 대비 강점을 갖췄고 현지 생산으로 물류, 관세 비용도 절감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사측은 기대했다.

LG엔솔은 “ESS 배터리 공급에만 집중하는 경쟁사와는 달리 LG엔솔은 미국 ESS SI 법인(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을 통해 ESS 공급부터 사업 기획과 설계, 설치, 유지·보수 등 ESS 전반을 아우르는 서비스 역량도 갖췄다”고 설명했다.

◆차별화된 생산 역량·제품 포트폴리오 우위 선점
LG엔솔은 이번 투자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북미시장 내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신규공장으로 LG엔솔은 북미지역에서 총 7개의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현재 미시간 독자 공장 및 오하이오 GM 합작 1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테네시 GM 2공장, 미시간 GM 3공장, 오하이오 혼다 및 캐나다 온타리오 스텔란티스 합작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 중에 있다.

LG엔솔 권영수 부회장이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LG엔솔]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한다. EV 파우치·원통형 배터리는 물론 ESS용 LFP 배터리까지 제품영역을 넓혀 북미지역 배터리 업체 중에서 가장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이번에 건설하는 신공장에도 원격 지원, 제조 지능화 및 물류 자동화 등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전격 도입한다. 고객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양산 노하우·차별화 기술 경쟁력을 더해 북미 배터리 사업의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목표다.

LG엔솔 최고경영자(CEO) 권영수 부회장은 “이번 독자공장 건설이 빠르게 성장하는 북미 EV·ESS 시장을 확실하게 선점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차별화된 글로벌 생산 역량과 독보적인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최고의 고객가치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