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이즌 ‘블루진스’ 서비스 종료…가상이벤트 매력 감소 방증

창업 1년만에 주목받는 유니콘으로 부상한 가상이벤트 플랫폼 스타트업 호핀이 관련 SW 사업부문을 매각했다. 호핀 창업자이자 CEO인 조니 부파르하트(사진)는 사임을 발표했다. [source=hopin]
창업 1년만에 주목받는 유니콘으로 부상한 가상이벤트 플랫폼 스타트업 호핀이 관련 SW 사업부문을 매각했다. 호핀 창업자이자 CEO인 조니 부파르하트(사진)는 사임을 발표했다. [source=hopin]

미국 회상회의 솔루션 스타트업 호핀(Hopin)이 가상이벤트 사 부문을 링센트럴(RingCentral)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1,500만달러(약 2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가 주목되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떠올랐던 온라인 가상이벤트 분야의 매력감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팬데믹 당시 8만개 이상의 가상이벤트를 주최한 경험 보유로 주목받은 호핀은 온라인 가상이벤트가 차세대 공연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팬데믹 이전 진행된 시드투자에서 650만달러의 투자금을 모았던 호핀은 2020년 3월 락다운 이후 진행된 시리즈A(2020년 6월)와 시리즈B(2020년 11월) 투자라운드에서 각각 4천만달러, 1억2500만달러의 투자금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뤄냈을 정도다.

이후 호핀은 2억5000만달러에 온라인 스트리밍 기업 스트림야드를 인수한 것을 비롯해 스트림에이블, 잼, 붐셋, 토피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2021년 진행된 시리즈C, 시리즈D 투자라운드에서는 각각 4억달러, 4억5000만달러를 유치하면서 축포를 터트렸다. 

시리즈D 투자라운드 당시 호핀의 기업가치는 우리돈으로는 10조원이 넘는 77억5000만달러로 평가됐을 정도다.

이는 온라인 가상이벤트가 차별적 경험을 제공해 새로운 공연 문화를 창출할 것이라는 기대에 기인한다. 기업은 물론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가 가상이벤트를 활용하고 각기 다른 장소에 위치한 아티스트들이 합동 공연을 펼치는 등 가상이벤트가 새로운 문화를 창출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허나 팬데믹의 종언과 함께 가상이벤트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온라인 가상이벤트가 일상화된 시대는 열리지 않았으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속적 매출을 발생하는 수익원 부족의 단점이 지적됐다. 이에 불과 2년만에 호핀의 가치는 급락했다.

호핀이 매각한 가상이벤트 부문은 관련 기업 인수로 몸집을 불리기 이전 호핀의 핵심 분야로, 시리즈A, 시리즈B 투자라운드 당시의 투자금은 이번에 매각한 가상이벤트 분야에 대한 기대였다고 말할 수 있다.

1억6500만달러의 투자금을 엮어냈던 아이템이 1,500만달러라는 가격으로 추락한 것이다.

미공개된 조건 충족 시 총액은 5천만달러까지 상향될 수 있다고 전해지지만, 상향액을 고려하더라도 수년 전의 기대치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임이 분명하다. 가상이벤트에 대한 기대감 붕괴를 방증한다는 평가다.

이번 거래액은 가상이벤트 분야에 대한 가치평가의 낮은 벤치마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버리이즌도 가상이벤트 서비스 ‘블루진스’ 종료를 밝혔다. 블루진스 종료 소식을 처음 알린 나인투파이브구글에 따르면, 버라이즌은 블루진스 고객들에게 서비스 종료 이메일을 발송했으며, 무료 서비스인 ‘블루진스베이직’을 시작으로 단계적인 폐쇄가 진행될 예정이다.

블루진스는 기업용 화상회의 플랫폼을 중심으로 웨비나와 가상이벤트를 제공했던 블루진스네트워크를 인수하면서 시작된 버라이즌의 서비스다. 2020년 4월 인수 발표 당시 알려진 거래금액은 4억달러(약 5,300억원)에 달한다. 축소되는 가상이벤트 시장을 보여주는 또다른 단면이다.

가상이벤트 부문 매각 이후 호핀은 온라인 스트리밍에 집중할 계획이다. 창업자인 조니 부파르하트 CEO도 사임을 발표했다. 현재 호핀의 기업가치는 약 4억달러 가량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2021년 8월 시리즈D 투자라운드 당시 77억5000만달러의 1/20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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