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비즈뉴스 김진수 기자] 국내 연구진이 나노결정 기반의 광대역 메타물질 완전흡수체 기술을 개발했다. 메타물질은 자연에 있는 물질 구조나 배열 형태를 바꾼 인공소재다. 자연에 없는 특성을 낼 수 있고 매우 얇거나 작고 가벼운 형태로 만들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

완전흡수체는 빛이나 전자파를 원하는 파장 영역에서 완전히 흡수할 수 있는 소재로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적외선 센서에 응용될 수 있다.

기존의 메타물질 완전흡수체 기술은 가시광선 파장 영역 중에서 좁은 대역에서만 흡수가 일어나 선명한 반사 색상 구현이 어려웠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기존보다 흡수 대역폭을 늘려 색 재현율이 높고 원하는 색상을 쉽게 제작할 수 있는 광대역 메타물질 완전흡수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ETRI는 이번 성과가 반사형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사형 디스플레이는 직사광선에서는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LCD 디스플레이나 옥외 스크린, 전자책 등에 자주 쓰인다.

연구진이 개발한 메타물질 완전흡수체를 적용하면 반사형 디스플레이의 고화질, 저전력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연구진은 보고 있다. 또 고해상도 픽셀 구현도 가능해 지폐의 위변조 방지, 브랜드 보호, 홀로그램 등의 분야에서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ETRI 연구진은 메타물질 완전흡수체를 구성하는 층의 요소에 변화를 주면서 문제를 해결했다. 흡수체는 주로 금속과 절연체를 이용해 3개의 층으로 구성되는데, 상단 층은 주로 금(Au)이나 은(Ag) 등 금속을 사용한다.

ETRI 연구진은 기존의 금속 대신 나노결정 메타물질 소재로 층을 형성하면서 광학 손실율을 높여 흡수대역폭을 넓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금속 기반 흡수체의 경우 흡수 대역폭이 28나노(nm)였지만 나노결정 흡수체는 최대 10배 이상 300나노까지 늘어나면서 선명한 반사 색상 구현이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색을 구현하는데도 성공했다. 메타물질 완전흡수체로 입력되면 두께 등 메타물질 구조에 따라 흡수할 수 있는 파장 영역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대역폭을 넓히고 두께의 변화를 통해 색을 표현한 결과 색 재현율은 33.8%을 기록했다.

ETRI ICT소재연구그룹 홍성훈 박사는 “향후 한 개의 고정된 특성만 나오는 수동 방식의 현재 수준을 넘어 원할 때마다 마음대로 특성을 변경할 수 있는 능동 메타물질 연구와 흡수 대역을 넓혀 색 재현율을 높이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