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형변형에도 높은 전도성 유지, 고분자 특성 활용한 자가치유 성능도

[IT비즈뉴스 김진수 기자] 차세대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열리면서 입거나 부착하는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로봇에 적용되는 신소재의 개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적용되는 소재의 경우 높은 신축성과 전도성을 갖춰야 하며 변형이 생겨도 전도성을 유지해야 한다.

전자소자와 인체 사이에 안정적으로 전력과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전도성, 높은 신축성을 갖춰 인체와 소자를 연결하는 인터커넥트(Interconnect)로 활용할 수 있는 고분자 신소재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5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 따르면, KIST 소속 손동희 박사·서현선 연구원은 신축성이 높은 자가 치유 특성을 지닌 고분자 물질 내부에 은(Ag)마이크로·나노입자를 분산·분포시켜 높은 신축성을 갖추고도 변형에도 문제가 없는 전도성 고분자 복합 신소재를 제작했다.

연구진은 제작한 소재로 인터커넥트를 구성하고 인체와 로봇 팔에 부착해 생체 신호를 실시간 측정한 결과 실제 인간 팔의 움직임을 로봇이 실시간으로 모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KIST 연구진은 개발한 소재로 인터커넥트를 구성하고 인간의 팔과 로봇을 연동, 팔의 움직임을 로봇이 실시간으로 모방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KIST 자료인용]

손상이나 절단되더라도 스스로 접합(자가치유)도 가능하다. 고분자는 외부에서 열이나 특정 파장의 빛을 가해 고분자 재형성을 한다. 자가치유 요소를 소재(고분자)에 넣게 되면 물리적으로 손상된 경우에도 고분자의 재형성이 가능한 점을 이용했다.

연구진의 설명에 따르면, 개발한 소재는 초기 상태의 35배까지 변형할 수 있으며 변형될수록 전기전도성이 좋아진다. 이는 변형될수록 전도성이 떨어지는 기존 소재와는 다른 점이다.

개발한 신소재는 변형이 일어나면 내부의 마이크로·나노입자가 재배열에 의해 전기적 특성이 자발적으로 향상되는 셀프-부스팅(self-boosting)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또 이를 직접 주사전자현미경(in-situ SEM)과 마이크로 CT(μ-CT) 분석을 통해 규명했다고 전했다.

기존의 인터커넥트 소재는 고가의 금속을 반도체 공정장비를 활용해서 얇게 제작하고 이를 신축성 소재로 감싸는 형태로 복잡한 공정과정과 비용이 많이 들었으나, 해당 기술은 단일소재를 활용해 간단한 공정과정으로 구현 가능하고 전도성 또한 높아 향후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하고 있다.

제1저자인 KIST 서현선 연구원은 “개발한 소재는 외력에 의한 변형에서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어 차세대 웨어러블 전자기기의 개발과 상용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KIST 손동희 박사도 “이번 연구 성과는 의공학, 전자공학, 로봇공학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소재 원천기술로 향후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왼쪽부터) 서현선 연구원(제1저자), 손동희 박사(교신저자) [사진=KIST]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바탕으로 KIST 기관고유사업으로 수행됐다. 스탠포드대학과 공동연구로 진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ACS Nano'(IF : 13.709, JCR 4.035%)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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