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U 오프로드 환경에서 가속컴퓨팅 가능, 서비스 단 적용되는 AI 추론에 최적화 강점”

“몬테카를로 방법론 기반의 시뮬레이션이 필요한 이상거래·돈세탁감지, 리스크 프로파일 등 금융권에서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 가속에 최적화됐다. 자일링스는 FPGA 기업을 넘어 플랫폼 기업으로 간다. 소형 최적화 설계된 U50이 알비오(Alveo) 제품군에 새로 추가되면서 AI 가속컴퓨팅 강자로 자리할 것이다.”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자일링스(Xilinx)가 금융 IT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인공지능(AI) 전략에 맞춰 디지털혁신(DT)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금융-핀테크업계에서 요구하는 기술 니즈에 최적화된 가속컴퓨팅 플랫폼인 알비오(Alveo)를 앞세웠다.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인 에스디에쎌(SDAccel), 다양한 머신러닝(ML) 프레임워크와의 통합으로 개발자 생태계 확장을 추진하면서 칩(Chip) 베이스의 단일 ‘제품’이 아닌 통합 ‘플랫폼’으로 금융 IT시장에서 존재감을 새기겠다는 의지다.

17일 방한한 앨러스테어 리차드슨(Alastair Richardson) 자일링스 비즈니스그룹 금융산업기술 부문 매니저는 IT비즈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CPU 기반 인프라가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금융 애플리케이션·인프라 시장에서 저전력·초저지연 강점을 갖추고 인공지능(AI) 추론(Inference) 성능에 최적화된 가속컴퓨팅 파워를 앞세운 알비오 플랫폼으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그는 JP모건(JP Morgan), 크레딧스위스(Credit Suisse)에서 거래기술 개발을 담당했으며 유럽 소재 유수 기업의 주식 실행 제품 서비스를 구축한 바 있다. 바클레이캐피탈(Barclays Capital)에서는 선물·주식 및 ETF를 포함한 제품 거래기술을 개발했다. 지난해 9월 자일링스 핀테크 사업 부문에 합류했다.

알비오는 지난해 10월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서 열린 자일링스의 연례 개발자대회인 XDF 현장에서 공개된 필드프로그래머블게이트어레이(FPGA) 기반의 AI가속컴퓨팅 카드다. 최초 공개모델(U200/U250)의 경우 U250을 기준으로 고성능 CPU 대비 실시간 추론 처리량은 20배, 0.002초(2ms) 이하의 초저지연 시간을 갖는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GPU 기반 가속기 대비 4배 이상 빠르다.

지난해 11월 출시한 U280은 초당 460GB를 지원하는 8GB HBM2 메모리, 초당 30TB의 인터널 SRAM 대역폭을 지원한다. 초당 24.5TOPs 추론성능과 INT8 연산을 지원하는 U280은 U200(기본형), U250(하이엔드) 사이에 있는 중간 모델이다.

3개 모델의 절반 사이즈의 폼팩터 설계, 75W이 낮은 전력소비량을 지원하는 U50은 8GB HBM2, QSFP 포트는 최대 100Gbps를 지원하며 NVMe-oF(NVM Express over Fabrics) 솔루션과 분산형 연산 스토리지, 특수 금융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서의 추론연산에 최적화됐다.

사측 자료에 따르면, CPU 단독노드에서는 약 20배의 압축/압축해제 처리량, 하둡/빅데이터 분석 효율성 부문에서는 노드 당 비용을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CPU/GPU 대비 빠른 처리속도, 온프레미스/클라우드 환경에서 구동 가능하며 도메인 특화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된 ‘적응형 가속컴퓨팅 플랫폼’이라는 게 사측이 내세우는 점이다.

▲ 앨러스테어 리차드슨(Alastair Richardson) 자일링스 비즈니스그룹 금융산업기술 부문 매니저. JP모건(JP Morgan), 크레딧스위스(Credit Suisse)에서 거래기술 개발을 담당한 바 있으며 바클레이캐피탈(Barclays Capital)에서는 선물·주식 및 ETF를 포함한 제품 거래기술을 개발했다. 지난해 9월 자일링스 핀테크 사업 부문에 합류했다. [ITBizNews DB]

리차드슨 매니저는 “FPGA라 하면 특수반도체, 사용하기 까다로운 프로그래밍으로 알려져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자체 보유하고 있는 SDAccel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오픈소스 기반 머신러닝(ML) 프레임워크와의 통합도 지원하면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위한 SW 플랫폼 통합, 에코시스템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RTL(Register Transfer Level) 단에서 다뤘던 복잡성을 줄이면서 접근성을 낮추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배포를 위한 플랫폼 제공에 집중하겠다는 설명이다. FPGA를 개발한 기술기업으로서 마켓에서의 기술리더를 목표로 그간 기술고도화에 집중해왔다면, ‘알비오’라는 AI 플랫폼을 앞세워 코어비즈니스 확대와 생태계를 아우르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시장에서의 기대감도 표했다. 얼리아답터가 많고, 또 IT인프라 강국으로서 신기술 도입에 대체로 긍정적인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유럽이나 미국의 일반 고객과 달리 한국 고객들은 옵션거래를 한다. 금융산업계의 흐름을 보면 타 지역보다 한국이 앞서간다는 느낌”이라며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같이 한국정부가 주도하는 다수의 금융 이니셔티브가 2~3년 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기업, 이를 다루는 테크 스타트업이 많다보니 자일링스와 같이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아래는 앨러스테어 리차드슨 매니저와의 일문일답 -

Q. 자일링스의 금융·핀테크 인프라 시장 진출이 놀랍다. 언제 드라이브했나
A.
알다시피 지난해 빅터 펭(Victor Peng) 자일링스 CEO가 선언한 것처럼, 자일링스는 ‘데이터센터 퍼스트(Data Center First)’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고성능 컴퓨팅 파워가 필요한 가속컴퓨팅 시장과 오토모티브, 항공/우주, 네트워크 인프라 등 기존 산업군의 캐시카우를 동시에 가져가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16나노(nm) 울트라스케일플러스(UltraScale+) 제품군이 나오면서 다수 파트너사와 본격적으로 금융시장 진출에 대한 논의를 이어왔다. 알비오 출시 후로는 금융산업계의 엔드커스터머와 사업 관련 협업을 논의, 추진 중이다.

Q. CPU, GPU를 앞세운 ASIC 강자가 플레이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전략이 중요한데
A.
FPGA의 강점은 빠르고 또 유연하다는 점이다. 금융산업계에서도 자일링스의 FPGA를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그간 ‘특수반도체’로 알려졌던 FPGA의 그 ‘특성’을 활용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알비오가 출시되면서 자체 SW는 물론 머신러닝(ML) 프레임워크와의 통합을 추진해왔다. FPGA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개발자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있다. 개발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환경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다.

많은 사용자가 알비오 카드를 다룰 수 있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정말 다양한 유스케이스가 나올 것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에코시스템(생태계) 확장을 위해서는 개발자(유저)는 물론 다양한 사례가 나와야 한다. 이를 통해 유기적으로 선순환하는 건강한 개발자 생태계가 구축된다. 자일링스 자체적으로도 레퍼런스 디자인을 많이 배포하고 있다.

▲ 적응형 가속컴퓨팅 플랫폼 '알비오(Alveo)' 포트폴리오

Q. 금융시장에서의 특수한 기술적인 니즈가 있다.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A.
기존의 금융 애플리케이션 시장은 오직 CPU만을 메인으로 활용해왔던 시스템 인프라가 장악해왔다. FPGA가 보유한 특성을 앞세워 생태계 확장, 특히 단일 칩(Chip) 단위 비즈니스 전략을 지양하면서 생태계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리드 오프로드 환경에서는 CPU가 주도권을 행사한다. 허나 알다시피 현재 데이터가 폭증하고 있으며, 특히 불특정 변수를 보유한 데이터가 쌓이고, 이를 수집-분석하기 위해서는 서버를 확장해야 한다.

CPU만을 활용한 시스템은 데이터가 폭증하는 만큼 비례하는 퍼포먼스를 갖추기에는 한계가 있다. 인프라를 관리하는 비용도 증가하게 된다. 서버 증설도 필요한 데 이것 또한 비용이다. 그렇다고 모든 자산을 클라우드에 올리는 것 또한 기업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이종 환경에서의 특성을 갖춘 온프레미스-클라우드 환경을 선호하는 것 또한 비슷한 이유일 테다. 온프레미스 환경에서의 이슈와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의 이슈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것, 이것이 알비오 플랫폼의 강점이다.

또 하나, 현장에 바로 적용되는 애플리케이션 단에서 필요한 머신러닝(ML) 구현에 최적화돼 있다는 점이다. AI 추론은 서비스 단에 적용된다. 기술 고도화를 위한 학습에는 범용 GPU 기반 컴퓨팅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다. 추론 애플리케이션 단에는 FPGA가 빠르고 효율적이다.

금융산업계에서의 이슈는 다양한 데이터, 예측이 어려운 대안데이터를 활용해 정확한 산출값을 빠르고 정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비정상적인 이상금융거래 징후를 파악하거나 돈세탁 징후를 빠르게 파악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산발적으로 발생 가능한 변수 모두를 인적자원(HR)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FPGA는 적시에 적응 가능한 변수를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이 또한 자동화 프로그래밍으로 해결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알비오는 무작위로 추출된 난수를 이용해 원하는 함수값을 계산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방법론인 몬테카를로 알고리즘 개발에 최적화됐다. 항만에 정박해 있는 화물선들의 움직임을 포착한 위성사진 이미지 데이터의 변수를 추출, 분석해 GDP 성장치를 예측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짜뉴스(신뢰할 수 없는 정보)’에 대한 가치판단에도 적용될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미디어(SNS) 피드에 자주 노출되는 정보를 수집-분석해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여부의 가치판단을 가늠하는 알고리즘을 짜고자 할 때에도 활용할 수 있다. 병렬처리가 필수인 컴퓨팅 인프라 설계 부문에 전력 효율성과 초저지연성, 유연성과 활용성을 두루 갖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다.

▲ 그는 FPGA가 보유한 특성을 앞세워 생태계 확장, 특히 단일 칩(Chip) 단위 비즈니스 전략을 지양하면서 생태계 확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TBizNews DB]

Q. 금융 인프라 부문 인터커넥트 강자인 솔라플레어 인수도 지난달 마무리했다
A.
솔라플레어는 금융시장에서 다양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 관련 산업부문에서의 강자다. 알비오의 강점은 네트워크온칩(NoC)이 내장(Built-in)돼 있다는 점이다. CPU 오프로드로 처리 가능하며, 그만큼 컴퓨팅 리소스를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자일링스가 보유한 온칩 설계능력, 솔라플레어의 인터커넥트 기술 통합으로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향후 엔터프라이즈 산업군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칩(Chip) 베이스 비즈니스에서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변화를 추구하는 이유가 있나
A.
빅터 펭 CEO가 선언한 것처럼, 자일링스는 더 이상 FPGA 선도기업이 아니다. 우리는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금융산업계에서도 AI전략을 도입하고 있는 추세다. 단순하게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실제 애플리케이션 단에 적용할 수 있는 고도화된 AI를 적극 도입하겠다는 의지라고 볼 수 있다. JP모건도 그간 고수해왔던 레거시 전략 모델을 버리고 AI를 도입하겠다는 발표를 공식화하지 않았나.

금융산업계에서 자일링스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건 사실이다. 허나 AI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리스크 프로파일링이나 위조된 신용카드 거래 방지 기술, 다양한 핀테크 서비스 부문에도 자일링스의 솔루션을 도입할 수 있으며 현재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단순한 칩(Chip) 비즈니스를 하지 않는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약하고 있는 개발자, 또 고객사가 사용하기 쉽고 편리한 AI 개발 플랫폼을 공급하고, 이에 적합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알비오가 처음 론칭됐을 때 파트너사는 12개에 불과했으나 1년이 지나가는 현재 수백 개의 파트너사가 확보됐다.

에코시스템(생태계)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도 우리가 추구하는 것, 또 개발자-파트너사가 추구하는 목표가 합의를 이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앞으로 수백 수천 개의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배포될 것이며, 우리가 생각하는 목표도 빨리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 마디만 덧붙이겠다. “자일링스가 금융·핀테크 산업계에 도전한다”가 아닌, “자일링스는 금융·핀테크 산업계에서도 잘 한다”로 정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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