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나타나는 서브컬처 부상 트렌드와 함께 콘텐츠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주목해야 할 5개 요소가 제시됐다.

삼정KPMG는 3일 보고서(엔터테인먼트·미디어 산업의 미래를 향한 콘텐츠 다양화 전략)를 내고 콘텐츠 산업의 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콘텐츠 시장 내 참신한 서브컬처 부상 트렌드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콘텐츠 매출액은 148조원으로 전년비 7.7% 성장했다. 콘텐츠 수출액은 133억달러로 이차전지(배터리), 가전 수출액보다도 큰 규모를 기록했다. 허나 최근 경기 둔화와 함께 콘텐츠 제작 단가 상승, 콘텐츠 플랫폼 기업의 수익성 악화 등이 국내 콘텐츠 산업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서브컬처는 소수가 즐기는 독특한 장르 전반을 뜻한다. 이미 대중적인 인기가 어느 정도 보장된 소재와 대규모 자본이 투입돼 제작·유통되는 주류 콘텐츠와 달리 실험적이고 개성 강한 소재와 다양화된 장르의 니치 콘텐츠를 의미한다.

음악 산업에서는 K-팝을 비롯해 푸에르토리코에서 큰 인기를 끌며 전세계로 퍼진 레게톤,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시작된 아프로비트 등의 장르가 전세계적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도 매출 상위권 게임 중 서브컬처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서브컬처 콘텐츠의 인기 증가 배경은 기술 발전으로 콘텐츠 접근성이 확대되고 글로벌 취향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게 된 변화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봤다.

또 MZ세대를 중심으로 개성과 다양성,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대되며 사회에서 서브컬처 전반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고 관련 소비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콘텐츠 밸류체인별 서브컬처 트렌드 대응 전략도 분석했다. 기획·제작 단계에서 미디어 기업은 멀티 레이블 운영 체제 구축을 통해 콘텐츠 커버리지를 확대하고 있다.

하이브는 국내외 다양한 장르 음악을 취급하는 엔터사를 인수하며 멀티 레이블 체제를 구축했고, 올해 상반기 미국 유명 래퍼들이 소속되어 있는 힙합 전문 레이블 QC 미디어 홀딩스를 인수해 보유 장르를 다변화했다. 

콘텐츠 기업은 또한 버추얼 유튜버와 같이 부상하는 신기술과 접목해서 새롭게 등장한 콘텐츠 장르와 포맷에 대한 투자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유통 단계에서 콘텐츠 유통 플랫폼은 고유한 개성을 지닌 작품 포트폴리오, 큐레이션 방식을 통해 시장 내 입지를 확보하고 있으며 기술투자를 통해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사용자 접근성을 확대하고 있다. 

고객 서비스 단계에서는 서브컬처, 니치 장르를 즐기는 팬들이 모여 놀 수 있는 커뮤니티 조성이 중요하다. SM엔터테인먼트의 팬덤 플랫폼 ‘디어유’, 하이브의 ‘위버스’ 등 국내 K-팝 업계는 팬덤 비즈니스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콘텐츠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주목해야 할 5개 요소로 STAGE(Specializing/Technology/Advocates/Growth/ESG)’를 꼽았다.

전문화(Specializing)를 통해 높은 완성도의 개성 있는 장르 콘텐츠 발굴·육성·제작 등에 힘쓰고, 기술(Technology) 발전으로 새롭게 개척되는 콘텐츠 장르 및 포맷 관련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해야 하며, 콘텐츠 팬덤(Advocates)의 역할과 중요성이 확대된 가운데 콘텐츠 기업은 콘텐츠에 대한 깊은 애정을 지니고 있는 팬층과의 협업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또 성장(Growth)을 위한 고려 요소로 니치 콘텐츠를 통해 성장을 모색하는 기업은 콘텐츠 지적재산(IP)의 확장성 강화에 집중하고, 다양한 지역과 장르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통해 ESG에서도 ‘사회(S)’를 강조한 IDE(포용성/다양성/형평성) 실천에 나설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삼정KPMG 전자정보통신미디어산업본부 안창범 전무는 “국내 콘텐츠 기업은 이미 K-콘텐츠를 글로벌 비주류 장르에서 전세계인들의 높은 공감과 지지를 받는 장르로 성장시킨 경험을 갖췄다”고 진단했다.

이어 “MZ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니치 콘텐츠에 대한 높아진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전략을 통해 기업은 시장에서 다양성에 대한 포용력, 새로운 시도에 열려 있는 혁신 역량을 극대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