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술기업 4분기 실적 중간 점검 ①
금주 구글·아마존·애플·MS 발표 계고

대만 신주시 소재 TSMC 본사 로비 [사진=로이터]
대만 신주시 소재 TSMC 본사 로비 [사진=로이터]

주요 빅테크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시작했다. TSMC를 시작으로, 인텔, 테슬라 등의 발표가 이어진 지난주는 각 기업들이 성적표에 따라 시장의 희비쌍곡선이 분명하게 달라져 나타나는 모습이다. 

우선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의 호조는 반도체 산업 주가에 탄력을 붙였다. TSMC는 지난해 4분기 전년동기와 유사한 매출 6,255억 대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동기와 비교해 크게 나아진 수치는 아니지만, TSMC의 실적에 시장은 환호했다. 매출과 순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회사가 밝힌 올해 전망은 환호를 더하는 요인으로, TSMC는 올해 매출 20%의 성장을 점쳤다. 

TSMC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반응은 주식시장의 움직임에서도 드러났다. 주요 반도체 주가가 우상향하면서 높아진 기대감이 반도체 주가 상승으로 반영됐다. 

하지만, 인텔의 발표는 반도체에 업황 호조에 대한 기대감을 깨트렸다. 인텔은 4분기 154억달러의 매출과 주당순익(EPS) 0.54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모두 시장예상을 넘는 실적이지만, 실적 발표 이후 시장의 반응은 TSMC와 다르게 나타났다. 

인텔의 주가는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시간외 시장에서 6% 넘게 하락했으며, 실적발표 다음날 열린 주식시장에서는 10% 넘는 급락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실망이 드러났다.

회사가 밝힌 1분기 전망치가 얘상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실망감이 주가로 나타난 것이다. 인텔은 1분기 매출 가이던스로 122~132억달러 수준을 제시했는데, 실적발표 전 애널리스트들은 14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전망했다. 

이에 더해 미래 동력으로 여겨지는 인공지능(AI) 부문에서에 부진도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미국 애리조나주 오코틸로 소재 인텔 팹 [source=intel]
미국 애리조나주 오코틸로 소재 인텔 팹 [source=intel]

인텔의 4분기 호실적은 PC, 노트북 프로세서를 담당하는 클라이언트 컴퓨팅그룹의 호조(전년동기비 33% 증가)에 기인한다. 반면 최근 각광받는 데이터센터·AI 분야 매출은 10% 감소했으며, 네트워크·지 부분에서도 24%의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엔비디아, AMD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감이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확산시켰으며, 매출 전망에 대한 실망과 겹쳐지면서 두 자릿수의 주가 하락이란 반응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지난해 주가 흐름을 보면 인텔의 주가는 지난해 100%에 가까운 상승을 보여줬지만, AI 반도체 수혜주라는 기대 속에서 200% 이상의 상승을 보여준 엔비디아는 물론 AMD에도 미치지 못한 바 있다.   

◆기대감에 꺾인 테슬라 ‘쇼크’
전기차(EV) 산업을 상징하는 테슬라의 4분기 실적발표는 ‘쇼크’라고 평가된다. 테슬라의 4분기 매출은 252억달러, 주당 순익(EPS)은 0.71달러를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매출 256억달러, EPS 0.74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예상을 소폭 하회했지만 시장의 충격은 실적부진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실적발표 이후 주식시장에서는 10%가 넘는 하락이 발생하면서 실망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으로, 25일(미국시간) 기록한 -12%는 나스닥 시장에서 테슬라가 1년 만에 가장 큰 하락률이다. 

원인은 매출 가이던스조차도 발표하지 않은 전망에 있다. 테슬라는 실적발표에서 차량 생산량 증가율이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고 전했는데, 1분기 실적에 대한 구체적 목표치를 밝히지 않은 실적 발표가 불안감을 부채질한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머리빌 소재 테슬라 전기차 충전소 [사진=AP통신]
미국 캘리포니아주 에머리빌 소재 테슬라 전기차 충전소 [사진=AP통신]

현재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는 다소 꺾였다. 최대 시장인 중국 전기차 시장의 정체로 가파르게 오르던 전기차 시장의 성장폭이 둔화된 것이 이유다.

전기차 시장 피크아웃 우려가 불거지고 있으며, 주요 기업들의 전기차, 혹은 배터리 공장에 대한 투자 계획도 순연되고 있다. 장밋빛 미래를 그리던 기대감이 다소 퇴색된 것이다.

이에 더해 전기차 시장의 경쟁심화로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있는 테슬라에게 생산량 증가율의 둔화는 곧 수익성의 악화를 의미한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일제히 테슬라 주가 목표가격을 하향 조정했고 큰 폭의 주가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지난해 연간 100% 이상 상승했던 테슬라 주가는 올해 연초대비 25%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테슬라의 부진은 우리나라 이차전지(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하락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에 기대감으로 국내 시장에서 이차전지 관련주들이 최근 몇 년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지만, 전기차 성장률 둔화가 이차전지 기업들의 성장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연초대비 500% 이상 급등을 기록하기도 하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등극한 에코프로비엠은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서 올해에는 하락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테슬라 4분기 실적이 발표된 이후에는 연초대비 20% 이상의 하락이 발생하기도 했으며, 지난주 금요일 종가 기준으로는 다소 회복해 연초대비 15% 하락을 기록한 상황이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빅테크 5개사 실적발표에 쏠리는 눈
이번주 구글(알파벳), 메타,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발표가 예정돼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지칭되는 대형 기술기업 중 5개사의 발표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파벳과 MS는 30일, 메타와 아마존, 애플은 내달 1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주 업체간 희비가 엇갈리면서 시장의 반응도 극적으로 나눠지고 있어 향후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더욱 주목된다.

한편,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도 엇갈린 성적표를 냈다.

먼저 삼성이 영업이익 35% 감소라는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를 키웠지만, SK하이닉스가 1년만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이뤄내는 반등을 나타내면서 빠르게 시장 분위기를 환기시켜 반도체 시장 반등 기대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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