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무역분쟁 확산 시 中만 이득, 전기·전자산업 경쟁력 약화될 수도”

최태우 / 기사승인 : 2019-07-11 07: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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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소재 30% 부족하면 한국 GDP 2.2% 손실, 글로벌 경쟁력 저하될 수도
일본정부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인한 한일 간 무역전쟁이 확대되면 중국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SK하이닉스가 개발한 96단 4D 낸드 1Tb QLC [사진=SK하이닉스]

- 정부, 日 조치 부당함 알리는 국제여론전 본격화


[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올해 상반기 미중 간 무역전쟁과 생산성 저하로 성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규제가 한국경제에 새로운 하방 위험요소로 떠올랐다. 맞불대응이나 불매운동과 같은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기업 신용강등, 성장률 저하에 이르기 전에 양국 갈등의 근본적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우리정부도 자유무역주의 원칙에 위반하는 일본의 이번 조치의 부당함을 국제사회에 알리면서 본격적인 여론 환기에 나설 전망이다.


10일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전경련 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일본 경제 제제의 영향 및 해법’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일본에 100% 의존하는 반도체 핵심소재는 특허이슈로 국산화가 어렵고,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생산 차질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본산 반도체 소재, 국내 중소기업 제품으로 대체 어려워
반도체 산업 부문의 발제를 맡은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본 소재 수입 승인절차가 90일이 소요되더라도 허가만 된다면 최근 불황으로 인한 반도체 칩 및 소재 재고 소진과 생산량 감축 등을 통해 생산 체계를 유지할 수 있으나 승인자체를 불허할 경우 산업 전반의 차질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산업 특성상 같은 스펙의 제품이라도 거래기업을 변경하면 미세한 차이만으로도 공정이 불가능하거나 불량률이 높아져 대체 물질이나 대체 공급자로 100% 전환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국내 중소기업을 통한 대체 주장에 대해서도 무역규제가 완화될 경우 품질이 우수한 일본 제품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 중소기업이 선뜻 증산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진 발제에서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모의실험을 통해 양국 간 무역분쟁의 경제적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한일 간 무역분쟁은 관세부과로 대립하는 일반적 무역전쟁과 달리 상대국의 핵심 산업의 필수 중간재 수출을 통제하면서 공급망을 붕괴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발표내용에 따르면, 관세전쟁은 국내 기업이 대응할 여지가 존재하면서 0.15%~0.22%의 GDP 손실에 그칠 것으로 평가된다. 허나 생산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게임은 국내 전후방 산업효과 외에도 수출 경쟁국의 무역구조까지 변화시키면서 경제적 파급효과가 훨씬 큰 분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일 의존도가 가장 낮은 에칭가스(한국무역협회 기준, 43.9%)를 기준으로 소재 부족으로 발생 가능한 예상 GDP 손실분도 공개됐다. 에칭가스가 30% 부족한 상황이 되면 한국의 GDP는 2.2% 감소하는 반면 일본의 GDP는 0.04%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수출규제로 대응한다면 한국과 일본은 각각 GDP 3.1%, 1.8% 감소로 손실이 확대된다. 기업이 물량 확보에 실패하면서 부족분이 45%로 확대되면 한국의 GDP 손실분은 4.2%~5.4%로 확대된다.


한일 무역분쟁에 따른 GDP 변화 [한국경제연구원 자료인용]

조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이 보복할 경우 한국과 일본 모두 GDP 감소하는 죄수의 딜레마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의 보복이 강화될수록 일본의 GDP 감소폭은 줄어들게 되는 데, 일본 내 독점적 지위가 상대적으로 약한 국내 수출기업을 일본 내수기업이나 중국 기업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것을 이유로 들었다.


수평적 연결고리를 유지하고 있는 한일 간 무역관계에서 갈등이 확대되면 중국이 반사이익을 얻으며 최대 수혜국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과 일본이 주도해 온 전기·전자산업의 경우, 한국은 생산이 20.6%, 일본의 생산은 15.5% 감소하는 반면 중국은 2.1%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감정적 대응을 우선하는 분위기”를 우려하며 “기업 신용강등이나 성장률 저하에 이르기 전에 한일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여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계 주요 인사 초청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장기화 가능성 염두 비상대응 체제” 주문, 국제여론전 본격화
우리정부도 해결책 대응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인 초청 간담회에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와 관련해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비상대응 체제를 주문했다.


자유무역주의 원칙에 위반하는 일본의 이번 조치의 부당함을 앞세워 국제사회에 적극 알리면서 본격적인 여론 환기에 나선다.


백지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는 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상품무역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자유무역 원칙에 어긋나며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경고했다.


또 지난달 오사카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공정한 무역을 강조한 일본의 이번 조치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조속한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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