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비즈뉴스 최태우 기자] 전자책(eBook)을 자동으로 변환해 들려줄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문화체육관광부의(문체부) '장애인 접근성 전자책 서비스 플랫폼 기술 개발'과제를 통해 국제표준 기술 '이펍(EPUB)' 기반으로 전자책을 시각장애인이 자유롭게 청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이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수요 제기에 따라 문화기술연구개발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현재 ETRI가 이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개발된 기술은 '씨(SEA) 플랫폼'이란 이름으로 상표를 등록,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진은 올해 국립장애인도서관의 도움을 받아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그간 시각장애인들이 도서를 접근하는 방식은 점자나 음성도서 혹은 '데이지'(DAISY)라는 시각장애인용 전용 도서였다. 허나 별도의 재가공이 필요해 연간 신간의 4~10%만 제한적으로 제공됐다.

ETRI 연구진은 현재 스마트폰에서 시각장애인이 음성으로 화면상의 내용을 전달하는 스크린리더 기능을 활용해 문자정보는 일부 이해하고 있으나 수식이나 표, 그래프, 그림 등의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표준화된 방식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수식이나 표 등과 같은 학습용 콘텐츠 표현을 위해 한국어에 특화된 독음규칙을 만들었다.

사진은 전자책 뷰어(앱) 기술을 통해 연구진이 전자책을 듣는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연구책임자 길연희 책임연구원, 신희숙 책임연구원 [사진=ETRI]

ETRI는 이 기술이 변환도구(Converter), 저작도구(Author), 리더(Reader), 서비스 플랫폼 4개 핵심기술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변환도구는 기존 제작된 도서를 시각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는 표준 전자책규약으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저작도구는 전자책 제작자가 최초 저작 단계에서부터 표준 접근성 규약에 맞게 전자책을 만들어준다.

리더는 터치입력과 문자음성 자동변환 기술(TTS) 출력 기능을 이용해 전자책을 탐색하고 끊어 읽기 또는 연속읽기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전자책 뷰어(Viewer)다.

서비스 플랫폼은 전자책을 검색하고 다운로드 받아 읽을 수 있게 하는 전자책 제공 서버 개념이다.

ETRI는 시각장애인에게 격차 없는 정보 접근권 및 학습권을 제공키 위해 ▲TTS를 통한 본문 읽기 기능 ▲장애인 인터랙션에 기반한 전자책 뷰어 ▲장애인 접근성 지원 차원에서 전자책을 손쉽게 저작하고 변환할 수 있는 저작도구 및 변환도구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학교 수준의 수식이나 표 등의 전달 기술을 개발했으며 향후 전문적인 서적까지 전달하기 위해 더 복잡하고 난이도 있는 수식이나 표, 그래프, 복잡한 그림 등을 말로 들려주기 위한 추가 기술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과제 연구책임자인 길연희 책임연구원은 “전자책을 유통하는 회사의 경우 장애인이 독서에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자체 리더 단말기가 없어 장애인이 독서에 애로를 겪고 있다. 일반 기업도 장애인 복지를 위해 전자책 접근성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길행 ETRI 차세대콘텐츠연구본부장도 “이번 기술개발로 시각장애인에게 정보접근의 권리를 조금이나마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돼 기쁘다. 공공복지를 위한 기술연구에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고 ETRI가 그간 축적한 연구역량을 발휘해 앞으로도 국민의 편의와 안전을 위한 기술연구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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